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수많은 소의 눈들이 나를 쳐다보는 듯한..." 한 영국 도축 작업자의 고백
[WIKI 프리즘] "수많은 소의 눈들이 나를 쳐다보는 듯한..." 한 영국 도축 작업자의 고백
  • 최정미 기자
  • 기사승인 2020-01-12 07:10:39
  • 최종수정 2020.01.12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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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연합뉴스]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연합뉴스]

영국에서 전 도축장 근무자가 잔혹한 도축 현장에 대해 폭로한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2010년부터 6년 동안 영국의 한 도축장에서 품질 관리 매니저로 근무한 한 여성이 <BBC>를 통해 익명으로 자신의 경험을 밝혔다. 그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괴로웠음을 토로했다.

그는 매일 소들을 죽는 것을 봐야했던 당시의 경험으로 정신 건강에 이상이 왔고, 자살충동에 시달렸다고 한다.

어릴 때 수의사가 꿈이었지만 그는 결국 도축장에서 일하게 됐으며, 악몽과도 같은 나날을 보냈다고 했다. 

그는 매일 소머리가 가득 찬 수거통을 지나가야 했는데 수많은 소의 눈들이 마치 자신을 쳐다보는 것 같았고, 그 때의 기억이 아직도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고 했다.

새로 근무를 시작한 직원들은 도축장을 처음 돌 때 바닥과 벽에 흥건한 피와 배설물을 보고 기절하기 일쑤라고 한다.

또한 그는 소들이 어떻게 참혹하게 죽는 지 자세하게 묘사했다.

심지어 한 동료가 암소를 도축하는 과정에서 배에서 태아 상태의 새끼가 나와 충격을 받은 일도 이야기했다.

더 끔찍한 것은 천진만만한 어린 송아지들을 죽일 때라고 했다. 광우병 등의 질병 양성 반응이 나온 한 마리 때문에 함께 있던 전체 소들을 아주 어린 송아지까지 한꺼번에 여러 마리를 몰살해야 했다고 한다.

도축기계로 억지로 넣을 때 소들이 발작해서 발에 차이는 일이 다반사이기 때문에 신체적 안전에 대한 두려움도 느꼈다고 한다.

도축장에서의 생활은 너무 참담해서 동료 중 한 명은 자살 직전까지 갔는데, 동료는 자신의 괴로움을 토로하면서도 이런 사실을 상사에게 말하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도축장에서 일하면서 ‘가해로 유발된 트라우마 증후군(Perpetrator-Induced Traumatic Syndrome)’의 정신적인 문제가 생기는 것도 흔하다고 했다. 우울증과 자살충동에 시달린 그는 도축장 일을 그만두고 나서 사체의 가죽을 벗기는 일을 하던 사람이 끝내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했다.

영국의 경우 도축장의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50년 전 약 1,900곳에 달했던 곳이 현재는 250곳 정도만 남아 있는 상태다.

또한 채식주의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그럼에도 영국에서만 여전히 매달 약 천만 마리의 동물이 도축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영국법 상으로는 이러한 동물들을 고통없이 의식이 없는 상태로 만들고 빨리 죽여야 한다. 

<BBC> 보도에 따르면 영국 육류가공 협회는 영국 도축장의 위생과 동물복지 시스템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자국 사람들은 기피하는 일이고 대부분의 종사자들이 영국 외의 유럽국가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BBC>를 통해 심경을 고백한 전직 도축장 근무자도 많은 직원들이 동유럽에서 온 사람들이었으며, 특히나 언어 소통이 힘들어 자신들의 고충을 표현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힘든 작업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술에 의존해 위험한 삶을 살고 있다고도 했다.

도축 환경의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는 국가들 내에서 여전히 일부 비위생적이고 비윤리적인 도축장에 대한 보도들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prtjami@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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