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인사이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불러일으킨 중국의 한의학 논쟁
[WIKI 인사이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불러일으킨 중국의 한의학 논쟁
  • 최정미 기자
  • 기사승인 2020-02-04 06:50:40
  • 최종수정 2020.02.04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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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병원 집중치료실에서 보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사진=연합]
24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병원 집중치료실에서 보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사진=연합]

최근 ‘인동(忍冬)’이라는 약재식물과 여러 개화식물들로 만든 중국 전통약 ‘쌍황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퇴치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중국 학자들의 주장이 중국 내 전통약제 구매 전쟁에 불을 지폈지만, 이러한 주장들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쌍황련'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를 억제시킬 수 있음을 중국과학원(Chinese Academy of Sciences)이 발견했다고 중국 국영 미디어 <신화사>가 최근 보도한 이후 중국에서는 쌍황련 구매 전쟁이 벌어졌다.

감염을 막기 위해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은 피하라는 당국의 권고에도 사람들이 마스크를 쓴 채 한밤 중에 약국 앞에 길게 줄을 서있는 영상들이 온라인 상에 공유되고 있다. 

해당 약품의 구매 열기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에서 금방 품절이 될 정도이지만, <웨이보>에 올라오는 그 효능에 대한 반응들은 긍정과 회의로 엇갈리고 있다.

중국 국영방송인 <CCTV>는 바이러스 억제를 연구 중인 연구원의 쌍황련에 관한 부작용 설명을 보도하면서 주의를 촉구했다. 

<인민일보> 역시 전문 의료인의 안내 없이 전통약제를 함부로 사용하지 말라는 전문가들의 권고를 보도했다.

그럼에도 쌍황련의 효능에 관한 주장은 중국 정부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퇴치를 위한 노력에 있어 중국 전통의학에도 주목하고 가운데 나온 것이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The National Health Commission)는 우한에 투입된 거의 6천명의 의료인력 중 한의학 의료인들도 있다고 발표했다.

중국 정부의 최고 싱크탱크 중 하나로 알려진 중국과학원은 또 다른 약재식물인 ‘호장근(虎杖根)’을 이용한 치료 가능성에 대해서도 연구 중이라고 한다.

이러한 한의학 병행 전략은 중국 내 전통의학의 효과에 대한 오래된 논쟁을 재점화시켰다.

프랑스 중국의학협회(Chinese Medicine Academic Council of France)의 마르크 프리어드는 <AFP>에 중국의 전통치료법이 발열이나 객담 증상 등의 치료에 이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중에 있는 많은 약제들이 품질 면에서 의구심이 들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고, 전통의학은 개별 체질에 의존하기 때문에 효능에 대한 과학적인 기준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했다.

2003년 전 세계적으로 774명을 사망자에 이르게 한 사스가 유행했을 당시 중국은 서양의학과 함께 전통의학을 이용했었다. 

그러나 2012년 <코크란 리뷰(Cochrane Database of Systematic Reviews)>는 연구를 통해 중국의 전통의학과 서양의학을 함께 쓰는 것이 사스 치료에 큰 효과가 있지 않음을 알아냈다는 것이 보도됐다.

중국 정부는 최근 수 년 동안 해외에 전통의학에 대한 홍보를 확대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화사>에 따르면 중국의 전통의학 산업은 2016년 기준 한화 130조원 이상의 가치를 갖고 있는데, 전체 의학 산업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2016년 중국 정부는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의 국가들에 관련 의료센터를 설립하고 의료 인력을 파견하겠다는 전통의학에 관한 백서를 발표했다.

시진핑 주석은 전통의학을 ‘중국 문명의 보물’이라고 칭하면서 다른 의학과 같이 중요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자국의 전통문화와 관련한 메시지를 세계적으로 퍼뜨리는 데 노력하고 있는데, 의학도 그 일부라고 피어드는 말했다.

중국 정부의 이러한 홍보에 뒤이어 2019년 WHO는 의학 동향과 글로벌 보건통계 참고자료인 국제질병분류법에 중국 전통의학을 추가했다.

그러나 유럽과학자문위원회(European Academies' Science Advisory Council)는 WHO 결정을 심각한 문제라며 비난했다. 증거에 기반한 의학이 아니라는 것이다.

WHO는 이에 대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학계의 사기와 거짓에 대항하는 것으로 유명한 중국 저술가 팡쉬민은 <AFP>에 중국 정부의 전통의학 홍보는 국수주의에 이용되는 것일 뿐 과학과는 아무 관련 없다고 말했다.

prtjami@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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