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기후변화 리스크, 글로벌 투자자들...'녹색금융' 관심 주목
[WIKI 프리즘] 기후변화 리스크, 글로벌 투자자들...'녹색금융' 관심 주목
  • 이세미 기자
  • 승인 2020.01.17 17:47
  • 수정 2020.01.20 0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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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녹색채권 발행액 1676억 달러...‘석탄 지고 태양광 뜬다’
국내 기업 녹색성장펀드, 지난해 평균 수익률 9.05%
지구기온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탄소 감축을 목표로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타결돼 2016년 효력이 발생한 파리기후변화협정. [사진=연합뉴스]
지구기온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탄소 감축을 목표로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타결돼 2016년 효력이 발생한 파리기후변화협정. [사진=연합뉴스]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국제공조의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기후경제이론 연구, 정책 및 파이낸스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실제 기후변화에 따른 리스크가 자산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세계적인 자산운용사들이 투자대상에서 기후변화에 악영향을 주는 기업들을 제외하는 움직임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

교보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난 2018년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y Forum)에서 향후 지구의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기후변화’가 채택됐다고 발표했다. 이어진 2019년 CREATE-Research의 설문조사에선 글로벌 자산운용사 CIO들 중 향후 자산운용업에 미치는 영향에 ‘기후변화’가 57%를 차지해 ‘인공지능(52%)’을 앞섰다며, 기후변화에 대한 금융권 및 정책당국의 대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기후변화 리스크 대응에 관해 ‘녹색금융’을 주목했다.

‘녹색금융’은 환경오염을 축소하고 환경 및 사회 전체에 기여하는 투자활동에 대한 금융지원체계를 지칭한다. 김지영 애널리스트는 “기후변화는 산업부문뿐만 아니라 금융부문에도 리스크를 발생시켜 금융안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해외 주요국들은 기업을 중심으로 기후변화 리스크에 대한 여러 대응 방안들을 시행 중이다.

지난 12월엔 미국의 대표적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북극 지역에서 '새로운 석유 시추'와 '석탄 개발'을 비롯해, 환경파괴 우려가 높은 사업에 대한 자금지원을 일절 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하며 전 세계 금융시장에 파장을 일으켰다.

또한 북극 유전 개발이나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해 왔던 알래스카 국립야생보호구역 개발 사업에 자금을 지원하지 않고, 석탄 채광과 화력발전소 건설 사업도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따. 그러면서 골드만삭스는 기후변화 대응을 포함해 포용적 성장을 위한 사업에 향후 10년 동안 7500억 달러, 우리 돈 880조 원을 지원한다고 약속했다.

이러한 흐름에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급증하면서 극단적으로 변화하는 날씨로부터 사업에 미치는 위험에 대해 좀 더 투명하게 해달라는 요청이 기업들에게 많은 압력으로 작용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영국 FCA의 경우 녹색채권(green bond, 기후변화 대응에 활용할 재원확보를 위해 발행하는 채권) 등 관련 금융상품의 성장을 이끌어내고 있다.

2019년 3월 CBI(Climate Bond Initiative)의 발표에 따르면, 2018년 중 전세계 녹색채권 발행액은 1676억 달러로 2016년(850억 달러)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2018년 중 미국의 발행규모가 342억 달러로 가장 크고, 중국(310억 달러), 프랑스(142억 달러) 순이다.

[자료=교보증권]
[자료=교보증권]

문종진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기후변화 ETF 중 19년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종목은 태양광 ETF인 (Invesco Solar로 62.2%의 높은 연간 수익률을 달성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전체 ETF를 놓고 봤을 때에도 반도체 다음으로 2위에 해당되는 성적이다. 이어 “밸류에이션 관점에서 에선 현재 PER 27.9배, PBR 1.6배로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문 애널리스트는 “장기적으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거둔 종목은 수자원 ETF인 Invesco Water Resources”라며, “기후변화 관련 ETF들 모두, 19년 연간 기준으로 주가가 많이 상승하여 단기 부침은 있을 수 있지만 정책 모멘텀, 신재생 에너지 관련 투자금액 증가 등의 긍정적 요소로 향후 관련 ETF의 중장기 성장 방향성은 뚜렷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후변화 관련 테마 지수는 태양광, 풍력을 포함한 신재생 에너지 산업에서부터 수자원, 2차전지, 클린테크 등 기후변화 신규 산업까지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업계에선 파리협정이 2020년 이행 단계에 돌입함에 따라 각 국은 자신의 배출량 목표를 보고하고 이후 5년마다 그 수치를 갱신해야 한다. 배출량 거래제도, 국경세 등 배출량에 대한 과금체계가 이미 실행되고 있거나 규제의 일환으로 중요하게 논의되고 있다.

유럽연합 신임 집행위원장인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의 유럽연합 녹색 뉴딜은 친환경정책을 추구하는 유럽연합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해 공해를 유발하는 외국 기업에 탄소 국경세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배출량 거래제도는 2020년에 본격화된다. 미국에서 제안된 원조 녹색 뉴딜 역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정부들은 미래에 융성할 산업들에 필요한 규제 환경과 인프라의 조성에 나서면서 저탄소 세계에서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해당 산업들은 재생가능에너지 생산에 국한되지 않으며 농업과 환경 자원, 지속가능한 수송, 에너지 저장과 유통, 친환경 건축 기술, 철강·시멘트·알루미늄 산업의 탈 탄소화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증권업계는 기후변화에 대한 트렌드가 전 세계적인 저탄소 경제화로 인해 요구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에 엄청난 기회를 제공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아이셰어 글로벌 클린 에너지 ETF는 올 들어 34.26% 올랐다. 아이셰어 글로벌 클린 에너지 ETF는 태양열, 풍력, 조력 등 친환경 발전 및 소재 관련 기업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지열 발전 관련 기업 오맷테크놀로지스, 스마트 에너지 기업 솔라에지 테크놀로지, 노르웨이 국영 전력회사 머리디언 에너지 등의 주식을 담고 있다.

[자료=교보증권]
[자료=교보증권]

반면 국내는 정부가 `탈원전` 드라이브를 걸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펀드 투자가 미미하다.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녹색성장펀드의 지난해 평균 수익률은 9.05%로 한 자릿수였다.

녹색성장펀드 전체 설정액이 점점 빠지는 추세로 친환경에너지 투자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 식어가고 있는 탓이다. 지난 3년간 녹색성장펀드 설정액은 1647억원에서 1271억원으로 오히려 20% 이상 줄어든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재생에너지 예산을 대폭 늘리는 등 투자를 확대해 나가고 있지만 막상 민간에서는 재생에너지 관련 투자 기반이 제대로 마련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국내 녹색성장펀드가 친환경에너지 산업 성장세에 편승하지 못한 이유는 근본적인 펀드 구성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 녹색성장펀드는 이스라엘 솔라에지, 덴마크 베스타스 풍력시스템, 중국 신의솔라 등 재생에너지 기술에 특화된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해외 녹색성장펀드와 달리 국내 대기업 위주로 종목이 구성되어 있다.

국내 녹색성장펀드 종목 구성이 이같이 국내 대기업 위주로 편성되는 원인은 대부분 액티브 전략보다는 지수를 추종하는 방식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청정에너지 산업은 규모의 경제가 작용하기 때문에 아직 초기 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국내 중소형 녹생성장 테마주에는 투자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또 “글로벌 자산운용사 중에는 오랜 친환경 기술 투자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운용팀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 종종 있지만 국내 투자업계에는 그런 경험치가 아직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이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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