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시리아에서 이란과 러시아 사이의 틈을 더 벌려놓은 솔레이마니의 죽음
[WIKI 프리즘] 시리아에서 이란과 러시아 사이의 틈을 더 벌려놓은 솔레이마니의 죽음
  • 최석진 기자
  • 기사승인 2020-01-08 07:01:32
  • 최종수정 2020.01.07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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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공습으로 이라크에서 숨진 이란 혁명수비대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장례식(연합뉴스 제공)
미군의 공습으로 이라크에서 숨진 이란 혁명수비대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장례식(연합뉴스 제공)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살해와 관련, 미-이란의 날선 공방이 지속되고 있다.

미국은 솔레이마니 사령관 지휘 아래 미군에 대한 공격의 징후가 있었다고 재차 주장하며 공습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에스퍼 장관은 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솔레이마니가 꾸미던 미군 등에 대한 공격은 수주보다는 수일 내 실행될 예정이었다고 말하는 것이 좀더 타당하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미국은 그동안 솔레이마니가 모의한 공격이 임박했었다면서 공격 시점을 '수일 내 또는 수주 내'라고 표현했지만 에스퍼 장관은 '수일내'라고 특정하며 당시 긴박한 상황이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번 파문은 미-이란 갈등을 넘어 시리아, 러시아 등 관련국간 새로운 갈등으로 번지는 등 후폭풍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으로 이란의 카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제거됨으로써 이라크의 리더십에 암울한 그림자가 드리워졌을 뿐 아니라 시리아의 리더십에도 균열이 생기게 되었다고, 폭스 뉴스가 다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음은 이 보도의 전문이다.

“시리아 사람들의 상당수는 미국이 솔레이마니를 진작 제거했어야했다고 말한다. 그랬다면 실제적으로 중대한 변화가 발생하지는 않더라도 죽거나 다치거나 거처를 잃어버린 사람들의 숫자는 훨씬 더 줄어들었을 것입니다.”

버지니아 주에 근거를 둔 이란·아랍 문제 분석가 라힘 하미드는 이렇게 말했다.

“그렇더라도 지금 많은 시리아 사람들은 복수가 이루어졌다고 느낄 것입니다.”

미봉책으로 일관된 중동 지역의 갈등 한 가운데에서,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내란 중인 시리아의 정책은 주로 러시아와 이란의 군사적 기량에 의해 움직여왔다. 다시 말해, 솔레이마니는 시리아의 독재자 바사르 알 아사드 정권과 보조를 맞춰서 반 테러리즘의 기치 아래 이란의 군사력을 발휘하는 핵심 조정자로 간주되어왔었다는 말이 된다. 사망한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지휘 하에 시리아는 이란 군부의 최상층부로부터 다량의 무기와 군사 훈련, 그리고 지상군 지원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시리아에서 솔레이마니의 계획은 미군을 몰아내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시리아에 이란의 정치적, 군사적, 안보적, 경제적 영향력을 높이는 토대를 구축하고 시리아 민병대에도 힘을 발휘하기 위해 힘을 기울이느라 여념이 없었기 때문에 굳이 서두르지는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분야에서 상당한 성취를 이뤄냈습니다.”

전직 시리아 외교관이자 중동 전문 행동주의 단체인 ‘변화를 바라는 사람들(People Demand Change)’의 창시자 바삼 바라반디는 이와 같이 언급했다.

“바사르 알 아사드는 시리아 정권 내의 러시아 사람들보다는 이란이라는 축과 이란의 영향권에 보다 가깝습니다. 그러나 현재 아사드 정권은 그 어느 때보다도 극심한 분열을 겪고 있습니다. 친 이란 진영과 친 러시아 진영으로 나뉘어져 반목하고 있습니다.”

친 이란 진영을 이끌어온 아사드는 솔레이마니로부터 직접적으로 지도와 자문을 받아왔다고, 바라반디는 강조해서 말했다. 게다가 이란은 시리아 군부 내에 독자적인 영향력과 추종자들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주말 시리아 정부군과 이란의 동맹 세력은 시리아 동부 데이르 에즈조르(Deir Ezzor) 지역에 있는 유전 지대에 몇 건의 포탄 공격을 퍼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은 미군이 방어를 위해 땀을 흘리고 있는 지역이다. 소식통들은, 이 포탄 공격이 미국에 대한 명백한 보복 행위인지를 떠나서, 지난주 감행된 미국의 전격적인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으로 인해 시리아 정부 자체 내에 극심한 분열이 발생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솔레이마니의 죽음으로 인해 이 지역 내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이 더욱 공고하게 되었다고 추정하는가 하면, 반대로 아사드 진영이 모스크바보다는 테헤란 쪽에 더욱 기울어질 것이라고 의견을 모으기도 했다.

미국과 시리아 정책에 밀접하게 관여되어있는 한 소식통은, 이 지역 내에서 전통적으로 다른 이들보다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크지 않았던 아사드는 테헤란에 조문 사절을 보냈을 뿐만 아니라 이번 사건을 반 이스라엘 정서를 부추기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시리아에서) 전쟁을 끝내고 싶어 하고, 아사드가 자신의 이미지를 다시 부활시키기는 어렵다는 점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익명을 전제로 한 한 소식통은 이렇게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아사드는 러시아보다는 이란 쪽에 베팅을 거는 것입니다.”

한편, 솔레이마니의 후계자인 이스마일 가니가 이 지역 내에서 정확히 어떤 행보를 취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할 문제로 남아있다. 분석가들은 역사적으로 솔레이마니가 이란의 서부 지역인 이라크나 시리아에 관심을 집중한 반면 이스마일 가니는 동부 지역인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촉발하기보다는 전쟁을 방지하기 위해 솔레이마니를 제거했다고 말합니다.”

이란·아랍 문제 분석가 라힘 하미드는 이렇게 말했다.

“시리아 사람들은 수년 동안 이 지역에서 이란의 억제력이 평화를 가져오기 위한 것이지 자신들의 어젠다(agenda)나 유화정책 때문이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여왔습니다.”

이란이 솔레이마니의 살해에 반발해 분명하게 복수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연이어 반박하고 있는 가운데 다음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놓고 의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쿠드스 군 사령관의 죽음은 시리아 정권과 동맹군들이 반군들의 최후 거점인 이들리브를 향해 점점 좁혀 들어가고 있는 가운데 벌어졌다. UN에 따르면 거의 300,000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친 정부군의 공격 때문에 삶의 터전을 떠나야했지만 딱히 갈 데도 없는 실정이라고 한다.

dtpchoi@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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