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무엇이 문제인가④] '노무현 고비처' 반대 검사, '문재인 공수처' 위헌 대리인 될까
[공수처 무엇이 문제인가④] '노무현 고비처' 반대 검사, '문재인 공수처' 위헌 대리인 될까
  • 윤여진 기자
  • 기사승인 2020-02-07 18:20:02
  • 최종수정 2020.02.0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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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검찰연구관 출신 이완규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
"공수처 피의자 원하면 무료변론도, 헌법소원도 해주겠다"
공수처는 헌법근거 없어.. 공수처검사는 사법경찰에 불과
국가수사청 만들어 검경·공수처 특별수사 기능 흡수하고
특별감찰관 범위 고위공직자로 확대 후 특검요구권 줘야
[편집자주] 위키리크스한국은 지난해 12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177명 중 찬성 160명으로 가결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법안의 문제점을 대한민국헌법과 수사 체계를 담은 검찰청법·형사소송법 조문을 토대로 분석, '공수처 무엇이 문제인가'를 4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연재는 ①헌법 근거 없는 공수처 검사를 시작으로 ②우려되는 부패범죄 총량 감소 ③특별검사 위헌론과 비교하는 공수처 위헌론 ④전문가 제언으로 이어질 예정입니다.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동인(유한) 사무실에서 만난 이완규 변호사. [사진=최지환 기자]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동인(유한) 사무실에서 만난 이완규 변호사. [사진=최지환 기자]

"이 법, 통과되면 사표 씁니다. 그리고 첫 사건 변호사 돼서 위헌제청합니다"

지금으로부터 15여 년 전인 2004년 초여름,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 토론회'가 열린 부패방지위원회(옛 국민권익위원회·부방위) 회의실엔 정적이 흘렀다. 검찰 몫으로 대검찰청에서 나온 검찰연구관이 민주주의 이론을 들어 '고비처설치법' 정부안 하나하나를 문제삼은 까닭이다. 

당시 참여정부는 대통령 직속 부방위 아래 고비처를 두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해 부방위 업무보고에서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를 부패방지위원회 산하에 설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보고하라"는 노무현 대통령 지침에 따른 것이다. 부방위 공무원을 난감하게 한 이 검사는 이완규 현 법무법인(유한) 동인 파트너변호사다. 지난 6일 서초구 사무실에서 만난 이 변호사는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공수처설치법'을 두고 "위헌 결정이 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에게 고비처보다 못한 게 공수처다. 

다음은 이 변호사와 1시간 40분에 걸쳐 나눈 일문일답이다.

▲문재인 정부는 오는 7월 공수처 출범을 목표로 국무총리실 산하에 준비단(단장 남기명 전 법제처장)을 꾸린다. 제도 자체를 총평한다면.
=입법정책적으로 공수처를 만들 수는 있다고 본다. 고위공직자범죄를 수사하는 기구를 검찰로 할 것인지는 일반적인 입법례가 있지만, 미국에 연방수사국(FBI)이 있지 않나. 만드는 것 자체를 잘못됐다, 이렇게 말할 수는 없다. 다만 법치주의 관점에서 국회는 법률을 만들더라도, 헌법에 맞게 해야 한다. 

▲공수처가 반헌법적이라는 건가. 
=우리 헌법이 예정하는 민주주의가 뭐냐부터 얘기를 시작해야 한다. 프랑스 시민혁명을 계기로 왕정이 철폐되면서 시민들이 주권을 갖는 나라로 변했다. 그러면 국민들은 주권을 어떻게 행사하느냐. 대의민주제다. 정부를 구성해서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한테 위임해서 나라를 맡긴다. 국민국가가 발동되면서 민주주의를 구형하는 방법으로 다수결을 둔 거다. 그런데 다수결은 50%를 살짝 넘으면 된다. 정치를 해본 사람들이 보니까, 약간의 기법만 있으면 다수결이 가능한 거다. 약간의 선동과 약간의 트릭만 있으면 50%를 넘기는 게 크게 어려운 게 아닌 거다. 그런데 50%만 잡아도 권력은 100%를 잡는다. 그렇게 권력을 함부로 쓰는 정권들이 생겨났다. 소위 독일의 나치, 일본의 군국주의, 이탈리아 무솔리니 파시즘. 다수결의 의한 독재다. 과반수를 넘어 권력을 남용해 국민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정권을 경험한 거다. 그래서 2차 대전 이후 서구 국가들이 '단순다수결이 위험하구나' 생각했다. 그래서 '다수결 원리도 조금 제한해야겠다' '어떤 틀로 제한해야겠다'라고 해서 만든 게 '실질적 법치주의'다. 다른 말로 '민주적 정당성'이다. 이 개념에선 헌법이 실질적인 규범력을 갖도록 강조하게 됐다. 그러니까 국회가 법률을 제정하더라도 헌법 틀 안에서 해야 한다는 거다. 이건 법학을 공부하는 사람에겐 아주 상식이다. 공수처는 민주적 정당성이 없는 기관이다. 

▲대한민국헌법에 공수처 근거가 없다는 건가. 
=지금 공수처설치법을 만든 사람들은 헌법을 안 봤다. 이처럼 헌법을 무시하는 태도가 있나. 헌법을 무시하면 독재다. 옛날 나치나 일본 군국주의 독재자들이 가진 마인드를 가지고 있단 말이다. 법만 만들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보겠다. 우리 헌법은 입법권을 행사하는 기관으로 국회를 두고 있다. 국회는 하나다. 그런데 법률로 두 개 국회를 만들 수 있나? 그럴 수 없다. 독일이나 미국처럼 국회가 둘인 나라가 있지만, 우리 헌법 체제에선 국회를 하나만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회를 두 개 두면 위헌이다. 사법부도 마찬가지다. 대법원을 최고법원으로 하는 법원을 둔다고 규정한다. 고위공직자범죄를 재판하는 법을 만들 수 있나? 안 된다는 게 너무 명백하지 않나. 왜냐하면 우리 헌법이 법원을 하나만 두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 남은 게 행정권력이다. 공수처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행사하는 기관이다. 전형적인 행정권이다. 수사와 기소를 행사하는 검찰이 행정부 소속이지 않나. 

그럼 행정권에 속하는 권력은 어디에 부여했나. 정부다. 그래서 정부라는 규정을 보면, 우리는 대통령을 정부의 수반으로 한다. 정부에는 국무총리와 행정 각 부를 두게 돼 있다. 그렇다면 행정부는 어떻게 구성하나. 국무총리, 국무회의, 행정 각 부 이렇게 구성한다. 그러니까 적어도 공수처가 헌법에 맞으려면 헌법에 근거를 둬야 한다. 우리 헌법에 근거를 두려면 정부 규정에 둬야 한다. 

▲결국 헌법 정부 조항에 공수처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말 아닌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둬야 하나. 
=정부에 두는 방법은 두 개가 있다. 먼저 대통령 소속으로 두는 거다. 정부가 대통령과 행정부 이렇게 돼 있으니까. 먼저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이건 적절치 않다. 정치적 중립성에 반한다. 또 공수처가 잘못하면 대통령이 직접 책임져야 해서 문제가 있다. 현행법상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돼 있는 기구는 국가정보원이 유일하다. 국정원은 대통령 소속으로 두는 게 가능한 게, 정보 수집과 분석 기능 때문이다. 국정원이 수집하는 대북 정보가 필요한 사람이 누구겠나. 대통령이다. 그런데 공수처는 대통령이 필요한가? 아니다. 

그렇다면 공수처가 헌법에 맞으려면 행정부에 들어가야 한다. 행정부는 국무총리가 행정 각 부를 구성하게 돼 있다. 국무총리실 소속으로 하든지, 아니면 행정 각 부로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국무총리로 가는 것도 적절치 않다. 헌법에선 국무총리가 대통령 명을 받아 행정 각 부를 통할한다고 돼 있다. 통할은 조정이다. 행정 각 부에 다툼이 생길 때 조정하는 게 국무총리 업무다. 그래서 국무총리 밑엔 국무조정실과 몇 가지 외청이 있다. 어느 행정부서에 배속하는 게 적절하지 않거나 전체적으로 아우르는 기관을 국무총리실에 두는 거다. 법제처, 보훈처 이런 것들이다. 그러니까 공수처는 국무총리실 소속으로 설치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 

▲그렇다면 남은 한 가지, 행정 각 부 아닌가. 
=결국은 행정 각 부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도 방법은 두 가지다. 장관이 되거나 장관 밑으로 들어가거나. 수사와 기소 책임자는 법무부 장관이니까, 법무부 소속으로 검찰청도 두고 공수처도 두고 하면 된다. 만약 공수처가 순수하게 수사만 한다면 경찰처럼 행안부 소속으로 둬도 된다. 

장관 밑으로 들어가는 게 싫으면 부를 만들면 된다. '공수부'를 만들어서 공수부 수장을 장관으로 만들면 된다. 이게 헌법 구조다. 그런데 공수처설치법을 보면 공수처를 설치한다고만 돼 있다. 공수처는 소속이 없으니까 위헌이다. 왜 법률로 현재 국회를 빼고 상원을 만들면 위헌이라고 생각하면서, 공수처를 정부 바깥에 만드는 건 위헌이라고 생각하지 않나. 공수처설치법은 행정권을 행사하는 기관을 정부 밖에 두면서 사법부에도 속하지 않고, 입법부에도 속하지 않고, 밖에 똑떨어져 있게 해놨다. 

▲헌법에 근거가 없다는 것 말고 다른 문제는 없나.
=아까 말한 민주적 정당성엔 세 가지 요소가 있다. 앞서 얘기한 헌법에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게 첫 번째다. 두 번째가 '실질적 민주적 정당성'이라고 한다. 어떤 국가기관이 권력을 남용하거나 문제가 생기는 경우에는 국민이 막을 수 있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는 개념이다. 우리 헌법은 국민의 대외기관인 국회를 통해 통제한다. 그래서 국회를 상대로 국가권력기관이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국무위원 출석요구와 해임요구다. 국무위원들이 잘못하면 해임하도록 책임을 묻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검찰청도 법무부 소속으로 들어간다. 법무부 장관이 국회에 책임지는 사람이지 않나. 책임지는 사람 밑으로 들어가야 한다. 반대로 법무부 장관이 국회에 책임지니까, 여기에 속한 사람들은 장관 통제에 복종해야 한다. 지휘감독 관계가 있어야 한다. 

그러면 공수처도 마찬가지다. 국민이 통제하는 장치가 갖춰지려면 공수처장이 장관이 돼서 국회에 책임을 지든가, 아니면 공수처가 법무부 장관 밑으로 들어가야 한다. 책임지는 사람 밑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아니다? 그래서 위헌이라는 거다. 영장청구권 문제도 있지만 오히려 사소한 문제다. 민주적 기구가 아닌 거니까. 

본인 저서에 밑줄을 그어가며 기자에게 설명하는 이완규 변호사. [사진=최지환 기자]
본인 저서에 밑줄을 그어가며 기자에게 설명하는 이완규 변호사. [사진=최지환 기자]

▲검찰청 검사와의 조화도 문제가 될 것 같은데. 
=기소 기관을 하나로 둘 것인지는 입법정책적 문제다. 그래서 검사를 검찰청에도 둘 수 있고, 검찰청 밖에도 공소제기를 담당하는 다른 기관을 둘 수 있다. 그런데 거기서 발생하는 문제가 영장청구권이다. 만약 헌법이 검사를 영장청구권자로 규정하지 않았으면, 영장청구를 검사가 아닌 사람이 해도 된다. 그때는 검찰청에 검사를 둬도 되고, 공수처에 검사를 둬도 된다. 

그런데 왜 문제가 되느냐. 1962년 헌법이 개정돼서 검사의 영장청구권이 헌법에 들어왔다. 그 당시 헌법 제정자들이 예정한 건 검찰청법상 검사뿐이다. 또 하나. 국무회의 심의사항으로 검찰총장 임명 절차를 포함했다. 검찰총장을 검사의 최종책임자, 검찰권의 최종 책임자로 생각한 거다. 검사를 영장청구권자로 규정한 헌법 조항과 검찰총장 임명을 국무회의 심의사항으로 규정한 헌법 조항을 맞물려 해석해야 한다. 영장청구권자로서의 검사는 검찰총장 지휘를 받는 검사라는 결론이 나온다. 

▲공수처검사가 영장청구를 하면 어떻게 되나.
=법원이 어떻게 해석할지 모르겠다. 나는 그게 위헌이니까 안 된다는 게 기본 주장이다. 헌법 개정 취지가 퇴색한다. 그런 식으로 하면 경찰청에도 검사를 두면 되지 않나. 그런데 경찰청에 검사를 두고, 그 검사가 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면 말이 안 되지 않나. 

▲공수처설치법에 영장청구 조항을 넣지도 않았다. 
=그냥 검사를 넣으면 된다고 생각한 거다. 법률 규정으로 검사라고 하면 된다고 단순하게 생각한 거다. 

▲공수처검사는 일부 범죄만 기소할 수 있다. 공소권을 온전히 행사하지 못하는데 검사로 볼 수 있나. 공수처검사가 영장청구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쪽에선 이 문제를 풀지 못한다. 
='검사란 무엇인가'부터 얘기해야 하는 문제다. 법률로 '이 사람을 검사야'라고 하면 그게 검사인가. 그건 아닐 거다. 검사가 수행하는 역할 본질은 공소제기다. 검사라고 말하려면 공소권자여야 한다. 그런 검사가 수사권을 얼마큼 행사하느냐는 각국 입법례가 다른 것이다. 

공수처설치법은 공수처를 수사기관으로 상정한다. 사법경찰관인 거다. 판검사와 경무관급 이상 경찰공무원 직무범죄에서만 공소권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공수처에 검사를 둬도, 그 검사는 이중 지위를 갖는다. 공소권을 행사할 수 있는 분야에선 검사가 맞다. 그런데 이 범죄 밖에선 수사기관일 뿐이다. 검사가 아닌 것이다. 

이제까지 얘기한 민주적 정당성은 잠시 접어두고 생각해보자. 백번 양보해보자는 거다. 헌법이 아닌 법률로 검사를 둘 수 있다고 치자. 그리고 그 검사가 영장청구도 할 수 있다고 하자. 그러면 고위공직자범죄를 수사하는 공수처검사는 항상 영장을 청구할 수 있나? 그렇지 않다는 거다. 기소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다는 거다. 그러니까 판검사와 경무관급 이상 경찰공무원이 아닌 고위공직자를 수사할 땐 공수처검사는 검사가 아닌 거다. 그런데도 영장을 청구한다? 그건 법원에서 기각할 거다. 그런데 영장을 청구하기 전에 헌재에서 위헌 결정이 날 거다. 헌법에 근거가 없으니까. 

▲헌법소원은 기본권 침해가 있어야 소송요건이 되지 않나. 어떤 기본권 침해인가.
=헌법 제12조 제1항 신체의 자유를 보면, 거기에 체포와 구금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야 한다고 돼 있다. 위헌적인 기관이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 거니 적법절차 원칙에 반한다. 행복추구권, 평등권 등 여러 가지를 걸 수 있다. 

▲나중에 공수처 수사 대상에 오른 고위공직자들이 많이 찾겠다. 
=내가 검찰연구관일 때가 2003년, 2004년이다. 그 무렵에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를 반부패위원회에 만든다고 할 때가 있었다. 그때 반부패위원회에 만드는 고비처는 수사기관이다. 그때는 공소제기 기관이 아니었는데도 위헌 얘기를 했다. 이걸 만들면 장관 밑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반부패위원장은 국무위원이 아니다. 민주적 정당성에 반한다. 그때 토론회 나가서 이렇게 얘기했다. '만약에 이법이 통과되면, 사표 씁니다. 나 사표 쓰고 변호사하면 첫 사건은 고비처 위헌제청이다'라고. 

공수처에서 수사 받는 사람이 원한다면 무료변론을 해주겠다. 헌법소원도 해줄 거다. 공수처가 설치되면, 수사를 시작하지 않아도 위헌소송이 된다. 기본권 침해가 급박하지 않나. 헌법소원은 기본권 침해가 발생하지 않아도 급박한 위험이 있으면 가능하다. 그래도 가장 확실한 헌법소송은 공수처가 수사를 시작할 때다. 압수수색 들어오면 바로 위헌소송 내고, 직무정지 가처분신청하면 된다.  

▲공수처 실무를 얘기해보자. 공수처검사가 공소할 수 없는 범죄는 검찰에 넘겨준다. 검찰청검사는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수사가 부실하다. 그땐 검찰이 직접 재수사를 하거나, 공수처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나. 이 부분은 공수처설치법에 규정이 없다. 
=법을 보면 고위공직자범죄를 수사하기 위해서 공수처를 설치한다고 돼 있다. 그러니까 다른 수사기관에서 발견하면 통지해달라는 거다. 그러면 '내가 하기 싫으면 네가 해도 된다'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검찰이나 사법경찰관이 고위공직자 수사하는 걸 금지하는 건 아니다. 

다만 보완수사를 보낼 수 있느냐. 형사소송법을 보면 검찰이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 내려보낼 수 있다고 하지 않나. 그런데 공수처검사는 기소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부분에선 검사가 아니다. 그럼 도대체 뭐냐. 나는 사법경찰관으로밖에 볼 수 없다. 그러니까 공수처검사와 공수처수사관은 직책만 다를 뿐이지 똑같은 사법경찰관이다. 기본법인 형사소송법은 검사와 사법경찰관으로만 나누는데, 검사가 아니면 사법경찰관인 거지. 

▲판검사와 경무관급 경찰공무원 범죄가 아닌 다른 범죄를 수사하는 공수처검사는 그럼 신분이 경찰이랑 똑같다는 건가. 
=경찰은 일반사법경찰관이고, 공수처검사는 특별사법경찰관이다. 형사소송법은 다시 사법경찰관을 둘로 나눈다. 일반사법경찰관은 수사권 제한이 없는 사람이다. 일정한 범위 수사권만 가진 사람이 특별사법경찰관이다. 그런데 공수처검사는 특별한 범죄, 고위공직자 범죄만 수사할 수 있지 않나. 그러니까 특별사법경찰관이다.

▲그럼 검찰청검사와 지휘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번에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바뀐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일반사법경찰관은 수사권이 독립돼 있어서 검사 지휘를 안 받는다. 그런데 여전히 특별사법경찰관은 검사 지휘를 받게 돼 있다. 공수처검사도 특별사법경찰관이다. 그러니까 보완수사 요구가 가능하다고 보는 거다. 

▲공수처설치법에선 공수처수사관을 사법경찰관으로 보고, 공수처검사에게 지휘감독을 받는다고 했는데, 공수처검사 역시 사법경찰관이라면 모순인데.
=그건 내부 관계다. 내부 관계에서 공수처수사관이 공수처검사 지휘를 받는다. 그런데 기관 대 기관에선 형사소송법에 따라 공수처검사가 검찰청검사 지휘를 받는 거다.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본다. 

▲검찰청검사가 그렇게 지휘했을 때 공수처가 따르지 않는다면. 
=논란이 생길 수 있겠지만 어쩔 수 없다. 그런데 검찰청에선 송치 받은 사건을 보완수사를 요구하지 않고 직접 할 거다. 

▲검찰청검사가 재수사 중 추가 고위공직자범죄를 인지하면, 이론적으로 공수처가 다시 달라고 할 수 있지 않나.
=가져오려고 하겠나. 자기네가 송치했는데, 송치한 것 중 검찰이 추가 인지한 것만 따로 가져오라고 할 수 없을 거 아닌가. 그렇게까지 할까. 양심이 있다면 국가기관들이 서로 싸움을 벌이는 일은 안 하겠지. 

[사진=최지환 기자]
[사진=최지환 기자]

▲김선수 대법관은 변호사 시절인 2017년 '검찰이 직접수사도 하면서 공소권을 독점하는 사례가 유례없다면, 견제하는 차원에서 입법례가 없는 공수처 설치가 불가피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그건 입법 필요성만 생각한 거다. 헌법에 근거를 둬야 한다는 것까지 생각을 안 한 거다. 내 말은 공수처를 설치하라는 거다. 공수처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다. 공수처를 설치하려면 헌법에 맞게 하라는 거다. 김선수 대법관 말대로 한국 검찰에 문제가 있어서 공수처 설치한다면 헌법에 맞게 하면 된다. 

▲'헌법 근거 있는 공수처'는 문제없는 것으로 봐, 검찰 개혁 자체엔 찬성하는 쪽 같다.
=도대체 대한민국 검사가 뭐가 문제길래 이런 상황이 일어났나. 공수처가 검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됐다고 하지 않나. 그러면 진단을 정확하게 해야지. 배가 아픈데 다리를 자르면 되나. 

문제는 수사활동이다. 수사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사람을 추궁하면서 편견에 사로잡힐 가능성이 많다. 어떤 사람에게 비리가 있다고 제보를 받은 검사가 있다. 그럼 수사하는 사람 머릿속에는 이 사람이 나쁘다고 각인이 된다. 증거를 수집하는데 이 사람이 변명하는 것 중 '나쁜 놈이 아니다'란 말은 잘 들리지 않는다. 증거를 보더라도 '이 사람은 나쁜 놈'이라는 증거만 보인다. 공정성을 잃은 경우가 많다. 그래서 수사활동하는 사람들은 예단이나 편견에 사로잡힐 우려가 있기 때문에, 수사권만 주는 거다. 영장을 청구하고 안 하고, 기소하고 안 하고 결정은 '쿨'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관에게 맡기는 거다. 

웬만하면 검사가 나서지 말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영미에서도 독일에서도 검사가 직접수사 활동을 많이 하지 않는다. 웬만하면 경찰이 하라고 한다. 영장청구 판단하고 기소 여부만 결정하는 거다. 객관성 있는 기관으로 남으려는 거다. 그런데 수사하는 권역과 기소하는 권역이 합쳐지면 공정성을 잃는다. 

▲한국 검찰은 안 그러지 않나.
=대한민국 검사가 언제부터 그랬나. 5공화국 때부터다. 1982년 5월 '장영자 사건'을 수사한 중앙수사부가 각광을 받다 보니까, 특별수사부가 전국 단위로 시작되다 보니까, 검사들이 특별수사를 하게 됐다. 특별수사 하다 보면 냉정하고 적법절차를 지켜야 하는데 실패한 사건이 생기게 된다. 특별수사는 힘 있는 사람을 상대로 하다보니까, 수사가 잘못되면 패배감에 질책을 많이 받는다. 그러다 보니까 검찰이 너무 무섭게 느껴지는 거다. 검찰이 악의 축처럼 느껴지고.

▲해결 방법은.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는 거다. 특별수사에서 발을 조금 떼서 정말 국민들이 '검찰 너네들이 좀 해'라고 사정사정할 때 특별수사하면 된다. 대표적으로 고위 경찰관, 국회의원, 장관급이 연루된 범죄를 하면 된다. 요즘처럼 청와대가 수사 대상일 때 하면 된다. 그런데 검찰이 그런 것 말고 많이 했지 않나. 기업수사, 증권수사, 연예인 수사.

▲검사로 재직할 때 직접수사 많이 하지 않았나. 
=나도 직접수사했다. 나도 하고 했지만, 직접수사를 줄여야 한다는 건 검찰연구관 때부터 했던 얘기다. 미래 검찰이 국민 신뢰를 받으려면 이런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지금 검찰이 맡고 있는 특별수사는 너무 과도하다. 

▲그렇다면 검찰이 포기하는 특별수사, 누가 하나.
=그걸 맡을 사람이 또 필요하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없애버렸는데, 증권범죄는 생기지 않나. 합수단을 없앴다고 해서 증권범죄가 없어지는 건 아니지 않나. 검찰이 발을 떼면 지금 경찰은 자기네가 하겠다는 거다. 왜냐면 특별수사가 권력이니까. 특별수사를 하는 데가 권력기관으로 부상한다. 그런데 이거 굉장히 위험하다. 경찰 기본 업무는 치안이다. 경찰 수사는 치안 수사다. 살인, 강도, 절도, 교통사고 이런 거다. 경찰이 사정기관은 아니다.

그럼 누가 하나. 미국은 FBI, 영국은 자치경찰 만들면서 일반범죄를 수사하지만 그거 이외 중요수사를 하는 곳으로 중대범죄수사청(SFO)을 만들었다. 법무부 소속이다. 그렇게 분산을 해줘야 한다. 우리도 검찰에서 떼어내려면 FBI를 만들어야 한다. 경찰이 맡으면 사고 친다. 경찰 입장에서도 독이 든 사과다. 

[사진=최지환 기자]
[사진=최지환 기자]

▲국가수사청 같은 걸 만드라는 건가.
=내 기본 생각은 경찰청 사정수사 인력과 검찰 수사관들을 묶어서 국가수사청을 법무부 소속으로 만들라는 거다. 미국 FBI가 연방 법무부 소속이다. 국가수사청 역시 사법경찰관이니까, 여기서 송치하면 검사가 지휘하고 영장청구할 때 통제하면 된다. 현직에 있을 때도 그런 얘기 많이 했다. 

▲국가수사청 신설은 현재 검경수사권 조정과 많이 다른데. 
=수사지휘권을 유지해야 하는데 폐지했으니까 거꾸로 갔다. 또 검찰청법에 검사가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을 '이것만 해라' 이런 식으로 할 게 아니다. 직접수사 기구를 줄이면 된다. 지금 수사권 조정은 수사지휘권 폐지하고 기구도 줄이지 않나. 그럼 검찰은 남는 게 없다. 검찰청법 24조에 '지검에 부를 둘 수 있다'라고 한 조항에 '다만 특별수사부는 어디에만 둔다'라고 바꾸면 간단한 문제다. 

▲그럼 공수처가 남지 않나.
=공수처를 만들 거면 국가수사청으로 크게 만들라는 거다. 지금은 고위공직자 범죄만 수사하게 했는데 그러지 말고 7급 이상 공직자를 수사하는 기구로 만들면 된다. 기관이 커져야 한다. 지금처럼 검사 25명에 수사관 40명으로 만들면 별동대가 된다. 자기 사람으로 다 심을 수 있다. 딱 '내 기구' 만드는 거다. 기구를 크게 만들면 장악이 안 된다. 내가 보기엔 수사관 1500명쯤 해야 하지 않겠나. 지금은 공수처를 딱 손에 쥘 수 있게 만들어서, 검찰총장이 말을 안 듣는다고 '네가 공수처 1호 수사 대상이다'라고 협박하지 않나. 

▲현안으로 가보자. 청와대 '하명수사' 혐의를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가 했다. 인지부서가 하는데도 수사 대상인 청와대 반발이 심상치 않아. 만약 공수처라면 이런 수사를 할 수 있겠나. 
=의문이 있다. 공수처장에 대찬 사람이 들어와야 한다. 그런데 과연 그렇게 할까. 모든 기구는 권한이 남용될 때 통제해야 하는데 공수처설치법엔 그런 게 없다. 부당하게 기소하지 않는 결정을 하면 어떤 통제하는 장치가 있나? 지금 이법에는 없다. 공수처장이 엉터리면 통제가 안 된다. 통제가 안 된다는 말은 청와대가 지금 윤석열 총장 통제가 안 된다고 했을 때 통제만 말하는 게 아니다. 청와대 편을 들어 권한을 행사하는 것도 통제가 안 되는 거다. 

▲이제까지 얘기를 종합하면 공수처는 '플랜C' 정도 되는 것 같다. 필요하면 만들되 헌법에 맞게 하라는 거니까, 썩 내키는 것으로 들리진 않는데. 그것 말고 '플랜A' 가 있다면.
=나는 공수처를 도입하는 것보단 특별감찰관제를 활용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수사구조 개편 방향으로 특별수사를 검찰이 국가수사청에게 넘겨주면 남은 문제가 고위공직자 수사다. 그런데 고위공직자가 많다고 하는데 판검사 5000명 빼면 많지 않다. 대검 형사1과장 시절(2011년)에 통계를 보니까 1년에 3급 이상 공직자 수사되는 게 몇 건 안 된다. 1년에 하나도 없을 때도 있다. 건수도 직권남용 고발이다. 도에 인허가를 신청했는데 안 해주니까 도지사를 직권남용으로 고소한다. 대부분 각하된다. 실제로 어떤 비리가 있어서 수사하는 건 많지가 않다.

1년에 한두 건 있을까 말까 한데 공수처를 만든다는 건 낭비다. 이 기구를 처음 시작하면 무소불위가 된다. 무소불위지만 평소에는 건수가 없을 땐 논다. 그런데 놀지는 않을 거다. 월급 받는데 놀 수는 없지 않나. 결국 사찰한다. 정보를 수집하고 뒷조사하고 다니고. 그런데 잘 생각해보자. 어떤 고위공직자 비리를 수집하는 게 감찰이다. 그건 감찰 업무이기 때문에 수사기구 업무가 아니다. 그러니까 고위공직자 대상으로는, 원칙적으로 특별감찰관 제도가 맞는 거다. 

현재 특별감찰관 감찰 범위가 좁다. 청와대 수석급이다. 나는 고위공직자 수사 대상 전체로 감찰 범위를 넓히라고 주장한다. 다만 법관 경우는 사법부이기 때문에 행정부가 감찰하는 건 맞지 않다. 여기에 3급 이상 감찰권 주고, 감찰 결과 수사가 필요하면 특별검사를 요구할 수 있게 하면 된다. 지금 상설특검법에 특검 요구권자가 국회와 법무부 장관인데, 특별감찰관만 추가하면 된다. 고위공직자 수사는 사건 발생할 때만 특별검사가 수사하고 나서 없어지는 거다. 공수처를 상설로 두지 않아도 된다. 쓸데없이 예산 낭비할 필요가 없다. 심지어는 공수처검사를 경력으로, 선거 나가겠다는 것 아닌가. 

[사진=최진환 기자]
[사진=최지환 기자]

이완규(59) 변호사는.

1961년생으로 윤석열 검찰총장과 사법연수원 23기 동기다. 현재 법무법인(유한) 동인 소속 파트너변호사로 있다. 서울대 법학과와 동 대학원 박사 과정을 졸업했다. 1994년 서울지검에서 시작한 검사 생활을 2017년 인천지검 부천지청장으로 끝냈다. 2003년과 2004년 대검찰청 검찰연구관으로 재직하면서 참여정부가 시도한 검찰 개혁안을 법리적으로 검토하는 역할을 맡았다. 검찰 재직 당시에도 이론가로 불릴 정도로 검찰 제도를 깊숙하게 연구했다. 독일이 과학 진흥을 목적으로 설립한 독립 비영리 연구 기관 연합회 '막스 플랑크 협회'(Max-Planck-Gesellschaft·MPG) 산하 국제형사법연구소를 2000년 유학했다. 이 때문에 대륙법계에 정통하다.

검경 수사권 조정을 시도한 참여정부와 문재인정부 모두에게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아 이념적으로 보수라는 오해를 받지만 개인 성향을 드러내지 않는 편이다. 2003년 3월 9일, 노무현 대통령과 신경전을 벌인 '검사와의 대화' 기억은 그에게 주홍 글씨일 뿐이다. 오히려 진보 인사들이 인정하는 법학자다.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에 검찰역사 연구 몫으로 들어간 문준영 부산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진보로 분류되지만 그가 여러 논문에서 가장 많이 인용한 것 중 하나가 이 변호사 저술이다. 현재 서울변호사협회 '공수처 및 수사권 조정 태스크포스(TF)팀' 위원을 겸하고 있다. 저서로는 <검찰제도와 검사의 지위>(2005) <형사소송법 연구1·2>(2008·2011) <한국 검찰과 검찰청법>(2017) 등이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윤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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