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중도 진영, 총선 앞두고 ‘빅텐트’ 주도권 싸움
보수·중도 진영, 총선 앞두고 ‘빅텐트’ 주도권 싸움
  • 강혜원 기자
  • 승인 2020.01.06 15:18
  • 수정 2020.01.06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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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왼쪽),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왼쪽),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4월 총선을 앞두고 보수·중도 여권 진영이 ‘빅텐트’ 정계개편 논의를 펼치면서 통합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눈치 싸움을 전개하고 있다.

총선 승리를 위한 통합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비롯해 새로운보수당,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정치세력, 신당을 준비 중인 무소속 이정현·이언주 의원, 우리공화당, 국민통합연대까지 통합 대상으로 거론되는 모든 세력이 각자 자신을 중심으로 한 통합을 꿈꾸고 있다.

몸집이 가장 큰 한국당은 통합 논의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국당이 바라는 통합은 다른 정당과 정치세력들이 '보수의 큰 집'에 모이는 통합이다. 곧 황교안 대표 체제를 유지한 통합을 전제로 한다.

황 대표는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통합추진위원회' 구성을 공식화하면서 "자유민주주의 세력의 뿌리 정당인 한국당이 앞장서서 통합의 물꼬를 트겠다"고 밝혔다. 통합의 키를 자신이 쥐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황 대표는 통합 대상 세력들과 직·간접적인 접촉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 이언주 의원을 직접 만났다고 한다. 당 핵심 인사들을 통해 새보수당과 우리공화당과도 통합 논의를 진행 중이다.

우리공화당은 탄핵에 찬성한 김무성·유승민 의원과 함께 하는 통합은 절대 받아들이지 못하는 입장이지만 비례전담 정당의 몫을 우리공화당에 주는 식의 연대는 검토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황 대표가 '수도권 험지 출마' 카드를 꺼내든 것과 관련해 자신이 통합 보수진영의 중심에 서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황 대표가 직접 수도권 격전지의 한강벨트를 진두지휘 함으로써 총선에서 '보수의 바람'을 일으키고 총선 이후 보수진영 내 주도권을 계속 쥐겠다는 취지라는 해석이다.

반면 새보수당과 안철수계는 한국당과는 다소 거리를 두는 분위기다.

전날 공식 창당한 새보수당은 유승민 의원이 앞서 제시한 '보수 통합의 3대 원칙'(개혁보수·탄핵의 강 건너기·새집 짓기) 가운데 '새집 짓기'를 한국당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를 통합 성사의 최대 변수로 보고 있다. 황 대표가 개혁과 혁신을 보이는 차원에서 당권을 내려놓아야 통합비상대책위원회든 통합추진위원회든 참여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새보수당 내에서는 통합에 대한 한국당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혜훈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날 창당대회에 한국당이 축하 화환을 보내지 않은 것을 두고 "실수라고 하긴 어렵다. 거대 정당이라 이런 것을 전담으로 챙기는 부서까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최근 황 대표가 유승민 의원을 '유 아무개'라고 지칭한 것에 대해서도 "황 대표가 마음에 갖고 계신 생각이 불쑥 밖으로 나온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새보수당이 변화와 혁신의 마중물이 되고, 새보수당 중심의 통합이 이뤄져야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계 복귀를 선언한 안철수 전 대표의 경우 당장 세(勢) 불리기만을 위한 한국당과의 '묻지마 통합'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정치 입문 후 꾸준히 중도·개혁 성향의 실용주의 정치를 주장해온 만큼, 귀국 후에도 '제3지대'에서 반문(반문재인) 연대를 주도하면서 양극단의 대결 정치에 신물이 난 국민의 표심을 사로잡겠다는 구상을 세우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통합을 둘러싼 보수·중도 진영 내 물밑 신경전의 이면에는 총선에서의 '공천 지분' 등 이해득실 계산은 물론이고, 총선 이후 정계 주도권까지 염두에 둔 치밀한 수 싸움이 깔렸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해석이다.

총선에서부터 주도권을 잡아야 향후 보수 진영의 독보적 대권 주자로 올라서는 데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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