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제주 파라다이스호텔 매각...조원태, 조현아 ‘최애’ 호텔사업 ‘원투 펀치’
한진칼, 제주 파라다이스호텔 매각...조원태, 조현아 ‘최애’ 호텔사업 ‘원투 펀치’
  • 양철승 기자
  • 승인 2020.02.07 16:29
  • 수정 2020.02.07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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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이사회서 결정...LA·인천 호텔도 사업성 재검토 천명
재계 “칼호텔네트워크 매각 초강수 자제로 극적 합의 여지 남겨”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좌측)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우측) [사진=연합뉴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좌측)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우측) [사진=연합뉴스]

한진家 외부세력과 연대해 경영권 분쟁을 촉발한 조현아 전 대항항공 부사장에게 던지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두 번째 반격 카드가 공개됐다. 7일 한진칼 이사회에서 제주 파라다이스호텔 부지 매각과 LA·인천 호텔의 사업성 재검토를 결정한 것. 지난 6일 대한항공 이사회의 송현동 호텔 부지 매각 결정에 이은 원투 펀치를 조 전 부사장을 향해 날린 셈이다.

다만 업계는 한진칼이 호텔사업 자체의 정리를 의미하는 ‘한진칼네트워크 매각’이라는 초강수를 두지 않았다는 점에서 조 회장이 조 전 부사장과의 합의에 여지를 남겼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진그룹은 7일 오전 지주사인 한진칼 이사회를 열고 주주 가치 제고를 목표로 호텔·레저 사업 구조 개편, 저수익 자산과 비주력 사업 매각, 핵심사업 집중을 통한 재무·지배 구조 개선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발표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호텔사업과 관련해 칼호텔네트워크 소유의 제주 파라다이스호텔을 매각하고, 미국 LA 윌셔그랜드센터 호텔과 인천 그랜드하얏트 호텔 등 2곳도 사업성을 면밀히 검토해 지속적으로 개발·육성할지 구조 개편에 나설지 방향을 정하기로 했다.

사실 이날 재계와 업계의 관심은 한진칼이 내놓을 경영쇄신, 주주가치제고 방안에 자회사인 칼호텔네트워크의 매각이 포함될지 여부에 있었다. 대한항공의 송현동 호텔 부지 매각을 놓고 조 회장이 그룹 내 ‘조현아 지우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잇따르면서 상당수 전문가들이 오늘 칼호텔네트워크의 매각 가능성을 점쳤기 때문이다.

칼호텔네트워크는 제주KAL호텔, 서귀포KAL호텔, 파라다이스호텔제주, 그랜드하얏트인천 등 4개 호텔을 보유하고 있는 한진그룹 호텔사업의 중추다. 이의 매각은 조 전 부사장에게 송현동 부지 매각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의 카운터펀치가 될 수 있었다.

7일 오전 한진칼 이사회가 열리고 있는 대한항공 서소문 사옥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7일 오전 한진칼 이사회가 열리고 있는 대한항공 서소문 사옥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뚜껑을 열어본 결과, 조 회장은 조준사격 대신 위협사격을 택했다. 대한항공 관계자에 따르면 제주 파라다이스호텔은 객실이 50여개에 불과한 중소호텔인데다 실제 영업조차 하지 않고 있어 송원동 부지와 다를 바 없는 유휴자산인 탓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칼호텔네트워크는 오랜 적자 속에 부채규모가 2,600억원에 달해 매각 명분이 뚜렷했지만 조 회장이 가족인 조 전 부사장과의 극한 대립까지는 원치 않았던 것 같다”며 “조 전 부사장을 압박해 3월 열릴 한진칼 주주총회 이전에 막판 극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여지를 남긴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관측은 LA와 인천 호텔의 사업을 재검토하겠다는 발표와도 맥을 같이 한다. 조 전 부사장의 입장에서는 언제든 자신이 애정하는 호텔사업을 산산이 분해시킬 수 있다는 조 회장의 강력한 경고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호지분 확보 상황이나 일반 소액주주들의 민심 모두에서 조 회장이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상황에서 공을 넘겨받은 조 전 부사장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며 “한진家와 대립각을 세워온 외부세력과 연대하는 등 역대 재벌가의 경영권 분쟁에서 전례가 없었던 행동까지 서슴지 않는 조 전 부사장의 성향을 감안할 때 ‘모 아니면 도’식의 끝장대결로 귀결될 개연성도 배재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진칼 이사회는 이날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강화와 관련 대표이사가 맡도록 되어 있는 이사회 의장을 이사회에서 선출토록 규정을 개정했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분리함으로써 감시자로서 이사회의 역할을 강화해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 사외이사의 독립성도 높이기로 했다.

또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필수적이지 않거나 시너지가 없는 자산도 매각키로 했다. 한진 소유 부동산, 그룹사 소유 사택 등 국내외 부동산에 더해 국내기업에 단순 출자한 지분 등이 매각 검토 대상이다.

[위키리크스한국=양철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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