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 "아직 '기생충' 관람 못했다면 바로 나가서 봐라"
워싱턴포스트 "아직 '기생충' 관람 못했다면 바로 나가서 봐라"
  • 이가영 기자
  • 승인 2020.02.11 06:48
  • 수정 2020.02.11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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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감독·각본·국제영화상 등 4관왕을 차지한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미국 LA 더 런던 웨스트 할리우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감독·각본·국제영화상 등 4관왕을 차지한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미국 LA 더 런던 웨스트 할리우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봉준호 감독의 한국영화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영화 시상식을 사실상 석권한 가운데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다면 당장 나가서 보라"고 권했다.

WP는 10일(현지시간) "기생충의 미국 박스오피스 실적은 단지 3천500만달러(약 415억원)"라며 "국제영화로서 인상적이지만, 많은 미국인이 아직 보지 못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러니 당신이 잠에서 깨어나 '기생충' 수상 소식을 접하고도 그 영화를 잘 알지 못한다고 해서 언짢아하지는 않아도 된다"면서 "바로 나가서 영화를 보기를 권한다"고 덧붙였다.

WP는 역사를 만들어낸 '기생충'에 대해 알아야 할 사항들이 있다면서 '살인의 추억', '설국열차'를 비롯해 봉준호 감독의 과거 작품, 미국 평단의 호평, 작품상 수상의 의미 등을 상세히 소개했다.

특히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일종의 '기생충 현상'을 만들어냈다고 극찬했다.

WP는 "영화를 관람하는 미국인들이 늘어날수록, 미국인 관객들을 위해 온라인에선 한국 문화에 대한 언급이 확산하고 있다"면서 "라면과 우동을 합친 '람동(ramdong)'으로 번역된 '짜파구리'(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 끓인 라면)가 중요 장면에 등장했고, 온라인에는 한국 음식 조리법이 갑작스럽게 쏟아졌다"고 전했다.

WP는 "최근 아카데미는 백인 일색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 보다 다양성을 갖추려고 해왔다"면서 "올해 감독상 후보에 오른 여성 감독이 없다는 점만 보더라도 갈 길이 멀지만, 이제 우리는 (미국 밖) 누구든 어디에서든 작품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기생충의 작품상 수상이 그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CNN은 홈페이지 메인에 “<기생충>, 역사를 만들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영화가 오스카 역사상 처음으로 비영어권 영화로 작품상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CNN은 “<기생충>이 경쟁작들에 비해 너무나 강력하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오스카 작품상을 받은, 봉준호를 위한 파티를 준비하라!”라고 했다.원본보기

10일 CNN 홈페이지 캡처
10일 CNN 홈페이지 캡처

AP통신은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 92년 역사상 처음으로 비영어권 영화로 작품상을 수상했다”면서 이를 두고 “세계의 승리(a win for the world)”라고까지 평가했다. AP통신은 “오스카는 불안정하고 불평등한 현대사회의 초상화를 그려낸 <기생충>을 택했다”면서 “<기생충>은 제목 그대로 미국 영화상 시즌, 궁극적으로는 역사에 달라붙어 오스카 유권자들을 매료시켰다. 오랜 세월 외국 영화를 낮게 평가해온 미국 영화상에 분수령이 됐다”고 했다. ‘오스카 유권자’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들(AMPAS)을 가리킨다. 아카데미상은 이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그동안 후보·수상자(작품)에 영어권·백인·남성 위주로 이름을 올려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여성 영화제작자들이 후보에조차 오르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앞서 지난 6일 영국 가디언은 92년 역사에서 여성 영화인들이 등장한 사례를 연대순으로 정리한 ‘오스카: 92년의 성별 격차’라는 그래픽을 만들기도 했다. 이런 배경 때문에 “<기생충>의 수상은 AMPAS를 비난해온 이들이 요구해온 ‘좀 더 포용력 있는 오스카’를 약속하는 것처럼 보인다”(월스트리트저널)는 평가가 나온다. 가디언도 “오스카는 자본주의를 풍자한 <기생충>에 작품상을 안기며 화려한 반전을 펼쳤다”면서 “AMPAS이 자신들의 포용력을 보여주려” 한 것이라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지금까지 어떤 한국영화도 할리우드 최고상에 후보로 오른 적이 없었다”면서 “<기생충>의 수상은 국제영화에 대한 AMPAS의 관심이 증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BBC도 “한국영화 <기생충>은 올해 오스카에서 작품상을 받아 역사를 만들었다. 한국인들도 <기생충>의 수상에 매우 기뻐하고 축하를 보내고 있다”고 한국 반응을 소개하기도 했다.

<기생충>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할리우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계 배우들도 축하 메시지를 띄웠다. <그레이 아나토미> 등에 출연한 한국계 캐나다인 배우 샌드라 오는 트위터에 “<기생충> 축하한다. 한국인이라 너무 자랑스럽다”고 올렸다. 배우이자 유명 유튜버인 한국계 미국인 유진 리 양도 트위터에 “언어는 정체성의 핵심이다. 자막은 누군가를 나누거나 자격을 박탈시키는 것이 아니라 믿을 수 없는 엄청난 이야기들로 들어가는 통로다. 오늘밤 오스카 무대에서 우리 가족의 언어를 들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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