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지는 이재용의 ‘뉴 삼성’…‘100년 기업’ 도약 위한 혁신 가속
젊어지는 이재용의 ‘뉴 삼성’…‘100년 기업’ 도약 위한 혁신 가속
  • 정예린 기자
  • 승인 2020.01.21 18:22
  • 수정 2020.01.22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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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남·고동진·김현석 부문장 유임…노태문 사장, 스마트폰 사업 전면 배치
이인용 사장 현업 복귀, ‘삼성 준법경영’ 속도 낼 듯
2017년 이후 최대 규모 ‘발탁승진…성과주의·신상필벌 이어가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10년 뒤 장담을 못한다"며 창업 각오로 도전할 것을 주문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부회장의 ‘뉴 삼성’이 더욱 젊어졌다.

2020년 인사를 통해 기술 리더십을 갖춘 젊은 리더들을 주요 분야에 전진 배치하는 한편 성과주의에 기반해 역량 있는 인재를 중용함으로써 새로운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미래 밑그림을 그렸다는 분석이다. 또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확실한 ‘이재용식 삼성’의 포석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은 지난 20일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자계열사 사장단 인사에 이어 21일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며 2020년 인사를 마무리했다. 세대교체를 가속화 하면서도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안정 속 변화’를 택했고, ‘성과주의’와 ’신상필벌’ 기조도 이어갔다.

'삼성 갤럭시 언팩 2019'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노태문 삼성전자 IM부문 개발실장(사장). [사진=위키리크스한국DB]
'삼성 갤럭시 언팩 2019'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노태문 삼성전자 IM부문 개발실장(사장). [사진=위키리크스한국DB]

먼저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에서는 승진자가 2명에 그쳤던 지난해와 달리 4명이 승진하고 기존 ‘3인 대표이사’들이 겸직하던 일부 업무를 내려놓는 등 변화가 감지됐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이재용의 남자’라 불리는 노태문 사장이 52세의 젊은 나이로 스마트폰 사업의 새 사령탑에 앉은 것이다. 그동안 스마트폰 제조자개발생산(ODM)을 강력하게 주장해 온 노 사장이 이번에 사업 총괄을 맡게 되면서 스마트폰 원가 경쟁력 개선 등에 대한 전략 변화가 주목된다.

노 사장은 지난 2007년 30대의 나이로 최연소 상무에 발탁된 이후 초고속 승진을 거듭해 왔다. 2011년 40대에 전무에 올랐고, 다시 2년 만에 부사장 자리를 꿰차며 ‘갤럭시 신화’를 일군 것에 대한 보상을 톡톡히 받았다.

1997년 포항공대 전자전기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노 사장은 같은 해 무선사업부 개발3팀에 입사, ‘삼성맨’으로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차세대제품그룹장, 혁신제품개발팀장 등을 거쳐 지난 2017년 개발실장 자리에 오르는 등 ‘개발통’의 면모를 굳혔다. 2010년에는 그래픽 성능을 개선한 소프트웨어와 저전력 기술로 갤럭시S 개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자랑스런 삼성인상’도 수상했다.

특히 갤럭시S와 노트 시리즈 등 주요 스마트폰 개발을 진두지휘하면서 ‘갤럭시 신화’를 써내려갔으며, 지난해 세계 최초 출시한 ‘갤럭시 폴드’로 또 한번 혁신을 선도했다.

노 사장은 오는 3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예정인 ‘갤럭시 언팩’을 통해 첫 공식 무대 데뷔전을 치를 것으로 예견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개발자 출신인 노 사장은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모바일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주역”이라며 “52세의 젊은 리더인 만큼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참신한 전략 제시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기남 DS부문장 부회장, 고동진 IM부문장 사장, 김현석 CE부문장 사장 등 기존 3인 대표이사 체제는 계속 유지된다.

이밖에 이인용 사회공헌업무총괄 고문이 사회공헌업무총괄(CR) 담당 사장으로 현업에 복귀했다. 이 사장은 삼성 준법경영위원회에 위원으로 내정된 유일한 사내위원이라는 점에서 향후 사내 준법경영의 기틀을 닦는 동시에 이재용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재판에 영향을 미칠 여러 사안에 대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될 전망이다.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지난 17일 4차 공판에서 삼성 준법위가 실효적으로 운용된다면 양형에 반영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 사장이 맡게 될 사회공헌업무를 총괄했던 윤부근 부회장을 비롯한 권오현 회장, 신종균 부회장 등 삼성의 역사를 함께 해 온 이들은 현업에서 손을 떼고 고문으로 물러났다. 앞으로 경영 관련 자문 등을 통해 뒤에서 힘을 보탤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임원인사에서는 변화의 폭이 더욱 컸다. 경영성과와 성장 잠재력을 겸비한 젊은 리더들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미래 CEO 후보군을 두텁게 했다. 특히 연령이나 연차에 상관없이 성과주의 원칙에 따른 발탁인사가 대폭 확대됐다. 총 162명의 승진자 중 발탁승진이 24명에 이른다. 지난 2017년 인사 이후 최대 규모다.

역대 두번째 최연소 부사장 자리에 오른 최원준 무선사업부 전략제품개발1팀장 부사장은 1970년생으로 모바일 단말 및 칩세트 개발 전문가다. 세계 최초 5G 단말 상용화, 갤럭시 S10과 갤럭시 노트10 적기 출시를 통해 기술 리더십 제고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프라나브 미스트리 삼성리서치아메리카 전무는 올해 1981년생으로 최연소 임원이 됐다.

사업부 중 가장 보수적인 반도체부문에서 최초의 여성 임원이 배출됐다는 것도 주목할만 하다. 안수진 메모리사업부 플래시 PA팀 전무는 1969년생으로 브이낸드 소자 개발 전문가다. 이번 인사에서 세계 최초 6세대 V낸드 제품에 COP(Cell on Peri) 기술을 적용하고, 양산성 확보를 주도한 공을 인정받았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등 전자계열사의 인사도 이틀에 걸쳐 일제히 진행됐다.

우선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 노희찬 에스원 사장이 새 CEO로 선임됐다. 이윤태 전 삼성전기 사장과 달리 전영현 삼성SDI 사장과 홍원표 삼성SDS 사장은 지난해 호실적에 힘입어 이른바 ‘60세 룰’을 피해갔다.

수장에 오른 경 사장과 노 사장은 모두 삼성전자 출신이다. 경 사장은 1994년 서울대학교 제어계측공학 박사를 취득한 뒤 같은 해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램 설계팀에 입사했다. D램 설계팀 담당임원, 플래시 개발실장, 솔루션 개발실장 등 메모리사업부 요직을 두루 거친 메모리분야 전문가로 통한다.

노 사장의 경우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지원팀장, 삼성디스플레이 경영지원실장을 역임하고 지난 2017년 11월부터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을 맡아온 재무 전문가다.

계열사 임원인사에서도 기술적 리더십을 기반으로 한 성과주의 원칙 아래 젊은 리더를 중용해 변화의 흐름에 대응하는 기조가 이어졌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최초로 40대 여성 임원 2명을 배출한 것이 그 실례다.

삼성은 오늘 정기 인사를 통해 경영진 인사를 마무리했고, 조만간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확정 발표할 계획이다.

[위키리크스한국=정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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