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기 간 음성인식 간섭 최소화 기술 최초 적용...최인접 제품이 응답해 명령 연계 수행
"연 240~250만대 수요 전망…올해도 리딩 포지션 지킬 것“
“하이 빅스비”라고 말하면 가장 가까이에 있는 가전제품이 응답해 “내 폰 찾아줘”, "점심 메뉴 추천해줘", “에어컨 켜줘” 등 다양한 음성명령을 알아듣고 수행한다.
삼성전자는 이처럼 인공지능(AI) 기반 음성인식서비스 ‘빅스비’만으로 집안 전체를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홈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그리고 바로 그 중심에 에어컨이 있다.
삼성전자가 15일 한차원 진화한 빅스비를 탑재한 에어컨 신제품을 공개했다. AI 음성인식 기능이 탑재된 가전이 늘면서 기기 간 간섭을 최소화하는 기술도 새롭게 개발해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울 R&D 캠퍼스'에서 신제품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를 갖고 2020년형 ’무풍에어컨‘과 공기청정기 ‘무풍큐브’를 선보였다.
지난 2018년 처음 스탠드형 ‘무풍에어컨 갤러리’에 빅스비를 탑재한 데 이어 올해는 벽걸이형 ‘무풍에어컨 벽걸이 와이드'까지 빅스비를 확대 적용함으로써 집 안 어디에서든 음성 명령만으로 제품을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유미영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상무는 “음성인식 기능이 탑재된 디바이스가 동일한 공간에 있을 때 사용자가 ‘하이 빅스비’라고 말하면 거리와 신호세기를 측정, 신호가 가장 강한 제품 하나만 답하도록 하는 ‘멀티 디바이스 웨이크업’ 기술을 개발해 적용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 덕분에 사용자는 주방에서 패밀리허브 냉장고에게 명령해 거실의 벽걸이형 에어컨을 제어할 수 있도, 거실에서 주방의 패밀리허브 냉장고를 제어할 수도 있게 된다. 가까이 위치한 가전의 빅스비가 사용자의 명령을 인식, 다른 가전을 활성화시키는 방식이다.
무풍에어컨, 패밀리허브, 스마트폰 등 빅스비로 구동되는 전자기기들이 많아지면서 “하이 빅스비” 한 마디에 집안 내 모든 전자기기들이 동시에 활성화될 수 있다는 문제는 꽤 오래전부터 제기돼왔다. 지난해초 ‘2019년형 무풍에어컨’ 출시 당시만 해도 삼성전자는 “기기 간 혼선 해결을 위한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고 답했지만 올해 그 기술이 구체화돼 실제 제품에 적용된 것이다.
2020년형 제품이 아니어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빅스비가 적용된 모든 가전제품은 멀티 디바이스 웨이크업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에어컨에 음성인식 기능을 탑재하기까지 실용성을 둘러싸고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 상무는 “고객들이 음성인식 기능을 활용할 것인지, 많이 활용할 것인지와 같은 고민이 많았지만 2년전 첫 탑재 후 70~80% 이상이 음성인식으로 기기를 제어하는 등 사용빈도가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며 “벽걸이형 에어컨 역시 많은 고민 끝에 에어컨이 가진 특수성을 살려 음성인식 기능의 탑재가 맞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만 유 상무는 “그렇다고 모든 가전제품에 음성인식 기능을 탑재할 계획은 아니다”라며 “공기청정기의 경우 항상 켜놓는 소비자가 많아 직접 제어를 위한 음성인식 기능 탑재보다는 다른 기기를 활용한 연계제어 방식이 더 낫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에어컨 시장의 수위 선점을 자신했다. 이재환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상무는 “에어컨 시장은 공인기관 기준 삼성전자가 리딩하는 게 맞다”며 "올해 역시 리딩 포지션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상무는 이어 “올해 시장 수요는 작년과 비슷한 240~250만대로 예상된다”며 “지난해 쿨썸머로 인해 재고가 남아있지만 올해 판매량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정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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