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업계에 '대형 M&A' 찾기 힘든 이유는?
국내 제약업계에 '대형 M&A' 찾기 힘든 이유는?
  • 장원석 기자
  • 승인 2020.02.27 13:43
  • 수정 2020.02.27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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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산업은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지만 우리나라는 대형 M&A가 없다 [사진=연합뉴스]
제약산업은 규모의 경제가 요구되지만 이를 위한 국내 제약사들의 대형 M&A는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사진=연합뉴스]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의 지난해 매출은 53조원에 달한다. 반면 지난해 국내 제약업계 전체 매출액은 23조원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전체 제약 산업 규모가 미국의 화이자 한 회사의 매출의 반도 안되는 규모다.

이런 상황에서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제약업계에서 자체 성장만을 기대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결국 대형 M&A로 규모를 키워야 하는데 '실탄'이 부족한 제약회사들은 진퇴양난이다.

27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발간한 ‘2019 제약산업 데이터 북’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국내 의약품 시장은 연평균 4.5%씩 성장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의약품 시장의 1.6%를 차지하며 전체 12위에 올랐다.

지난해 매출 상위 50개 기업 국적은 미국이 16개로 가장 많다. 일본 10개, 독일 5개, 아일랜드 3개, 스위스, 프랑스, 영국, 인도가 각각 2개였다. 캐나다, 이탈리아, 이스라엘, 호주, 스페인, 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보다 경제 규모 작은벨기에, 덴마크, 남아프리카공화국도 각각 1개씩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 업체는 상위 50대 기업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제약산업은 규모의 경제가 통하는 산업이다. 신약 1개를 만들기 위해 10조원의 연구개발비(R&D)가 투입되는 상황에서 규모가 작으면  R&D에 많은 금액을 투자하기 힘들기 떄문이다. 세계 유수의 제약 회사들이 압종 연횡하는 이유도 바로 덩치를 키워 신약개발에 나서기 위함이다.

제약업계에서는 그러나 우리나라가 M&A로 성장하기 힘든 환경에 노출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 이유는 우선 오너기업들이 많다는 점이다. 오너 기업인 경우 경영권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두 회사가 합치기에 제약이 따른다.

더 중요한 것은 포트폴리오가 겹친다는 점이다. 국내사들은 복제약을 많이 팔고 있는데 복제약 같은 경우 제품군이 겹칠 경우가 많다. 이 경우 두 회사가 합병하면 시너지가 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지난 2014년 녹십자의 일동제약 M&A 이슈의 경우 두 회사의 포트폴리오가 겹치지 않아 이상적인 기업결합으로 손꼽히곤 했다. 녹십자는 백신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었고 일동제약은 아로나민 등 의약외품에 강점을 가지고 있었다. 아쉽게도 불발됐지만 녹십자의 일동제약 M&A는 이상적으로 포트폴리오가 나뉘어 있는 '굿딜'로 꼽힌다.

미지막 걸림돌은 역시 '자금'이다. 국내 제약사들이 이제 매출 1조원 클럽에 속속 가입하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아직 1000억원대에 머물러 있다. 이 경우 M&A에 쓸 '실탄'이 부족해 맘에 드는 건이 나오도 섣불리 투자할 수가 없다.
실제로 지난해 매출액 1위인 GC녹십자의 경우 영업이익이 400억 수준에 머물렀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가 한해 벌어들이는 수익이 영업이익으로 1000억~1500사이인데 그 정도 금액으로  맘에 드는 회사를 인수할 수가 없다"며 "M&A를 위해 알아보기는 하겠지만 적당한 매물을 찾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키리크스한국=장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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