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백악관 X파일(66) 전두환 정권 ‘인권’ 카터의 민주당 보다 ‘안보‘ 레이건의 공화당에 막후 공세
청와대-백악관 X파일(66) 전두환 정권 ‘인권’ 카터의 민주당 보다 ‘안보‘ 레이건의 공화당에 막후 공세
  • 특별취재팀
  • 승인 2020.01.20 12:42
  • 수정 2020.01.2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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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미 대선에서 맞붙은 지미 카터와 로널드 레이건 TV토론 모습. 레이건의 승리는 한-미관계에도 대변화를 초래했다. [NBC 캡쳐]
1980년 미 대선에서 맞붙은 지미 카터와 로널드 레이건 TV토론 모습. 레이건의 승리는 한-미관계에도 대변화를 초래했다. [NBC 캡쳐]

미국 정부의 희망대로 사형이 선고된 김대중을 감형할 경우 전두환 정권은 무슨 반대급부를 기대할 것인가.

윌리엄 글라이스틴 주한미대사는 전두환 정권이 원하는 댓가는 미국의 ‘승인’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전두환을 보좌해 온 한국의 국방장관과 군고위 지휘관들은 오랫동안 연기돼 온 안보협의회의를 성사시키고 싶어 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정치 발전과 김대중 문제의 해결이 없는 상황에서 협의회 개최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지속해왔다.

미국의 선거가 있기 몇 주 전부터 한국 정부는 여러 경로를 통해 “전 대통령이 미국 방문 초청을 받고 싶어한다’고 미국 측에 전달했다.

전두환 측근들은 특히 공화당 쪽에 기대를 걸었다. 레이건이 선거에서 승리하기 전부터 전 대통령과 그의 친위세력들은 백방으로 수소문하면서 공화당 쪽 인사들과 접촉하려 했다.

글라이스틴 대사가 업무 협의를 위해 워싱턴으로 출발하기 전인 11월 21일. 그는 노태우보안사령관을 만난데 이어 전 대통령을 만났다.

모두 두 사람이 만나기를 요청해 성사된 자리였다. 전두환 정권은 글라이스틴 대사가 행정부 관리들과 레이건의 정권 인수팀 및 의회 인사들을 만날 때 김대중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견해를 정확히 전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릴레이 면담을 가진 것이었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한국과 미국 양국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지금이야말로 긴장관계를 극복하고 1970년대 이래 실종된 화해 분위기를 회복할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대중이 처형되면 한국의 대미관계는 다시 한번 긴장국면을 맞게 돼 양국의 상호이익에 중대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두 사람 모두 그 점을 인정했지만, 군대 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 사이에도 김대중에 대한 강한 적대감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의 대북한 정책의 기류가 변할 가능성이 있다’는 대사의 경고에 대해 노태우 장군은 자신이 ‘온건주의자’라면서 감형이 현명한 선택일 것 같다는 점을 암시했다.

전 대통령은 어떤 암시 없이 “한국의 안정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사는 “한국의 국익에 따라야 한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한국의 대외관계도 그런 국익의 중요한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글라이스틴은 훗날 “당시 전두환도 내 의견에 동의하는 것 같았다”며 “그들과의 대화는 명확한 결론 없이 끝났지만, 어려운 시간이 기다리고 있는 워싱턴으로 떠나는 내 어깨를 조금은 가볍게 해줬다”고 술회했다.

청와대 백악관 x파일
청와대 백악관 x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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