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저소득층의 이민을 반대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법에 손을 들어준 미 대법원
[WIKI 프리즘] 저소득층의 이민을 반대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법에 손을 들어준 미 대법원
  • 최석진 기자
  • 기사승인 2020-01-29 07:00:23
  • 최종수정 2020.01.28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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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 [폭스뉴스]

미국의 대법원이 국가의 공공부조(public charge)가 필요한 이민자들의 미국 내 이민을 막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제한 조치에 손을 들어주었다고, 28일(현지 시간) 폭스뉴스 등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공공부조(public charge) 이민이란 미국에 유입하는 이민자 중 국가가 돌보아주어야 하는 사람들에 해당하는 이민을 말한다.

이민국은 이민(영주권) 심사 시, 해당 지원자가 잠재적으로 공공부조(public charge) 대상이 될 것인지 판단하고, 만약 그렇다면 해당 신청자의 이민을 거부할 수 있다. 이는 이민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여러 가지 이민 거부사유(grounds of inadmissibility) 중 하나에 해당한다. 우리가 가장 흔히 아는 이민 거부 사유는 범죄 이력 및 기존 이민법 위반 기록이다.

이번 판결로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서 연방 법원들이 내린 예비 법정명령(preliminary injunction) 때문에 시행을 보류 중이었던 저소득층이나 장애인에 대한 이민 거부를 밀어붙일 수 있게 되었다.

27일 내려진 이번 판결은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져 있는 대법원 판사 성향을 반영이라도 하듯이 5대 4의 아슬아슬한 비율로 가결되었다.

문제는 지난해 8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에 들어오는 이민자 중 주택이나 의료보험 등의 공공부조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이민 신청자들의 이민을 제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불거졌었다. 이에 대해 하급심에 해당하는 각 연방 법원들이 소송의 진행 중에는 이 조치의 강행이 불가하다는 판결을 내렸던 것이다.

그러자 트럼프 행정부의 법무부가, 하급심들의 판결에 반발하면서, 이 문제가 법원에서 최종적으로 확정될 때까지 임시로 강행할 수 있도록 상급 법원이 개입해달라는 소를 제기했었다.

최초의 발단은 뉴욕시와 이민자 인권보호 단체뿐만 아니라 코네티컷 주, 버몬트 주, 뉴욕 주 등이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반이민 조치를 막아달라고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되었다.

한편,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는 전통적인 항소(appellate process) 제도를 거치지 않고 1심에서 내려진 판결을 곧바로 대법원으로 가져가곤했다.

이와 관련하여 공화당 추천의 닐 고서치 대법관은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과 함께 별도의 판결문을 통해 정부의 정책을 가로막는 하급심의 판결이 성행하고 있는 현상을 비판하고 나섰다.

“하급심들이 일반적인 법적 관행을 초월하는 구제 명령을 내리는 일이 점점 더 관행처럼 굳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러한 구제 명령들이 ‘전국적’ 또는 ‘보편적’ 그리고 ‘우주적’이라는 명분을 띠고는 있지만 이 명령들은 공통적인 결함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들은 사건의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에게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를 가르치고 있는 것입니다.”

닐 고서치 대법관은 이렇게 설명했다.

공공부조를 이유로 하는 이민거부 사유가 오랫동안 미국의 이민법에 들어있기는 했지만 헌법에 공식적으로 명문화되어있지는 않다. 미국 이민국이 작년 8월 제안해 발효되는 이번 법률은, 공공부조에 대해 36개월 이내에 한 건 이상의 지정된 수혜를 12개월 이상 받게 되는 이민자들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법률안의 기본원칙은 미국의 오래된 가치와 자급자족의 원리입니다.”

미국 이민국의 국장대리인 켄 쿠치넬리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것은 아메리칸 드림의 핵심요소이며 미국을 미국답게 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180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 미국 역사에 잘 나타나있는 중심 사상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같은 공공부조를 이유로 하는 반이민법은 미국 민주당뿐만 아니라 이민 인권운동가들의 맹렬한 반대에 직면해있다. 이들은 정부가 불법 이민자들에게도 다양한 형태의 공적 원조를 확장해서 시행해야한다고 주장하는 한편으로 이민자들의 복지를 축소하는 조치에도 반대하고 있다.

“이번 법률안은 이민자들에게 상처를 주는 트럼프 행정부의 또 하나의 조치입니다.”

미국 자유 인권협회(ACLU) 장애인 권리 프로그램의 대표 변호사인 클라우디아 센터는 월요일 이렇게 말했다.

“이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사회에 공헌하지 못한다는 그릇된 고정관념의 산물일 뿐입니다. 장애인의 가족들은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의회는 장애인 차별이 연방 법률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줄곧 선언해왔습니다. 이 법은 당장 중지되어야합니다.”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의 의장인 톰 페레즈 의원은 이 법률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미국의 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극단적 반이민법과 외국인 혐오주의에 거수기 노릇을 하는 장면은 심히 가슴 아픈 순간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대법원의 보수 성향 법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범죄시하는 일을 방조하고, 미국 시민이 되어 이 나라에 보답할 수 있는 기회의 문을 닫아버리고 있습니다.”

dtpchoi@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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