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형 반려로봇 '볼리' 시연 보기 위한 인파 몰려
'더 세로'로 구현한 5G 초고화질 영상통화에 외국인 관람객 감탄 연발
“초대형 ‘더 월(The Wall)’의 몰입감에 압도당했고, ‘볼리(Ballie)’의 귀여움에 마음을 뺏겼다”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0’이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했다.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 내 삼성전자 부스를 돌아본 한 외국인 관람객은 ‘삼성 시티(Samsung City)’를 둘러본 소감을 이렇게 표현했다.
오전 9시 55분 공식 오픈을 5분 남겨둔 삼성전자 부스 앞은 삼성 시티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찬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관람객을 반기는건 다름 아닌 삼성전자의 초대형 마이크로 LED ‘더 월’이다. 족히 2m는 되어 보이는 높이의 더 월은 크기는 물론 세밀한 색 표현과 선명한 화질로 몰입감을 배가시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완벽하게 벽에 밀착될 정도로 얇은 두께와 깔끔한 베젤리스 디자인은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더 월에서 옆으로 눈을 돌리면 개막 전날 기조연설에 등장해 박수갈채를 한 몸에 받은 주인공 ‘볼리’를 만날 수 있다. 볼리는 전·후면에 탑재된 카메라로 시연자의 움직임을 감지해 따라다녔고, 볼리가 인식한 시연자의 모습은 시연무대 한켠에 마련된 라이프스타일 TV ‘더 셰리프’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없었음에도 볼리에 대한 관심은 대단했다. 일반 관람객들부터 현지 미디어, 비니지스 관계자들까지 모두 볼리의 움직임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열띤 경쟁을 벌였다.
요리보조 로봇 '삼성봇 셰프' 데모 현장도 인기를 끌었다. 공간 전체를 주방으로 구성하고, 2개의 ‘삼성봇 셰프’가 시연자의 요리를 보조해주고 있다.
인공지능(AI)를 통해 TV와 연결된 로봇은 단순 음성 명령만으로도 작업을 수행한다. TV 화면에는 다운받은 레시피 기반 요리 과정을 안내하고, 왼쪽과 오른쪽 로봇이 각각 어떤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지도 알려준다.
주방 상단 수납장 밑에 설치된 2대의 셰프봇은 칼로 두부를 자르거나 굽는가 하면 시연자의 음성 명령에 따라 수납장 안에 들어있던 스리라차 소스를 꺼내 요리에 이용하고 다시 제자리에 두는 작업까지 완벽하게 수행했다.
바로 옆에 있는 2020년형 패밀리허브 냉장고는 올해 ‘푸드 AI’ 기능까지 더해 개인별 맞춤 식단을 짜주고 해당 레시피를 제공하는 등 한층 진화한 모습이었다.
예를 들어 패밀리허브 냉장고가 제공해주는 식단과 레시피를 기반으로 냉장고 내에 재료가 있는지 냉장고 외부 스크린으로 확인하고 부족한 재료는 그 자리에서 바로 주문한다.
이후 삼성봇 셰프와 연결돼 있는 TV로 해당 레시피를 전달하고 삼성봇 셰프의 도움을 받아 준비된 재료로 요리를 완성할 수 있다. 한마디로 스마트 키친 종합 솔루션인 셈이다.
글로벌 출시를 앞둔 ‘더 세로(The Sero)’는 특히 외국인 관람객들의 흥미를 돋구는 제품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국내 출시와 함께 서울 가로수길에 문을 연 라이프스타일 TV 팝업스토어 ‘새로보다’에서 마련했던 더 세로를 활용한 전시·콘텐츠 체험 공간을 CES 2020에 그대로 옮겨왔고, 삼성전자 부스의 ‘사진 맛집’으로 자리매김 했다.
삼성전자 부스에서는 SK텔레콤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기술도 확인할 수 있다. 5G 기술을 활용해 4K 영상통화를 초저지연으로 구현해주는 서비스를 통해 삼성전자 부스 내의 관람객과 SK텔레콤 부스의 관람객이 동시에 한 화면에 담긴다. 양사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과 달리 하루종일 영상통화를 켜놓고 친구, 가족과 일상을 공유하는 문화가 자리잡은 미국이나 중동 등의 국가에서 방문한 관람객들의 반응이 유독 뜨거웠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개인 시간까지 영상통화로 보여주는데 거부감이 있는 한국 문화와 달리 영상통화가 일상인 외국인들에게 특히 인기가 좋다”며 “더 세로가 가진 혁신적 폼팩터의 특징으로 모바일 디바이스 환경을 그대로 가져올 수 있어 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모바일존에는 갤럭시 S10 라이트, 갤럭시노트10 라이트가 최초 전시됐다. 출시 발표 이후 첫 공개인 만큼 갤럭시폴드를 넘어서는 관심을 받았다.
갤럭시 라이트 시리즈는 방수방진, 무선충전 등 부가 기능과 디자인적 요소를 배제해 가격을 낮춘 보급형 모델이다. AP,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 기본적인 핵심 기능 탑재에 집중해 성능은 유지했다.
또 카메라 흔들림을 최소화 하는 '슈퍼 스테디 OIS’를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LTE모델로만 1월 말 글로벌 출시 예정이며, 국내 출시 여부는 미정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관계자는 인덕션 카메라를 채택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하드웨어 측면에서 라이트 시리즈에 세계 최초로 탑재한 ‘슈퍼 스테디 OIS’를 구현하기 위한 카메라 센서의 모양이 일반 카메라 센서보다 직사각형에 가까워 인덕션 카메라 디자인을 선택했다”며 "출시 전 글로벌 소비자 조사를 실시했는데 해당 디자인에 대한 선호도도 높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시장은 5G 상용화 이후 5G 스마트폰이 대세로 자리잡아 LTE 버전만 있는 라이트는 출시를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가정용 식물재배기, 삼성봇 리테일, 갤럭시 홈 미니 등도 전시됐다. 다만 일반 관람객이 아닌 VIP 대상으로만 공개됐다.
개막 전날 진행된 기자단 대상 사전 부스 투어에서 확인한 가정용 식물재배기는 멀리 있으면 어두운 상태로, 가까이 다가가면 밝은 상태로 바뀌어 내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가정용 전구이 밝아 식물 재배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 관련 기능을 탑재했다.
총 40~45구를 한번에 키울 수 있는 용량이며, 전용 어플을 통해 씨앗 패키지를 주문할 수 있다. 개인 맞춤형으로 알러지 등이 있는지 체크하면 소비자에 맞는 씨앗 패키지를 추천해주기도 한다.
현재 총 4개의 패키지가 준비돼 있고 향후 지속적으로 패키지를 늘려갈 방침이다. 관계자는 "개발 단계인 만큼 정확한 출시 여부가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출시된다면 가격대는 냉장고보다 조금 비싼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디지털 콕핏 2020’을 통해 머지않은 미래 다가올 자율주행을 미리 경험할 수 있었다.
특히 ‘디지털 콕핏’은 이날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한 성윤모 산업통산자원부 장관, 원희룡 제주지사,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하현회 LGU+ 부회장 등 정·재계 인사들의 필수 체험 코스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직접 착석해 ‘디지털 콕핏’에 탑재된 각각 8개의 디스플레이와 카메라를 활용한 다양한 기술들을 경험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위키리크스한국 정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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