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포커스] 에쓰오일 알 카타니 CEO, 스마트 리더십으로 올해 ‘퀀텀점프’ 기대
[CEO 포커스] 에쓰오일 알 카타니 CEO, 스마트 리더십으로 올해 ‘퀀텀점프’ 기대
  • 양철승 기자
  • 승인 2020.01.17 06:53
  • 수정 2020.01.17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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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석유화학 전문성 기반 합리적 경영 '팀워크 리더십'
작년 5조원 설비 고도화 투자 이은 2단계 7조원 투자 앞둬
‘종합 석유화학사 도약’, ‘실적 반등’ 두 마리 토끼 포획 기대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CEO [사진=에쓰오일]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CEO [사진=에쓰오일]

“우리가 마주한 불확실성은 ‘비전 2025’ 달성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경쟁력 있고 존경받는 에너지 화학기업이 되기 위해 새로운 ‘성공 DNA’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원팀(one team)이 되어 창의적 사고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 갑시다.”

지난 11일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CEO는 임직원 200여명과 함께 한 서울 청계산 신년 산행에서 이 같이 말하며 올해의 각오를 다졌다. 짧게 정의하자면 창의적 혁신과 변화를 통한 신성장동력 창출로 압축할 수 있다.

지난해 에쓰오일은 다른 정유사들과 함께 전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힘겨운 시기를 보냈다.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정제마진이 급락하면서 정유사업이 연중 힘을 쓰지 못했고, 석유화학 부문마저 수요 부진으로 스프레드 감소의 늪에서 분투해야 했다.

이같은 점에서 2020년은 에쓰오일은 물론 알 카타니 CEO에게도 매우 중요한 한해다. 지난해는 하반기인 6월에 취임한 탓에 업무파악과 기존 전략의 이행에 좀더 치중해야 했다면 올해는 자신이 주도적으로 수립한 전략에 기반해 실적 반등의 모멘텀을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알 카타니 CEO의 경영능력이 올해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

에쓰오일이 5조원을 투자한 1단계 석유화학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해 완공된 울산공장 ‘잔사유고도화시설(RUC)’ 전경 [사진=에쓰오일]
에쓰오일이 5조원을 투자한 1단계 석유화학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해 완공된 울산공장 ‘잔사유고도화시설(RUC)’ 전경 [사진=에쓰오일]

현재 에쓰오일 임직원들은 지난 6개월간 그가 CEO로서 보여준 전문적 식견과 리더십에 상당한 신뢰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녹록치 않은 경영환경 속에서도 이런 CEO의 역량이 올해 본격 빛을 발해 에쓰오일의 퀀텀점프를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쓰오일의 한 관계자는 “알 카타니 CEO는 관련시장이나 업계에 정통한 지식을 갖고 있어 실무진조차 버거워할 정도”라며 “철저한 준비 없는 섣부른 보고는 절대로 그냥 넘어가는 일이 없기 때문에, 각 부서장들이 CEO에게 보고할 때는 여러가지 역질문 상황들을 염두에 두고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확실한 근거를 보여주면 언제든 합리적으로 수용하는 스타일”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알 카타니 CEO는 스마트하면서 합리성을 겸비하고 있어 내부적으로, 호평과 함께 그의 리더십에 대해 마음으로 따르는 조직원들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알 카타니 대표는 석유화학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이른바 전투력 ‘만랩’의 실무형 CEO로 분류된다. 에쓰오일의 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에 29년간 근무하며 생산과 엔지니어링, 연구개발, 프로젝트 등 전 분야를 두루 경험한데다 2016년부터는 아람코의 정유 자회사 사스레프(SASREF)의 대표이사를 역임하면서 탁월한 경영능력까지 검증 받았다.

그가 에쓰오일 CEO로 내정됐을 당시부터 에너지 전환 시대에 대비해 석유화학 비중 확대와 설비 고도화를 적극 추진 중이었던 에쓰오일의 미래 전략을 진두지휘할 최적의 수장이라는 평가가 줄을 이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러한 알 카타니 CEO가 마주한 올해의 경영환경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산재돼 있다. 셰일오일과 중국의 석유제품 공급 확대,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수요 감소, 내수부진 등 정유와 석유화학 분야 모두 시장상황이 썩 좋지 않다.

에쓰오일 울산공장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ODC)’ 전경 [사진=에쓰오일]
에쓰오일 울산공장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ODC)’ 전경 [사진=에쓰오일]

지난해 4분기 실적전망이 이를 방증한다. 최근 현대차증권 강동인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에쓰오일의 작년 4분기 실적을 매출 6조2,600억원, 영업이익 1,874억원으로 내다봤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8% 감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3,335억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컨센서스 2,951억원과 비교하면 36.5%나 감소한 수치다. 삼성증권의 경우 4분기 영업이익이 정유부문의 적자전환(-667억원) 때문에 시장 추정치를 크게 밑도는 약 450억원에 불과할 것이라는 예측을 지난 14일 내놓기도 했다.

여기에 연초부터 미국-이란 사태라는 돌발 악재까지 출현, 유가 불안과 석유수급 우려감이 높아진 상태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에쓰오일이 지난해 설비 고도화를 통해 축적한 잠재력과 알 카타니 CEO의 스마트 리더십이 시너지를 창출한다면 충분히 현 위기상황의 극복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익성 개선의 첨병은 지난해 5조원을 투자해 준공한 울산 잔사유고도화시설(RUC)과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ODC)이 될 전망이다.

RUC는 원유에서 휘발유 등을 추출하고 남은 잔사유를 재투입해 고부가가치 휘발유와 프로필렌을 추출하는 설비며, ODC는 RUC에서 얻은 프로필렌을 원료로 연산 40만5,000톤의 폴리프로필렌(PP)과 연산 30만톤의 산화프로필렌(PO)을 생산하는 설비다.

이를 통해 에쓰오일은 원유 대비 수익성이 낮은 중질유 제품 비중을 기존 12%에서 4%로 낮췄고,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석유화학 비중은 기존 8%에서 13%로 높여 종합에너지화학기업으로서 사업다각화를 이뤘다.

알 카타니 에쓰오일 CEO가 지난 11일 서울 청계산 신년 산행에서 직원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에쓰오일]
알 카타니 에쓰오일 CEO가 지난 11일 서울 청계산 신년 산행에서 직원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에쓰오일]

에쓰오일은 이에 이어 오는 2024년 상용가동을 목표로 2단계 스팀크래커&올레핀다운스트림(SC&D)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단일 프로젝트로는 국내 정유·석유화학 역사상 최대인 총 7조원의 투입이 계획돼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오는 2021년 상반기 중 정확한 투자계획을 결정할 예정”이라며 “SC&D가 완공되면 석유화학 비중은 20%선까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올해 1월 1일을 기해 시행된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유 황 함량 규제(IMO 2020)도 긍정적 시그널의 하나다. 고유황 제품 대비 높은 가격대가 형성돼 있는 저유황 선박유 수요가 늘면 자연스럽게 정제마진 개선이 가능하다.

재계 관계자는 “당초 예상보다 정제마진 개선 속도가 더디지만 올 1분기 중 수익성 상승이 본격화될 만한 가시적인 변화가 일어날 개연성이 높다”며 “발빠른 설비 고도화로 착실한 준비를 마친 에쓰오일이 알 카타니 CEO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올해 ‘종합 석유화학사 도약’과 ‘실적 반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낼 수 있을지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양철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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