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5G 28㎓ 장비 쟁탈전 서막 올랐다...이통3사 "화웨이도 편견 없이 수용"
[단독] 5G 28㎓ 장비 쟁탈전 서막 올랐다...이통3사 "화웨이도 편견 없이 수용"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0.01.09 16:12
  • 수정 2020.01.09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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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상반기 중 28㎓ 대역 5G 장비 제안요청서 발송
美 중심 '반(反) 화웨이' 압박 불구 "공정한 잣대로 평가할 뿐"
국내 이통3사의 28㎓ 대역 5G 장비 도입을 앞두고 미국이 사용금지를 촉구하고 있는 화웨이 장비의 채택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5세대(5G) 이동통신 문제를 담당할 국제전기통신정책 특별대표를 임명하는 등 동맹국들에게 ‘반(反) 화웨이(Huawei) 전선’에 동참할 것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통신업계의 동참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통 3사는 28㎓ 대역 5G 통신망 구축을 위해 올해 상반기 중 장비업체들을 대상으로 장비공급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할 예정이다.

이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기 전까지 각자의 요구사항에 부합하는 장비를 검증·선택하는 절차를 거치는데, 지난 2018년 RFP를 발송한 논스탠드얼론(NSA) 5G 장비와 마찬가지로 28㎓ 장비도 이미 업체들 간의 기술 역량에 대해 상당 부분 꿰뚫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주요 관전 포인트는 미국의 반 화웨이 전선 동참 압박이다. 그동안 미국은 화웨이의 통신장비가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이용될 수 있다며 동맹국들을 상대로 화웨이 장비 배제를 요구해왔다. 미국과 기밀 정보를 공유하는 동맹체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구성원인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영국은 일단 미국 요구에 부응하는 듯 했다.

하지만 영국은 비핵심 장비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결정했고,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최근 5G 통신망 구축 사업에도 화웨이 장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호주는 화웨이 장비를 쓰지 않으면 호주 내 일자리 1,500여개가 사라질 것이라는 화웨이측 압박에 직면해 있으며, 캐나다는 자국 국민들이 중국에 억류되는 등 외교 갈등으로 번지자 최종 결정을 보류한 상태다.

특히 캐나다는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의 딸인 멍 완저우 부회장이 체포된 곳이어서 화웨이의 압박이 더욱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유럽과 아시아 동맹국들에게도 화웨이 장비 사용 금지 촉구하고 있다. 상대국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관세부과 등 경제 제재를 가하겠다는 강경대응도 시사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포함한 상당수 동맹국들이 이미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어 난처한 기색이 역력하다.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면 중국의 보복이 뒤따를 것이 자명하고, 중국시장의 구매력 자체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은 “독일이 자국 시장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는 결정을 내린다면 뒷감당할 일이 있을 것”이라며 사실상 협박을 가한 적이 있다.

지난 12월 20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멍 샤오윈 한국화웨이 지사장. [사진=연합뉴스]
지난 12월 20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멍 샤오윈 한국화웨이 지사장. [사진=연합뉴스]

국내 이통 3사는 일단 화웨이를 배제하지 않겠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3사 모두 공정한 심사를 위해 기술 품질과 가격, 사업 전략 등의 측면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화웨이 관련 국제 정세는 통신사들이 판단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정부에서 따로 지침이 내려오지 않는 이상 화웨이를 배제할 뜻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특정 사업자들에게 불이익이나 가산점을 주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공정한 심사로 SKT의 사업 전략과 가장 잘 부합하는 업체들을 선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T 관계자도 “3.5㎓ 경매 당시에도 가격과 성능에 가장 최적화된 업체를 모색했는데 28㎓ 장비도 당연히 이런 측면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 흐름이나 보안 문제를 감안하고는 있지만 특정 업체를 배제할 입장은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도 다르지 않다. 한 관계자는 “당연히 사업자들은 성능과 효율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고 공정하게 평가할 의무가 있다”면서 “정부 당국도 화웨이 문제는 사업자가 판단할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고 관련 지침이 내려온 것도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최근 미중관계가 상당 부분 누그러져 화웨이가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현재 화웨이는 중국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유럽과 한국을 중심으로 5G 영토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반 화웨이 전선에 속한 국가들을 설득하기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독일, 프랑스 등 중립 국가를 공략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략이 주효한 듯 독일은 5G 장비 입찰에서 화웨이를 배제하지 않기로 했으며, 프랑스도 이에 동참했다.

한국에서는 반도체 구입을 매개로 28㎓ 장비 수주를 성공시키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멍 샤오윈 한국화웨이 지사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한국 제품 구매액이 13조원을 넘어섰다”며 “내년에는 한국기업과의 파트너십을 늘려 구매액과 투자규모를 더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샤오윈 지사장은 이어 “28㎓ 대역폭 장비는 화웨이가 이미 제품과 솔루션을 준비한 상태라 고객이 요구하면 언제든 공급이 가능하다”며 “28㎓ 장비는 기술 품질이나 가격에서 상당 부분 앞선 만큼 28㎓와 5G 단독규격(SA)에서 SKT와 KT의 선택을 받겠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켓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글로벌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화웨이 점유율은 30%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23%), 에릭슨(20%), 노키아(14%)가 그 뒤를 이었다.

IP 리티쿠스의 조사결과 지난해 5월 현재 5G 기술표준 특허에서도 화웨이가 1,554건으로 수위를 점하며 노키아, 삼성전자, LG전자, ZTE 등 경쟁사들을 따돌렸다.

한편 28㎓는 향후 5G 시장의 핵심으로 꼽힌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이뤄낸 5G 상용화는 기존 LTE 대비 2배 빠른 수준인 3.5㎓ 대역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라 통신업계가 피력해왔던 진정한 5G 서비스의 구현에 한계가 있었다. 반면 28㎓ 대역은 LTE에 비해 20배 정도 빠르고 1㎳의 초저지연을 보장한다. 5G 기술로부터 파생되는 자율주행, 스마트 팩토리, 실감 콘텐츠 등은 28㎓ 대역 5G를 통해 구현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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