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우려 IT·전자업계…방역과 예방에 총력전
코로나19 확산 우려 IT·전자업계…방역과 예방에 총력전
  • 정예린 기자
  • 승인 2020.02.24 19:08
  • 수정 2020.02.25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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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강화, 개인 위생 강조…"TF팀 중심으로 철저한 대비"
삼성 이어 LG도 사업장 폐쇄 후 예방 방역
내외수 경기 침체 우려…장기화 대비해 다각적 대안 마련
신종코로나 관련 안내문이 걸린 한 기업 출입구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관련 안내문이 걸린 한 기업의 출입구 [사진=연합뉴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전자·IT 업계에서 연이어 확진자와 밀접접촉자가 등장해 비상이 걸렸다. 해당 기업들은 즉시 사업장을 폐쇄하고 방역 등 긴급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다른 기업들도 방역을 강화하고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고려하는 등 사태 악화에 대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24일 전자·IT 업계에 따르면 삼성, LG, SK그룹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지난 23일 정부가 코로나19의 위기 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하고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실시간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주말 각각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가 발생, 사업장을 폐쇄하고 정밀 방역을 실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2일 무선사업부 소속으로 구미2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곧장 모든 인력을 퇴근시키고 주말 동안 전 사업장에 긴급 방역을 실시하고 24일 오후 생산을 재개했다. 확진자가 근무한 층은 오는 25일 오전까지 폐쇄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인천사업장 연구동에서 근무하는 직원의 가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주말동안 연구동에 방역 작업을 벌였다. 또 24일 하루동안 연구동 자체를 폐쇄하고 해당 건물 근무자들을 재택 근무토록 했다.

앞서 지난 20일 SK하이닉스도 이천사업장에서 대구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생산라인 신입사원과 폐렴 증상을 보인 직원이 확인됐다. 이에 교육장 등을 방역하고, 이들과 접촉한 구성원 800여명을 자가격리 조치한 바 있다. 다행히 두 사람 모두 최종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폐렴증상자와 접촉한 250여명은 격리해제가 이뤄져 오늘부터 정상 출근했다. 다만 밀접접촉자 및 이 직원과 동선이 겹친 550여명은 확실한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오는 3월 1일까지 자가격리될 예정이다. 

이외의 기업들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사업장 간 방문을 최소화하고, 대구 거주 직원들을 재택근무토록 하는 등 특단의 조치를 실행하고 있다. 또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방역을 강화하는 동시에 개인 위생을 강조하고 있다.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등 삼성그룹은 각 사별로 꾸려진 TF를 중심으로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사업장 소독 횟수와 범위를 늘리고 있다. 아울러 사업장 입문, 회의, 엘리베이터 탑승 등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는 마스크착용을 의무화했으며, 체온도 주기적으로 측정하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대구지역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직원들에게 국내 출장을 자제하고 화상회의 등을 통해 업무를 진행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수원 본사와 구미사업장 간 업무버스 운행도 중단했으며, 특히 대구·경북 지역 출장은 아예 금지했다. 

LG전자는 대구에 거주하는 구미사업장 사무직 직원들의 재택 근무에 돌입했다. 또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사업장 간 출장을 제한하고, 외부인의 출입도 금지했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대구와 청도에 거주하는 직원들에게 유급휴가를 부여해 사업장 출입을 제한했고, LG이노텍은 2주일 내 대구·경북 지역 방문 시 2주간 1일 2회 체온을 측정토록 했다.  

SK그룹은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각 관계사별 상황에 맞춰 오는 25일부터 1~2주 간 재택근무를 실시한다. SK(주),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 E&S, SK네트웍스, SK실트론 등 6개사가 참여한다.

SK그룹 관계자는 "필수인원을 제외한 전 구성원이 대상이며, 구체적인 시행기간 및 세부 운영방안 등은 각 관계사별 자체적으로 정해 시행할 예정"이라며 "재택근무 기간 동안 업무에 차질이 없는 선에서 필수 인력 중심으로 출근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사업장 입구에서 체온 전수 조사를 실시하는 것은 물론,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그리고 출근 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한편 공유좌석제 중단, 식당 운영시간 연장 등 구성원간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에 일본 수출규제까지 한국 수출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한편, 코로나19의 확산이 급속도로 빨라지면서 기업들의 자구책 마련에도 불구하고 물류와 내수시장 악화, 셧다운 등 산업 전반의 침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일례로 중국 고객의 비중이 높은 반도체, 전자재료, 배터리 등 전자부품 업계의 경우 현재까지는 비축해둔 재고가 있어 부품 조달이나 수출 현황 등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사태가 장기화될 때를 대비해 내부적으로 다양한 시나리오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지역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물류가 원활하지 않은 곳이 있어 중국이나 한국 사업장으로의 조달이 늦어지는 사례가 있었지만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거나 생산 중단 등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대다수 기업들이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질 때를 대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가전 등 완제품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출시행사 등이 기약없이 미뤄져 연간 일정에 변수가 생겼다.

실제로 매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통신·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20(MWC 2020)’의 개최가 전격 취소되면서 5G 시대 원년을 맞아 모처럼 활기를 띌 것으로 예견됐던 스마트폰 사업이 또다시 주춤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MWC는 올해를 이끌 스마트폰 신제품과 각종 차세대 통신 기술이 공개되는 것은 물론, 기업 경영진들이 주요 고객사와의 미팅을 통해 다양한 비지니스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당초 주최측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는 개최 강행을 주장했지만 LG전자를 시작으로 소니, 아마존, 에릭슨 등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줄줄이 불참을 선언하자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백기를 들었다.

LG전자는 MWC 2020의 대안으로 국가별 신제품 공개행사를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상황이 악화되면서 이마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외에도 스마트폰과 가전은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체험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당분간 실적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외출 자체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의 비율도 급속도로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디지털프라자 매장은 ‘갤럭시 Z 플립’과 ‘갤럭시 S20’ 시리즈 출시 첫 주말에는 제품을 직접 만져보기 위해 발 디딜틈 없었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지난 주말에는 대기인원 없이 한산해 대조되는 모습을 보였다.

[위키리크스한국=정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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