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미세 공정 가속화…비메모리 ‘초격차’ 고삐 죈다
삼성전자, 반도체 미세 공정 가속화…비메모리 ‘초격차’ 고삐 죈다
  • 정예린 기자
  • 승인 2020.02.20 18:26
  • 수정 2020.02.2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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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V 전용 반도체 생산라인 이달 첫 가동…7나노 이하 반도체 생산
지난해 '반도체 비전 2030' 발표, 비메모리 사업 본격화
최근 퀄컴 5G 칩 수주…美 중국 제재 '반사이익' 기대
삼성전자 'V1 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V1 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극자외선(EUV) 기반 첨단 반도체 공정 역량 강화를 통한 기술 리더십 확보로 ‘비메모리 분야 글로벌 1위’ 목표 달성에 박차를 가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첫 EUV 전용 반도체 생산라인 ‘V1 라인’을 가동하고 7나노 이하 반도체 생산에 본격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화성사업장 내 ‘S3 라인’에서 EUV 기반 공정 제품을 함께 생산해 왔지만 별도의 V1 라인 가동을 계기로 미세 공정 경쟁력 육성에 더욱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반도체 산업은 크게 D램, 낸드플래시 등으로 대변되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와 이미지센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시스템 반도체 및 파운드리(위탁생산)를 포괄하는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로 나뉜다. 이중 비메모리 반도체가 전체 반도체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어 이 분야를 선도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들의 초미세 공정기술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업체에게 비메모리 반도체는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가격 변동성이 낮다는 게 최대 메리트 중 하나다. 삼성전자만 해도 메모리 반도체의 ‘슈퍼사이클’로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갔지만 지난 2018년 말부터 시작된 D램, 낸드플래시 등의 가격 하락으로 부침을 겪은 바 있다.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반도체 강화에 나선 것은 지난 2017년부터다. 당시 시스템LSI 사업부에서 파운드리 사업을 분리시키며 첫 발을 내딛었다. 하지만 세계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와 달리 비메모리 반도체에서는 한 자릿수 점유율에 그치며 삼성전자 답지 않게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첨단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를 지속하며 비메모리 분야 선두권 진입을 위한 체계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그 결과, 2018년 세계 첫 EUV 기반 7나노 공정 개발을 시작으로 지난해 4월 5나노 기술 개발·양산에 성공했고 현재 4나노 공정 설계도 완료했다. 초격차 경쟁력 확보 노력은 올해에도 이어져 차세대 설계 기술인 ‘게이트 올어라운드(GAA)’를 적용한 3나노 공정 설계에 세계 최초로 착수했다.

자신감을 얻은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글로벌 1위 등극을 목표로 총 133조원을 투자하고 전문인력 1만5,000명을 채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며 관련 사업 확대를 본격화했다.

지난해말부터는 가시화된 성과가 도출되기 시작했다. 특히 파운드리 시장은 대만 TSMC가 50%의 점유율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지만 삼성전자가 시장점유율을 한자릿수에서 두자릿수로 높이며 2위 자리에 올랐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의하면 지난해 4분기 기준 TSMC와 삼성전자는 각각 전체 파운드리 시장의 52.7%, 17.8%를 차지하고 있다.

또 최근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퀄컴의 최신 5G 모뎀칩 ‘스냅드래곤 X60’을 일부 생산한다. 업계는 고객사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파운드리 사업에서 ‘큰 손’으로 불리는 퀄컴으로부터 수주에 성공했다는 사실 자체가 큰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미지센서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세계 최초의 1억800만 화소 모바일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브라이트 HMX’를 선보이며 관련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이어 최근에는 카메라 감도를 최대 2배 이상 높여 저조도에서도 밝은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는 기술을 추가 적용한 ‘아이소셀 브라이트 HM1’ 양산도 시작했다. 이 이미지센서는 ‘갤럭시 S20 울트라’를 포함한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샤오미 스마트폰 등에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가 주춤하는 사이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며 “EUV 적용 등 미세 공정으로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올해 미국의 중국 제재로 인한 화웨이 등 대형 고객사의 구매 증가가 기대되고 있어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중화권 고객사를 공략하는 동시에 퀄컴과 같은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고, 이들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제품의 추가 설계를 완료하는 등 응용처 다변화도 성장이 기대되는 또 다른 이유”라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정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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