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중심 유료방송 시장 재편 가속...케이블TV 업계 위기감 고조
이통3사 중심 유료방송 시장 재편 가속...케이블TV 업계 위기감 고조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0.01.17 19:13
  • 수정 2020.01.17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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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플랫폼 '춘추전국시대'... '코드 커팅(Cord-Cutting)' 현상 심화
이통3사, 유선방송사업자와 인수합병 통해 방송 시장 영향력 증대
지역방송 노동자·NGO "통신재벌 방송시장 독과점 우려"
방통위 "최소한의 규제 시행하되 '지역성' 최우선 고려"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대표자들과 만나 의견을 청취하고 있는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왼쪽 하순 3번째) [사진=방송통신위원회]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대표자들과 만나 의견을 청취하고 있는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좌측 테이블에서 세번째). [사진=방송통신위원회]

“글로벌 사업자의 국내진출 및 유료방송시장에서의 구조재편으로 업계에 위기가 도래하였지만, 지역밀착형 매체라는 케이블TV의 강점을 살려 재도약에 도전해야 한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19일 케이블TV업계의 의견 수렴을 위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대표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참석 사업자들은 유료방송시장에서의 변화에도 공정경쟁질서와 SO의 지역성 등이 유지될 수 있도록 방통위의 관심과 제도적 지원을 요청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의 국내외 사업자간 경쟁이 심화되고, 이통3사 중심으로 유료방송 시장이 재편됨에 따라 케이블TV 업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글로벌 OTT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던 콘텐츠 공룡 ‘넷플릭스(Netflix)’는 우리나라에 가입자 200만명 이상을 유치하며 성공적으로 안착했고,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의 연합 OTT 플랫폼 ‘웨이브(Wavve)’도 순이용자 수 315만명을 보이며 콘텐츠 전쟁에 불을 지폈다. 이는 유료방송 시청자들이 가입을 해지하고 인터넷 TV(IPTV)나 OTT로 갈아타는 '코드 커팅(Cord-Cutting)' 현상의 심화로 이어졌다.  

이통사와 지역 케이블방송 간의 인수합병은 잇따라 성사되고 있다.

특히 거대 통신사와 지역 케이블방송의 인수합병이 잇따라 성사되고 있다. 앞서 지난 12월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건을 승인함에 따라 CJ헬로는 ‘LG헬로비전’이라는 사명으로 사업을 꾸려나가게 됐다. LG유플러스는 방송통신 업계 최초로 케이블TV 1위 사업자인 CJ헬로를 품으며 종합 미디어플랫폼 사업자로 등극했다.

SK텔레콤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는 티브로드 인수합병을 위한 방통위 사전동의 절차를 밟고 있다. 방통위는 해당 인수합병 사전동의 심사를 설 연휴(24일) 이전으로 끝내겠다고 발표하며 빠른 속도의 심사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방통위 사전동의를 받으면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간 모든 합병 절차는 마무리된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간 합병예정 기일은 4월 1일로 예정돼 있으며, 합병 절차에 따라 ‘티브로드’는 이날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이와 관련 지역방송 노동자들과 마을미디어, 미디어운동단체들은 지난달 17일 서울 프레스센터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이동통신시장을 독과점한 통신재벌 3사가 방송플랫폼마저 독과점하려 한다"면서 "통신재벌이 장악한 방송플랫폼은 콘텐츠 시장을 통제하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콘텐츠는 설 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인수합병을 통해 이통3사 계열의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이 90%에 육박하면 로컬 맞춤형 콘텐츠를 제작하던 지역방송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지역 케이블TV 사업자들은 그동안 지역을 대표해 지상파 방송이 담지 못한 지역 맞춤형 정보를 제공해왔다.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일제히 선거방송 체제에 돌입해 지역 유권자에게 적합한 정보를 전달한 바 있고, 강원도 대형 산불이 났을 때는 지상파 방송과 별개로 생방송 뉴스특보를 진행해 존재 가치를 증명했다. 

직접고용 투쟁에 나선 티브로드 노동자들. [최종원 기자]

그럼에도 케이블 업계에서는 이통사들의 활발한 인수합병을 덤덤히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유선방송의 위기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라 수년 전부터 나왔던 이야기라며 향후 케이블방송사의 독자생존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한 관계자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IPTV의 급속한 성장으로 케이블방송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수년 뒤면 케이블방송 사업자들은 궤멸 수준에 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통위는 역시 급변하는 글로벌 방송 시장 대응을 위해 최소한의 규제만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위원장은 지난 16일 '2020년도 주요업무 추진계획' 발표 자리에서 “방송통신 융합환경에 대응해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 원칙에 따라 새로운 규제 체계를 중장기적으로 마련하겠다”며 “미디어 융합환경에 부합하지 않는 낡은 규제는 과감히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방통위는 동시에 방송의 지역성·다양성 가치 확립을 위해 지역채널의 독립적 운영 방안, 콘텐츠 투자계획 등의 심사 사항을 강조했다. 또 OTT 플랫폼에 지역방송 콘텐츠 유통을 추진해 상생 도약의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LG헬로비전 관계자는 "통신-유료방송 사업자 간 인수가 이뤄졌지만 CJ헬로가 진행해왔던 케이블TV 사업은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방송법 규제가 많지만 정부의 인허가 사항에 맞춰 케이블TV 시장 발전에 더욱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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