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4차산업혁명시대,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의 원대한 도전과 과제
[포커스] 4차산업혁명시대,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의 원대한 도전과 과제
  • 김지형 기자
  • 승인 2020.01.07 06:47
  • 수정 2020.01.07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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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그룹 조현준 회장의 2020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합뉴스, 위리크스한국DB]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아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의 2020년 활약이 주목되고 있다. [연합뉴스, 위리크스한국DB]

4차산업혁명의 물결이 쓰나미처럼 전세계를 덮치고 있는 가운데 2020년 새해 한국의 대표적인 화학섬유그룹인 효성그룹의 조현준 회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효성은 새해 기존 세계 리더제품인 스판덱스, 타이어코드와 함께 탄소섬유를 톱 브랜드로 성장시킨다는 전략이다. 효성은 오는 2028년까지 10년간 탄소섬유산업 분야에 총 1조원을 투자, 글로벌 '톱3'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마련, 올해부터 본격적인 투자와 결실을 이뤄나간다는 계획이다.

탄소섬유는 한국 정부가 강력하게 밀고 있는 수소경제 사회와 밀접한 소재 산업이다. 탄소섬유는 철에 비해 무게는 4분의 1이지만, 10배의 강도와 7배의 탄성을 갖고 있어 '미래 산업의 쌀'로 꼽힌다. 자동차용 내외장재부터 스포츠 레저, 우주항공 등 모든 산업에 적용될 수 있는 '꿈의 신소재'다.

효성은 현재 연 2000t 생산 규모를 오는 2028년까지 연 2만4000t 규모로 확대하기로 했다. 단일규모로는 세계 최대규모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현재 2%에서 10%로 올라가게 된다. 지난해부터 전주공장은 1차 증설 작업을 진행해온 효성은 오는 2월부터 연산 2000t 규모의 탄소섬유 생산에 돌입한다.

‘미래산업의 쌀’로 불리는 탄소섬유의 활용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자동차용 내외장재, 건축용 보강재에서부터 스포츠레저 분야, 우주항공 등 첨단 미래산업에 이르기까지 철이 사용되는 모든 산업에 사용될 수 있는 ‘꿈의 신소재’다.

특히 철에 비해 무게는 4분의 1에 불과하지만 10배의 강도와 7배의 탄성을 갖고 있다. 내부식성, 전도성, 내열성도 훨씬 뛰어나다. 다만 항공·우주·방산 등에 사용되는 전략물자로 기술이전이 쉽지 않고, 독자적인 개발도 어려워 세계적으로 기술보유국은 손에 꼽을 정도다.

조현준 회장의 대규모 탄소섬유 투자방침은 아버지인 조석래 명예회장의 경영철학과도 맥이 닿아 있다. 조 명예회장은 2000년대 초부터 탄소섬유 개발을 지시, "아무도 안할 때 들어가라"며 탄소섬유 기술 연구에 전념하도록 지원했다.

효성은 2008년부터 개발을 본격화 해 2011년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로 독자기술을 바탕으로 탄소섬유인 '탄섬(TANSOME®)' 개발에 성공, 2013년부터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는 일본, 미국, 독일에 이어 세계 4번째 개발이다.

조 회장의 플랜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경우 효성은 오는 2028년 탄소섬유 시장점유율 3위에 올라서게 된다.

효성 크레오라 포스터. 사진=효성

효성의 스판덱스 역시 1991년 후발주자로서 축적기술이 제로에 가까운 상황에서 독자개발을 결정, 성공한 사례이다.

스판덱스는 독일, 미국, 일본 세 나라가 세계최강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던 상황에서 효성 연구팀은 실패를 거듭했으나 지속적인 도전과 투자로 세계에서 4번째로 스판덱스를 독자기술로 개발했다.

현재 스판덱스는 세계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기술효성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제품이 됐다.

조현준 회장은 “스판덱스, 탄소섬유 등 원천·독자 기술에 대한 꾸준한 집념으로 소재강국 대한민국 건설의 한 축을 담당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등 여러 분야에서 세계 1등이 가능한 이유는 소재부터 생산공정까지 독자 개발해 경쟁사를 앞서겠다는 기술적 고집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다른 소재산업의 씨앗을 심기 위하여 세계 최초로 개발한 폴리케톤 등 여러 신소재 분야에서 도전을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효성의 스판덱스, 8년 연속 세계일류상품 선정

조현준 회장이 이끄는 효성티앤씨의 스판덱스 브랜드 크레오라는 8년 연속 세계일류 상품에 선정됐다. 조홍제-조석래-조현준 회장의 3대에 걸친 기술경영의 성과로 평가받고 있는 크레오라는 원천 기술력과 중국, 베트남, 브라질 등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2010년 세계 시장 1위에 올라선 후 점유율 30% 이상을 차지하며 글로벌 No.1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스판덱스는 ‘섬유의 반도체’로 불리는 고부가가치 기능성 섬유다. 원래 길이의 5~7배까지 늘어나고 원상회복률이 97%에 이를 정도로 원래의 탄성을 유지하는 특성이 뛰어나다. 여성용 속옷을 비롯해 스타킹, 수영복에서 데님, 아웃도어 뿐 아니라 정장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의류 제품에 사용되고 있다.

효성은 1992년 국내 기업 최초로 스판덱스 개발에 성공한 후에도 지속적인 R&D 투자를 통해 기술력을 축적해 왔다.

효성의 원천 기술력은 차별화 전략의 토대가 됐다. 범용 제품보다 고기능성 제품 개발에 집중해 땀 냄새 등 악취를 없애 주는 크레오라 프레시를 비롯, 우수한 염색성과 세탁 견뢰도를 가진 크레오라 칼라 플러스, 내염소성과 내구성이 뛰어나 주로 수영복에 적용되는 크레오라 하이클로 등 다양한 고객 맞춤형 기능성 제품을 개발했다.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이 지난해 8월 전북 전주시 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탄소섬유 활용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객보다 먼저 고객에게 필요한 부분을 찾을 수 있도록 직접 고객을 찾아 니즈를 파악하고 이를 제품 개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

1차 고객인 원단업체 뿐 아니라 고객의 고객인 글로벌 의류 브랜드와의 협업도 강화했다. 시장 트렌드 파악과 정보 교환을 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원사 및 원단을 개발해 공급하는 등 장기적인 비즈니스 관계 구축을 위해서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유럽 등 거점 지역별로 타겟 브랜드를 선정하고 트렌드나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애슬레저나 캐주얼, 아웃도어 등 다양한 컨셉의 디자인을 의류 브랜드에 제안해 비즈니스로 이어가고 있다.

무더운 베트남 지역에서는 냉감기능과 자외선 차단 기능의 원사를 활용한 애슬레저 제품 출시를 제안하는 한편, 원색을 선호하는 브라질 고객에게는 염색성이 뛰어난 원사를 공급하면서 호응을 얻기도 했다.

효성티앤씨는 중국 취저우·자싱·광동·주하이와 베트남 동나이, 브라질, 터키 등 7개 글로벌 스판덱스 공장에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했다. 원료 수입부터 생산, 출하에 이르기까지 전 공정에서 제품 상태나 설비 상황 등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제어할 수 있게 해 제조 경쟁력을 한층 더 높이기 위해서다.

글로벌 공장의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리할 수 있어 어느 곳에서나 동일한 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생산환경을 갖추게 됐다.

◇ 조현준 회장의 도전을 방해하는 ‘재판 리스크’

효성 조현준 회장이 야심차게 2020년을 달려나가려 하고 있으나, 여러 재판 리스크들이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법조계에 따르면 조 회장의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와 관련한 항소심 재판이 오는 22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조 회장은 2013년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GE) 상장 무산으로 투자지분 재매수 부담을 안게 되자 대금 마련을 위해 이 회사로부터 자신의 주식 가치를 11배 부풀려 환급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개인 미술품을 고가에 효성 아트펀드에 편입해 손해를 입히고, 근무한 적이 없는 직원을 허위로 채용해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도 받는다.

1심은 개인 미술품을 고가에 편입해 회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와 허위 직원을 등재해 급여를 받은 혐의는 유죄로, 주식 가치를 부풀려 환급받은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 혐의는 무죄로 판단해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조 회장 측이 불복해 항소하면서 재판은 2심으로 넘어가게 됐다.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의 올해 도약에는 사법리스크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연합뉴스]

조 회장은 조 명예회장과 함께 기소된 조세포탈 혐의와 관련한 대법원의 판단도 기다리고 있다. 조 회장은 법인카드를 개인적으로 사용해 16억원을 횡령하고,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70억여원의 증여세를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조 명예회장은 분식회계 5010억원, 탈세 1506억원 등 8000억원에 이르는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1심과 2심은 조 명예회장에게 징역 3년을, 조 회장에게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조 회장 측과 검찰이 모두 상고했고, 사건을 담당한 제3부가 지난 9월부터 심리를 시작한 만큼 내년 상반기 중에는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조 회장과 조 명예회장 등 총수 일가가 2013년부터 개인 변호사 형사사건 비용처리에 회삿돈 수십억원을 끌어다 쓴 혐의에 대한 수사도 진행되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말 조 회장과 조 명예회장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4차산업혁명을 맞아 조현준 회장과 같은 첨단지식으로 무장된 신세대 경영자들이 큰 역할을 해야 하는데, 재판 리스크로 발목이 잡혀 있어 안타깝다”면서 “정부, 법조계, 경제계가 이 같은 방향성에 공조를 맞춰 조 회장이 보다 활기차게 경영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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