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도 ‘명분’도 밀린 조현아 연합, 최후 선택은 ‘노이즈마케팅’?!
‘지분’도 ‘명분’도 밀린 조현아 연합, 최후 선택은 ‘노이즈마케팅’?!
  • 양철승 기자
  • 기사승인 2020-02-19 20:33:24
  • 최종수정 2020.02.19 2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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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조원태 회장측에 공개토론 제안, 20일 기자회견 진행
업계·재계 “주주제안 카드 효과 적자 여론전으로 선회”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측에 공개토론을 제안한데 이어 별도의 기자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여론전에 본격 뛰어들었다. (왼쪽부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강성부 KCGI 대표,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사진=연합뉴스]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측에 공개토론을 제안한데 이어 별도의 기자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여론전에 본격 뛰어들었다. (왼쪽부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강성부 KCGI 대표,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사진=연합뉴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조현아-KCGI-반도건설)이 오는 2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진그룹 경영정상화에 대한 생각과 입장을 공개석상에서 밝힐 예정이다. 지난 17일 조 회장측에 공개토론을 제안한데 이은 두 번째 여론전 행보다.

이에 대해 업계와 재계 일각에서는 3자 연합이 지난 13일 발표한 주주제안이 기대만큼의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하자 한진그룹의 난맥상을 집중 부각함으로써 조 회장을 지지하는 소액주주들을 이탈시켜 반대급부를 노리는 일종의 ‘노이즈마케팅’ 전략을 선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9일 조현아 전 대항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연합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한진그룹의 위기 진단과 미래 방향, 전문경영인의 역할’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강성부 KCGI 대표가 3자 연합을 대표해 직접 발표자로 나설 예정이며, 주주제안 당시 사내·외 이사 후보로 추천받은 인사들 중 일부도 참석해 의견을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을 모았던 조현아 전 부사장의 경우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는 이번 기자간담회가 내달 25일로 예정된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 회장에게 우호적인 현재의 여론을 반전시키기 위한 3자 연합의 전략적 결정으로 보고 있다. 여론이 소액주주들의 표심과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진그룹 내외부의 여론은 조 회장 편에 서 있다. 조 회장이 임직원과의 지속적인 스킨십으로 결속을 다져가는 동안 3자 연합은 언론이나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 등을 통해 조 전 부사장에 대한 대한항공 직원들의 악평이 계속 알려지면서 세간의 감정적 거부감이 오히려 커진 모양새다.

지난 17일에도 대한항공, 한진, 한국공항 등 한진그룹 계열 3사 노동조합이 조 전 부사장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3사 노조는 공동입장문에서 “조현아 왕산레저개발 전 대표는 안하무인의 위세로 노동자들을 핍박하였고 그 결과 한진그룹은 세상의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이제 와서 또 무슨 염치로 그룹을 탐내는가?”라며 복수심과 탐욕을 버리라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3자 연합 중 KCGI의 한진칼 지분율이 가장 높지만 ‘조현아 연합’으로 불리고 있듯 사람들은 이번 사태를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 간의 한진家 경영권 분쟁으로 보고 있다”며 “조 전 부사장의 ‘오너 갑질’ 이미지가 바뀌지 않는 한 3자 연합이 주류 여론의 지지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아-KCGI-반도건설 연합이 지난 13일 주주제안을 통해 추천한 한진칼 이사 후보 8명.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 구본주 법무법인 사람과사람 변호사, 이형석 수원대 공과대학 교수, 여은정 중앙대 교수,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 이중 김치훈씨는 지난 18일 후보에서 자진 사퇴했다. [사진=KCGI]
조현아-KCGI-반도건설 연합이 지난 13일 주주제안을 통해 추천한 한진칼 이사 후보 8명.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 구본주 법무법인 사람과사람 변호사, 이형석 수원대 공과대학 교수, 여은정 중앙대 교수,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 이중 김치훈씨는 지난 18일 후보에서 자진 사퇴했다. [사진=KCGI]

사실 3자 연합에게는 이미 여론을 반전시킬 기회가 있었다. 주주제안을 통해 현 경영진보다 뛰어난 능력의 전문경영인을 제시해 소액주주들의 이목을 사로잡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난 13일 드러난 결과는 ‘먹을 것 없는 소문난 잔치’에 머물렀다.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 등 3자 연합이 추천한 8명의 사내·외 이사 후보들이 업계와 재계의 평가에서 각각 항공분야 경영 경험 전무, 은퇴자로서 현실감 부족 등을 지적받으며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

게다가 지난 18일에는 사내이사 후보였던 대항항공 출신의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가 자진 사퇴하면서 3자 연합의 힘을 더욱 빠지게 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고심 끝에 결정한 전문경영인 후보자 카드가 예상보다 저평가되면서 3자 연합이 여론전으로 전략을 수정한 듯 보인다”며 “17일 제안한 공개토론을 조 회장측이 수용하지 않을 것 같자 자신들이 정한 답변시한인 20일까지 기다리지 않고 오늘 곧바로 기자간담회 계획을 알린 것이 그 방증”이라고 말했다.

3자 연합은 이번 기자간담회의 주제만 알렸을 뿐 세부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조현아 리스크’를 타개할 정도의 깜짝 발표는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일반적 시각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시간적으로 볼 때 기존에 언급되지 않은 혁신적 내용이 포함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지배구조, 재무구조, 부채비율 등 공개토론 제안 시에도 피력했던 한진그룹의 경영상 위기와 전문경영인 후보자들의 역량을 좀더 강하게, 구체적으로 강조하는 수준이 될 개연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런 맥락에서 3자 연합이 여론전의 일환으로 노이즈마케팅에 나설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공개토론이라는 형식 자체가 자신의 정당성을 부각시키는 것 이상으로 상대방의 흠을 잡아 여론재판에 세움으로써 지지자 이탈을 꾀하겠다는 의도가 내재돼 있다”면서 “우호지분과 명분, 여론 모두에서 밀리고 있는 3자 연합이 정공법을 버리고 논란을 키우는 방식으로 판을 흔드는 전략을 선택했다고 봐도 큰 논리적 비약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도 “3자 연합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조 회장 측이 답변을 내놓아야 할 제언들을 던져 공개토론과 유사한 효과를 노릴 수 있다”며 “조 회장 측도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기에 쉽사리 말려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양철승 기자]

ycs@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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