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전자 결산③]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 올해 ‘저점’ 찍고 내년 ‘반등’ 정조준
[2019 전자 결산③]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 올해 ‘저점’ 찍고 내년 ‘반등’ 정조준
  • 정예린 기자
  • 승인 2019.12.30 20:15
  • 수정 2019.12.31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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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가격하락, 일 수출규제, LCD 부진 등 악재 이어져
삼성전자·SK하이닉스 영업익 반토막, 디스플레이 업계도 긴 불황터널 갇혀
소재 국산화, 신규 투자, LCD 의존도 저하로 성장동력 재정비
내년 글로벌 반도체 설비투자 반등 예상 [연합뉴스]
올해 깊은 부진의 늪에 빠진 국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계가 2020년 재도약을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계는 올해 유난히 추운 시간을 보냈다. 대내외적으로 산적한 불확실성 속에서 반도체 업계는 초호황기의 막을 내리고 저점을 찍었고, 디스플레이 업계는 길고 긴 불황의 터널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대변되는 국내 반도체 업계는 2년여간 이어진 호황 속에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각종 기록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지난해말 찾아온 불황의 그림자가 걷히지 않으면서 올해 큰 부침을 겪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매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반토막이 났다는 사실만으로도 올해 국내 반도체 업계가 직면했던 현실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핵심 수출 품목인 반도체 업계의 부진으로 우리나라의 수출도 12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이런 급격한 부침은 메모리 가격의 급락과 글로벌 IT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 급감이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했다.

예컨대 D램 고정거래가격이 지난해 9월 최고가인 8.19달러를 기록한 이후 줄곧 하락했다. 올 10월에는 전년 9월과 비교해 67%나 하락한 2.81달러로 최저가를 찍었다. D램 만큼은 아니지만 낸드 플래시의 경우도 다르지 않았다.

서버와 클라우드 업체들이 앞다퉈 메모리를 구매하며 물량 확보에 주력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재고 조정에 나서면서 가격 하락이 나타났다.

이처럼 사업환경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던 와중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7월 돌발악재까지 터졌다.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규제가 그것이다.

당시 일본은 포토레지스트, 불화수소, 플로우린 폴리이미드 등 3개 핵심 공정소재에 대해 신고 절차를 강화하는 등 대(對)한국 수출규제를 단행했다. 최근 일부 품목에 대한 규제 완화 조치가 이뤄졌지만 여전히 어려움이 산적해 있는 실정이다.

물론 반도체 업계는 어려운 시장상황이 해결되기를 두 손 놓고 기다리지 않았다. 새로운 시도와 상생 노력을 통해 위기 탈출 기회를 끊임없이 모색했다.

일본 수출 규제에 따른 소재 국산화 열풍이 단적인 사례다. 현재 램테크놀러지, 솔브레인 등 국내 기업들이 개발한 소재가 SK하이닉스 등에 공급되면서 탈일본화와 가속화되고 있으며 그만큼 국내 반도체 업계의 근원적 사업경쟁력도 배가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대규모 신규 투자로 기술 경쟁력 우위를 더욱 공고히 하는 방식으로 2020년 반등을 모색, 불황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고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 1위를 목표로 133조원 규모의 투자를 천명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극자외선(EUV) 7나도 생산량 확대도 지속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오는 2022년부터 10년간 120조원을 들여 경기도 용인에 ‘반도체 상생 클러스터’를 조성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이곳에 반도체 생산라인과 연구개발센터는 물론 50여개 장비·소재·부품 협력업체를 함께 입주시켜 차세대 반도체 생산기지이자 반도체 산업 상생 생태계의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복안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사진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디스플레이 업계의 상황은 반도체 업계보다 심각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불황이라는 터널의 탈출에 실패하며 실적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매출 의존도가 높은 LCD 사업이 여전히 회복하지 못한 탓이다. 중국발 물량 공세 때문에 LCD 패널 가격은 좀처럼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올해 LCD 라인의 가동률을 낮추거나 생산을 중단해야 했다. 또 LCD 라인과 인력을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로 전환 배치하는 등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진행했다. 희망퇴직을 받고, 조기 조직개편을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서는 특단의 대책도 이어졌다.

그나마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사업의 적자 지속에도 스마트폰에 쓰이는 중소형 OLED 패널의 판매 호조와 가동률·생산성 확대에 따른 원가 절감에 힘입어 하반기부터 실적이 회복세로 돌아섰다. 특히 지난 9월 삼성전자가 출시한 폴더블폰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으면서 내년 실적 확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LCD 의존도를 줄이고, 고부가가치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을 위한 노력도 병행 중이다. 그 일환으로 지난 10월 세계 최초의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생산시설 구축과 연구개발에 2025년까지 13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LCD 사업 의존도가 더 높은 LG디스플레이는 3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이에 한상범 전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는 등 조직 전체가 흔들렸다.

광저우 OLED 공장의 경우에도 당초에는 올 상반기 램프업을 시작해 출하량 증가에 따른 흑자 전환을 기대했지만 수율 문제에 부딪혀 양산시기를 늦췄다.

용퇴한 한 부회장에 이어 수장에 오른 정호영 사장은 현 상황을 반전시킬 LG디스플레이만의 히든카드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0’ 현장에서 LCD 구조조정 방안과 내년 주요 사업계획에 대한 구상을 밝힐 것으로 알려져 정 사장의 입에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2019 전자 결산 시리즈를 마칩니다.

[위키리크스한국=정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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