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평면설을 입증하겠다고 로켓을 타고 날았다가 추락사한 휴스의 뒷이야기
지구평면설을 입증하겠다고 로켓을 타고 날았다가 추락사한 휴스의 뒷이야기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0.02.26 18:10
  • 수정 2020.02.26 1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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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휴스도 지구가 평평하다는 음모론을 믿지 않았다
괴짜 스턴트맨 마이크 휴스와 직접 제작한 로켓. 그는 이 로켓을 타고 이룩 직후 추락해 숨졌다.

 

지난 주말 BBC 등 외신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사는 마이크 휴스(64)가 타고 있던 사제 로켓이 캘리포니아 바스토 사막에 추락하며 그가 사망했다고 보도했었다. 다음은 그의 기괴한 품성과 행동, 그리고 스턴트맨으로서의 삶에 대한 뒷이야기이다.

지난 2002년 링컨타운카(길게 연장한 리무진 승용차)를 타고 31미터 점프에 성공해서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데 성공한 이래 마이크 휴스는 무모한 괴짜라는 별명을 달게 되었다. 주로 리무진 차를 이용한 스턴트를 하다가 독학으로 로켓 제조 기술을 습득한 그는 별난 행동과 특이한 성격, 그리고 특출난 이론의 소유자로 이름이 높았다.

여러 특이한 행동 중에서도 휴스를 가장 별난 사람으로 만든 것은 지구가 사실은 평평하다는 주장이었는데, 어쩌면 그는 그 주장 때문에 목숨을 잃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는 지구가 사실을 평평하다는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카르마 라인(Kármán line)까지 날아오를 계획을 세웠다. 카르마 라인은 지구 대기와 우주의 경계선이라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지상에서부터 100km 상공의 위치를 말한다.

‘버즈피드뉴스(buzzfeednews.com)’에 따르면 자신이 직접 제작한 로켓 속에서의 휴스의 마지막 순간 모습이 로켓 발사 당시 현장에 함께 있었던 프리랜스 언론인 저스틴 챔프맨이 촬영한 영상 속에 기록되었다고 한다.

챔프맨이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을 보면 이륙 직후 로켓에서 녹색의 낙하산 하나가 떨어져 나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휴스의 소형 로켓은 구름 위로 사라졌다가 몇 분 후 다시 나타나 땅으로 곤두박질침으로써 보는 사람들을 경악하게 했다.

“로켓이 곤두박질치고 휴스가 로켓 안에 있던 나머지 세 개의 낙하산을 활용하지 못하는 모습을 목격한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고 울부짖었습니다.”

챔프맨은 끔찍했던 사고 순간을 이렇게 회상했다.

“그가 추락하자 모든 사람들은 경악하며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휴스의 사망은 그와 스턴트맨 생활을 오랫동안 함께해 온 동료이자 디스커버리 소속사인 사이언스 채널 대표인 왈도 스테이크스에 의해 확인되었다. 왈도 스테이크스는 휴스와 함께 ‘홈메이드 애스트로넛(Homemade Astronauts)’이라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해 휴스의 로켓 일정을 따라다니며 촬영하고 있었다.

“우리는 어려운 때를 만난 휴스의 가족과 친지들에게 기도와 위로를 보냅니다. 그는 항상 로켓을 타고 날아오르는 꿈을 꾸었으며, 사이언스 채널은 그의 그러한 꿈을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이 방송국은 성명서를 통해 이렇게 휴스를 애도했다.

이번 사고는 캘리포니아 바스토에서 발생했으며, 사망 당시 휴스의 나이는 64세였다.

낙하산의 오작동이 로켓 추락의 원인인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휴스는 2018년 적어도 한 번 이상 직접 제작한, 비슷한 모양의 다른 로켓 스턴트를 실시한 적이 있었다. 그때 우주비행사를 꿈꾸던 그는 579미터 상공까지 날아오를 수 있었다. 당시에는 휴스는 낙하산을 타고 착륙에 성공할 수 있었다.

“세상이 3시간 동안 멈추고 있었습니다.”

그는 라이브 동영상을 통해 팬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이렇게 감회를 털어놓기도 했었다.

휴스가 로켓 시험을 하는 데 법적인 조언을 주었던 미국 연방항공청 산하 민간 우주 운송국의 전직 고위 관리인 제임스 반 라크에 따르면, 해당 관청의 법률자문관이 휴스의 로켓은 램프(ramp)를 추진 시스템으로 사용하므로 그의 스턴트는 법률적 제한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휴스는 로켓 발사에 따르는 복잡한 안전 준수 사항들을 피해갈 수 있었던 것이다.

2018년 휴스가 처음으로 직접 제작한 로켓 시험에 나섰을 때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으며, 가장 최근에는 ‘로켓맨’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만들기도 했다. 휴스는 종종 기이한 프로젝트에 쏠린 집중 조명을 자신의 ‘지구 평면설’을 주장하는 데 활용하기도 했다.

“저는 하늘 높이 날아올라 지구가 평평한 디스크 모양인 것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그는 2018년 발사를 몇 달 앞두고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거창한 의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구가 공처럼 둥근 것을 발견하면 내려와서, 여러분 제가 틀렸네요. 공이군요. 그럼 되는 거지요.”

그는 AP통신과의 회견에서는 ‘제가 지구가 원판처럼 평평하다는 사실을 믿느냐 구요? 네, 그렇게 믿습니다.……확신하느냐 구요? 아니요. 그래서 올라가서 확인해보려고 하는 겁니다.’라고 말했었다.

Twitter @justindchapman
Twitter @justindchapman

 

이 기괴한 스턴트맨이 지구가 평평하다는 자신의 신념을 부끄럽게 생각한 적은 없었지만 그 신념의 확실성은 과거에 여러 가지 의구심을 불러일으켰었다. 어떤 사람들은 휴스가 자신의 스턴트에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지구 평면설을 의도적으로 들고 나왔으며, 사실은 그 자신도 이 이론을 믿지 않는다고 말하곤 했다.

휴스의 끔찍한 사고가 있던 날 한 홍보 전문가는 ‘버즈피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구 평면설에 대한 휴스의 주장은 그 자신의 프로젝트를 위한 돈을 끌어모을 수단이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지구 평면설을 스턴트를 위한 홍보 수단으로 활용했을 뿐입니다. 그게 다입니다.”

홍보 전문가 다렌 셔스터는 이렇게 잘라 말했다.

“그는 최근의 로켓 소동 전에도 수십 년간 무모한 도전을 일삼는 사람이었습니다. 지구 평면설은 사람들을 이목을 끄는 데 좋은 홍보 수단이 되어주어서 우리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가 진정으로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저 홍보 수단이었을 뿐이지요.”

흥미로운 사실은, 휴스의 앞날의 시리즈물들과 관련된 동영상을 편집해서 홍보하고 있는 디스커버리 웹사이트에는 휴스가 자신이 우주로 날아오르려고 하는 목적의 중요함에 대해 말하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그는 이 동영상에서는 지구가 평평하다는 말은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

“사람들에게 살면서 평범하지 않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키고 싶습니다.”

휴스는 이 동영상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어쩌면 이번 기회를 통해 일반적으로는 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 영감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이 행동에 나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휴스의 지구 평면 이론이, 견고한 과학 이론을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는 디스커버리 측에 의해 의도적으로 삭제되었는지, 또는 사람들에게 ‘미친 마이크(Mad Mike)’라고 알려진 휴스의 본 모습이 그러한지는 분명하지 않다.
https://allthatsinteresting.com/mad-mike-hughes-de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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