패션업계 '2019 결산'...플리스 대란부터 유니클로 불매운동까지
패션업계 '2019 결산'...플리스 대란부터 유니클로 불매운동까지
  • 황양택 기자
  • 승인 2019.12.30 17:13
  • 수정 2019.12.30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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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고객층 잡아라” 소비 주축으로 떠오른 ‘밀레니얼·Z세대’
지속가능한 패션과 플리스 대란, 새로운 강자 애슬레저 브랜드
日 수출규제 조치에 커지는 반일감정...‘유니클로’ 불매운동 전개
밀레니얼 세대 [사진=에잇세컨즈]
밀레니얼 세대 [사진=에잇세컨즈]

내수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2019년 패션업계는 밀레니얼 세대에 주목했다. 온라인 사업 강화, 스트리트 패션 유행, 콜라보레이션 활성화 등 주요 고객인 젊은 층을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선보였다. 지속가능한 패션, 요가 브랜드, 플리스 재킷 등은 업계 뉴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에 따라 전개된 유니클로 불매운동은 국내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 “젊은 고객층 잡아라” 소비 주축으로 떠오른 ‘MZ세대’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 사이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10대 청소년층 Z세대는 패션업계 소비 시장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인터넷과 모바일 등 온라인에 친숙하고 개성을 중시하면서도 트렌드에 민감한 이들 MZ세대의 특성은 업계 마케팅에서 고려해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온라인 세대의 증가는 무신사와 같은 온라인 전용 패션 편집숍의 급성장을 이끌었다. 무신사는 3500여개 패션 브랜드를 입점 시키면서 다양한 옵션을 제공, MZ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다. 총회원 수 550만명 중 10~20대 비중이 70%를 넘기도 했다. 최근 몇 년간 패션 트렌드로 자리매김한 스트리트 패션과 뉴트로(새로운 복고) 패션을 적극적으로 전개했다.

MZ세대의 친(親)온라인 성향은 온라인 전문 브랜드 론칭의 활성화로 이어졌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밀레니얼 남성들을 겨냥, 엠비오를 3년 만에 온라인 브랜드로 재탄생 시켰다. 여성 브랜드 구호의 세컨드 브랜드 구호플러스도 온라인 전용으로 론칭했다. 패션그룹 세정은 올리비아비, 웰메이드컴을 새롭게 선보였다. 온라인 유통망 강화로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젊은 고객층과의 접점을 늘려간다는 전략에서다.

유행 즐기기와 짧은 소비주기 패턴은 콜라보레이션 열풍으로 나타났다. 특히 휠라와 스파오는 만화·영화 캐릭터를 통해 다양한 콜라보 제품을 출시했다. 유명 인플루언서부터 디자이너, 해외 브랜드, 게임, 생활용품, 식음료업계까지 영역 구분이 없는 콜라보 향연이 업계를 강타했다. 한정판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래플, 드롭 등 새로운 판매 전략이 도입되기도 했다.

◇ 지속가능한 패션과 플리스 대란, 새로운 강자 애슬레저 브랜드

환경오염 물질에 대한 경각심이 점점 커지면서 친환경 소재를 활용하는 ‘지속가능한 패션’이 업계 화두로 떠올랐다. 동물과 환경을 고려하는 것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는 필(必)환경 시대로 접어들었다. 환경 친화적 소비를 실천하면서 친환경 제품을 선호하는 ‘그린슈머’ 소비자들도 늘었다.

블랙야크 나우는 버려진 페트병을 재활용해 친환경 리사이클 폴리 소재를 사용한 플리스 재킷을 출시했다. 재킷 한 벌당 83개의 폐기된 페트병을 재활용했다. LF 헤지스도 친환경적 ‘에코풀’ 라인을 선보였다. 의류 원단 자체는 물론 소재 제작 과정에도 친환경적 공정을 적용했다. H&M은 의류 수거 프로그램 ‘가먼팅 콜렉팅 위크’를 진행했다.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업계 최고 트렌드로 자리 잡았던 ‘롱패딩’은 잠시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대신 숏패딩이 다시 부각됐다. 롱패딩과 숏패딩의 중간에 해당하는 ‘중기장’ 제품도 인기를 끌면서 다양한 기장의 겨울 제품이 트렌드로 형성됐다.

롱패딩 인기의 뒤를 이어 업계 최고 자리에 오른 것은 ‘플리스 재킷’이었다. 노스페이스, 블랙야크, K2, 아이더 등 아웃도어 업계는 물론 탑텐, 스파오, 에잇세컨즈 SPA 브랜드, 스포츠 브랜드 등 업계 전반이 플리스 제품에 주력했다. 앞면과 뒷면이 서로 다른 재질로 구성된 리버서블 플리스 재킷으로 새로움을 더했다.

젝시믹스, 안다르, 뮬라웨어 등 요가복 브랜드는 뉴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주 5일 근무에 이어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여가 생활이 활성화, 늘어나는 생활운동에 대한 관심이 큰 영향을 미쳤다. 요가복은 점점 일상복으로 대중화 됐으며 매출도 고공행진을 펼쳤다. 안다르는 할인행사를 전개할 때마다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 [사진=연합뉴스]
일본 제품 불매운동 [사진=연합뉴스]

◇ 日 수출규제 조치에 커지는 반일감정...‘유니클로’ 불매운동 전개

올해 패션업계 최고 이슈는 단연 ‘불매운동’이라 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수출규제 조치의 배경으로 ‘양국 신뢰관계 문제’라고 설명했지만 국내 소비자들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조치라고 규정, 대대적인 일본 브랜드 불매운동에 나섰다.

패션업계서는 일본 SPA 브랜드 ‘유니클로’가 불매운동의 집중 타격 대상이 됐다. 유니클로는 국내 시장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이며 단일 패션 브랜드 최초로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할 만큼 소비자 인기가 높았다.

당초 업계서는 불매운동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었다. 유니클로가 차지하는 영향력이 컸을 뿐만 아니라 패션 분야는 취향의 문제이기 때문에 개개인 생활패턴이 정치적 요인 보다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이어질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유니클로 불매운동은 일본 본사 패스트리테일링의 한 임원이 '한국 불매운동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발언을 한 것이 전해지면서 활발히 진행됐다. 유니클로는 이에 대해 표현의 오류가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국내 소비자들 반응은 냉담했다.

또한 유니클로 광고에서 ‘위안부 모독’ 의혹이 제기되면서 불매운동은 더욱 강렬히 전개됐다. 유니클로 매출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의 지난해 9월~올해 8월 영업이익은 19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94% 감소했다. 불매운동 결과가 온전히 반영되는 내년 실적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2020년 패션 시장에서는 소비자 개개인의 신념과 세계관 ‘니즈’를 파악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패션연구소는 내년 패션 시장 키워드로 ▲일상적 방식의 전환 ▲정교화된 마켓 ▲대안을 찾는 소비자 ▲지속가능성의 유지 ▲소비자 예찬 ▲브랜드 서사의 확장 등을 제시했다. 시장의 중점이 소비자로 이동, 각 개인에게 맞는 정교한 전략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소비자 소통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위키리크스한국=황양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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