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서지현 인사보복' 안태근 사건 파기환송… "직권남용죄 성립 안 해"
대법, '서지현 인사보복' 안태근 사건 파기환송… "직권남용죄 성립 안 해"
  • 강혜원 기자
  • 승인 2020.01.09 10:38
  • 수정 2020.01.0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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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 전 검사장 [사진=연합뉴스]
안태근 전 검사장 [사진=연합뉴스]

대법원은 자신이 성추행한 서지현 검사에게 인사보복을 한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안태근 전 검사장의 2심을 다시 심리하라고 판결했다. 사실상 무죄 취지의 판결이다.

이는 서 검사가 2018년 1월 말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폭로한 지 약 2년 만에 나온 대법원 판단이다. 

사건의 발단이었던 성추행 사건은 피해자의 고소 기간을 넘겨 처벌할 수 없지만 하급심에서는 성추행이 있었다는 점이 이미 인정됐다.

이날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내려진 것은 성추행 피해자인 서 검사에 대한 인사 배치가 위법한 것인지였다. 대법원은 당시 인사 책임자였던 안 전 검사장에게 직권남용죄를 묻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9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안 전 검사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안 전 검사장에 대해서는 직권으로 보석결정을 내리고 석방했다.

대법원은 안 전 검사장의 인사 배치가 직권남용죄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에 잘못이 있다고 봤다.

대법원은 "안 전 검사장이 서 검사를 수원지검 여주지청에서 창원지검 통영지청으로 발령내는 과정이 '검사 전보인사의 원칙과 기준을 위반해 직권남용죄에서 말하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검찰 인사 담당자의 재량을 폭넓게 인정했다.

재판부는 "검사 인사에 관한 직무집행을 보조 내지 보좌하는 실무 담당자도 그 범위에서 일정한 권한과 역할이 부여되어 재량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1·2심은 "(서 검사처럼) 경력검사를 부치지청(부장검사는 있고 차장검사는 없는 지청)에 재배치하는 인사는 경력검사 부치지청 배치제도 시행 이후 단 한 번도 없었다"고 판단했지만 대법원은 "(해당 제도를) 절대적 기준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경력검사 부치지청 배치제도'란 3개청 이상 근무한 경력검사가 소규모 지청인 부치지청에 근무하며 후배 검사들을 지도하고 어려운 사건을 우선적으로 배당받는 등 높은 강도로 근무하는 대신, 다음 인사 때 희망지를 적극 반영해주는 방법으로 보상하는 인사 원칙이다.

대법원은 "'경력검사 부치지청 배치제도'는 부치지청에서 근무한 경력검사를 차기 전보인사에서 '배려'한다는 내용에 불과하다"며 "다른 인사기준보다 일방적으로 우위에 있는 것으로 볼 만한 근거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판단에 따라 "안 전 검사장이 법령에서 정한 '검사 전보인사의 원칙과 기준'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으며 이에 따라 직권남용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안 전 검사장은 검찰 인사 실무를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이던 2015년 8월 과거 자신이 성추행한 서 검사가 수원지검 여주지청에서 창원지검 통영지청으로 발령되는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위키리크스한국=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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