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이란 여객기 격추 후폭풍... 이란 정부가 격추사실을 시인한 이유는
[WIKI 프리즘] 이란 여객기 격추 후폭풍... 이란 정부가 격추사실을 시인한 이유는
  • 최정미 기자
  • 기사승인 2020-01-14 07:09:09
  • 최종수정 2020.01.13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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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혁명수비대의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에 대한 항의 시위 현장 [사진=연합뉴스]
이란 혁명수비대의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에 대한 항의 시위 현장 [사진=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를 인정한 이란 정부에 대한 반정부 시위가 사흘째 이어지면서 인명 피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여객기 피격 희생자들이 속한 5개 국가 대표들은 오는 16일 영국 런던에서 만나 대응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여객기 격추 사실을 은폐한 정부에 분노한 대학생들의 반정부 시위가 사흘째 이어졌다.

시위가 더욱 확산되면서 이란 정부가 무차별 진압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 사건 희생자들이 속한 5개 국가 대표들이 오는 16일 영국 런던에서 회동해 법적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바딤 프리스타이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이날 밝혔다. 

그는 5개 국가에 우크라이나, 캐나다, 스웨덴, 아프가니스탄 등이 포함되며 나머지 1개 국가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영국이 런던 회동 그룹에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 민간 여객기 격추를 완강하게 부인한 이란은 결국 '실수로 인한 격추였다'고 인정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 몇 시간 전, 이란은 솔레이마니가 미국에 의해 사망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이라크 내 미군 기지들에 미사일 공격을 했었다.

이란 당국의 격추 사실 시인은 러시아 정부도 하지 못한 일을 한 것이라는 비교 분석 보도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4년 7월, 암스테르담 발 쿠알라룸푸르 행 말레이시아 항공기가 우크라이나 동부 상공에서 러시아 미사일에 격추돼 298명이 사망한 일이 있었다. 지금까지도 러시아 정부는 이에 대한 어떤 책임도 인정하고 있지 않다.

이란은 격추 사실에 대해 처음 몇 차례 부인했다가 인정했다. 서구 정보기관들이 수집한 증거들이 명백해 기술적 결함 주장이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고 이란 당국에서 판단한 듯 한 것으로 보인다. 미사일 격추설을 뒷받침하는 위성으로 포착된 증거 외에도 소셜미디어에 항공기를 맞추는 물체에 대한 증거 영상들이 올려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CNN> 등의 논평가들은 공개적으로 실수를 인정하기까지 이란 당국은 수 주 동안 지속돼 온 반정부 시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고려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가스가격 폭등으로 촉발된 이 시위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으며, 국제사면위원회 등 국제 단체들은 이 사태를 두고  이란 정부가 ‘유혈 탄압’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학생들을 주축으로 한 많은 이란인들이 집결해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에 대해 이슬람혁명수비대를 국민의 수치라고 하며 정부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를 시인한 것은 이란으로서 극도로 이례적인 일이라는 분석들이 전해지고 있다. 처음에는 이란 정부가 우크라이나 국제항공과 미국의 군사적 모험주의에 책임을 전가하려고 한 듯 했다고 주요 매체들은 분석했다.

이란 군 당국이 지난 토요일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민감한 영역 근처로 갑자기 예기치 않은 방향 전환을 했다고 성명을 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다른 민간 여객기들도 이용하는 같은 항로를 이용했으므로 이 주장은 설득력이 없었다.

한편으로 우크라이나 국제항공은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기지에 미사일 공격을 한 지 얼마지 않아 이륙했다는 비난을 받게 됐다.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륙하기 몇 시간 전에 미 연방항공청은 미국 조종사와 항공기가 이란 상공을 비행하는 것을 금지했다. 국제항공사들은 미 연방항공청의 영향력 밖에 있었지만,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그 지역을 비행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란 당국이 모든 비행에 대해 사전에 경고를 했어야 한다는 등 가장 큰 비난을 받고 있다.

이란이 사실을 인정하기 전 크라우드 소싱된 영상과 사진, 오픈소스의 항로 추적, 과감한 보고들이 국제적 의견일치를 이끌어냈는데, 이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상황들을 실시간으로 주시하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불편한 정보들이 퍼지기 전에  철저히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하고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국제적 시선들은 이란이 격추 사실을 인정했다고 해서 이란이 갑자기 국제사회에서 책임감 있는 국가로 바뀌었다고 보지는 않고 있다.  

서방 매체들은 이란의 태도 변화에 대해 이란의 고위급 정부 관료들이 소셜미디어를 이용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 듯 하다고 분석했다. 이란 외교부 장관 자바드 자리프는 트위터에 이모티콘으로 우크라이나 항공기 격추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CNN>은 ‘한 국가의 외교부 장관이 찢어진 심장의 이모티콘을 트위터에 올리는 것을 본 적 있는가? 소셜미디어 세계에 호소하고 온라인 대화에 영향을 주기 위한 시도가 명백하다’라는 소셜미디어 전략가 리나 두케의 말을 인용했다.

피격된 우크라이나 항공기에는 이란인 외에 캐나다, 우크라이나, 아프가니스탄, 스웨덴, 영국, 독일 국적의 승객들이 탑승해 있었다.

이란이 격추 사실을 인정한 만큼 국제 조사단들이 입국해 증거들을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길을 터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가운데, 희생자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유가족들에게 잘 인계되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라며 국제사회가 사후 조치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이번 사고로 이란 외에 캐나다인들이 가장 많이 희생됐다. 지난 토요일 캐나다의 총리 저스틴 트뤼도는 대책팀에 대한 비자가 신속히 발급됐고, 곧 테헤란에 갈 것이라고 말했다. 트뤼도는 이란의 인정이 중요한 일보 전진이고, 더 많은 전진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며, 완전한 조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아무리 긴장이 고조된 상황이라도 이런 일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라고 덧붙였다.

트뤼도가 국제 형사변호사에게 희생자 유가족들이 배상을 받아야 한다며, ‘많은 희생자들이 학생이거나 젊은 전문인들로 가족들을 경제적으로 부양하고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재판과 배상이 중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2014년 말레이시아 여객기 사고 당시 유가족들은 사건과 관련해 네덜란드를 방문하는 데 큰 금전적 부담을 졌고, 여전히 진실을 찾고 있지만, 러시아는 이에 아무런 반응도 없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란이 자신들의 실수에 사과했지만, 오랜 고난을 각오해야 하는 우크라이나 여객기 희생자의 유가족들을 어떻게 대할 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된다.

prtjami@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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