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뺏길라'...재택근무 엄두 못내는 국내 제약사들
'고객 뺏길라'...재택근무 엄두 못내는 국내 제약사들
  • 장원석 기자
  • 승인 2020.02.11 15:16
  • 수정 2020.02.11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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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제약사는 재택근무에 돌입했지만 국내 제약사는 그럴 수 없다 [사진=연합]
외국계 제약사가 신종 코로나 사태로 재택근무에 돌입했지만 국내 제약사들은 고객 이탈을 우려해 기존 방문영업을 지속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가 유행하면서 새로 생긴 풍속도는 재택근무다. 병원에서의 2차 감염 우려가 큰 만큼 일반시민들은 병원에 문병을 가는 것도 자제하고 있다.

제약업계 영업자들도 병원을 출입해야 해 외국계 제약사들은 재택근무를 실시한 곳이 많다. 그러나 국내 제약사는 여전히 재택근무에 미온적이다. 영업구조상 재택근무를 통해 얻을 득보다 실이 크기 때문이다.

1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다수 외국계 제약사들은 병원 대상 영업직원들의 재택 근무를 결정했다. 한국화이자제약, 한국노바티스, 한국MSD,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한국BMS제약,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한국애브비, 암젠코리아, 한국UCB제약 등이 현재 영업직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제약사의 경우 삼일제약과 한미약품 정도를 제외하면 아직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지 않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대응의 온도차가 외국계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의 영업환경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외국계 제약사는 종합병원, 대학병원 위주의 영업을 한다. 따라서 관리해야 할 병원 수가 적어 전화로도 충분히 관리가 가능하다.

 외국계 제약사의 제품에는 오리지널 약품이 많다. 때문에 특별히 영업 활동을 하지 않아도 의사들이 자발적으로 처방을 한다. 상대적으로 관리가 쉬운 환경인 것이다.  

반면 국내 제약사들은 종합병원 뿐만 아니라 일반 병·의원 약국까지 커버하고 있다. 판매하는 약들도 카피약 중심이다. 그만큼 관리해야 할 병원 수가 많은데다 경쟁도 치열하다. 잠시만 한눈을 팔아도 경쟁사에 밀릴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벌써부터 일부 제약사가 재택근무에 나선 틈을 타 경쟁업체가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들리고 있을 정도다.

결국 국내 제약사들은 실적의 압박 때문에 재택근무를 하기 힘든 상황에 놓여 있다. 무한 경쟁에서 살아 남으려면 유행병에도 아랑 곳 없이 영업 활동을 해 나가야 하는 것이 현재 국내 제약 영업의 실상인 것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은 잠시만 영업을 멈춰도 거래처를 뺏길 수 있다"며 "모든 업체가 재택근무를 실시하지 않는다면 매출에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위키리크스한국=장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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