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D램 현물거래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기업과 관련 회사들의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31일 반도체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현물거래가격은 지난 5일 2.73달러(DDR4 8Gb 기준)로 바닥을 찍은 뒤 이날 3.0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최고 가격은 3.48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D램 가격은 올 초부터 줄곧 하락세를 면치 못했지만, 이달 들어 10% 넘게 상승하며 확연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현물거래가격은 월말 기준으로 설정되는 고정거래가격(계약가)의 선행 지표로 여겨진다. 이 때문에 내년 삼성전자의 실적이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내년 1분기부터는 신규 데이터센터 투자가 서버용 D램 수요 증가를 견인해 가격이 본격 반등하고, 5세대(5G) 이동통신 확대로 모바일 D램 가격 하락폭도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의 한 종류인 그래픽 D램의 고정거래가격도 전분기 대비 5%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 D램은 PC와 고성능 게임기에서 영상과 그래픽 처리 등을 담당하는 고사양 메모리 반도체다.
또 다른 주력 제품인 낸드플래시의 반등세도 긍정적이다. 128Gb MLC 낸드플래시 가격은 지난 7월 반등에 성공한 이후 현재까지 4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미·중 무역 분쟁을 둘러싼 대립 국면도 완화되는 분위기라 반도체 업황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과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조정하고 있다. 각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삼성전자 7만원 선, SK하이닉스 12만원 선으로 상향했다. 둘 다 기존 주가보다 20% 이상 높은 수준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도 38조8000억원으로 눈높이를 확 올렸다.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27조1700억원이다. 한국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내년 영업이익으로 7조9000억원을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020년 1분기부터 서버용 D램 가격 반등이 시작되는데, 서버용 D램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나는 동시에 모바일용 D램 가격도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메모리 반도체 3위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은 최근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하며 반도체 업황이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마이크론은 2020회계연도 1분기(9~11월)에 매출 51억4400만 달러(약 6조원), 영업이익 5억9400만 달러(약 6873억원)를 기록했다. 매출은 전분기 이 회사가 제시했던 가이던스인 50억 달러(약 5조8000억원)와 증권가 컨센서스를 모두 웃도는 수치다. 마이크론은 호실적의 가장 큰 요인으로 'D램 수요 회복'을 꼽았다.
한편 삼성전자는 1등인 메모리 반도체 시장 외에도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에서도 1위를 달성하기 위해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하고 전문인력 1만5000여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이미지센서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확대에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도 D램에 편중된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 파운드리 사업 분야를 적극 공략하기로 했다. 내년 1분기부터 중국 우시에 파운드리 공장을 준공하고 현지 시장을 파고든다는 계획이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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