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경영정상화 또 ‘저멀리’...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 본회의 부결
케이뱅크 경영정상화 또 ‘저멀리’...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 본회의 부결
  • 김리경 기자
  • 승인 2020.03.05 18:52
  • 수정 2020.03.05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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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 75표, 반대 82표, 기권 27표...채이배 의원 반대 의견 영향 미친 듯
케이뱅크 “인터넷은행 여전히 제약 조건 남아 있어”
업계 “KT 자회사 통한 우회 증자 등 플랜B 가동” 전망
[사진=연합뉴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부결되면서 케이뱅크의 경영정상화가 안갯속에 빠졌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충격과 탄식에 휩싸였다.

케이뱅크의 경영정상화 여부를 결정지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 일부 개정안(이하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이 삼고초려 끝에 지난 4일 법제사법위원회의 높은 문턱을 넘어섰지만 본회의라는 최종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고 부결됐기 때문이다.

이로써 KT가 주도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수혈받아 사실상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상태에 빠진 경영을 정상화하려던 케이뱅크의 플랜에 빨간불이 켜졌다.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이 5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당초 통과가 예상됐지만 찬성 75표, 반대 82표, 기권 27표의 근소한 차이로 반대가 앞섰다.

하루 전 법사위를 통과한 이 법안은 인터넷전문은행 대주주의 한도초과 지분보유 승인 요건에서 공정거래법을 삭제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현재 케이뱅크는 자본금 확충과 경영정상화를 위해 현 2대주주인 KT(지분율 10%)의 지분을 34%까지 늘리는 것을 포함한 약 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는데 KT가 입찰 담합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과 받으면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중단된 상황이다.

결국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이 법사위에 이어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KT는 대주주 적격심사를 통과해 케이뱅크의 최대주주로 등극하고, 케이뱅크는 KT의 자금을 활용해 경영정상화를 모색할 수 있었지만 모든 계획에 발목이 잡혔다.

업계는 법사위를 가까스로 통과한 만큼 본회의도 통과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때문에 의외라는 반응이 컸다. 업계관계자들은 이번 결과가 법사위 때부터 강력히 반대의견을 표출해온 민생당 채이배 의원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법 일부 개정안에 대한 국회 본회의 표결 결과. 찬성 75표, 반대 82표, 기권 27표가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인터넷전문은행법 일부 개정안에 대한 국회 본회의 표결 결과. 찬성 75표, 반대 82표, 기권 27표가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실제 이날 본회의 앞서 진행된 찬반토론에서도 채 의원이 나서 법안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채 의원은 “(이번)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은 기본적인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대주주가 될 수 없는 기업인 KT에게 특혜를 준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채 의원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 정의당 추혜선 의원 등도 반대 입장을 피력하며 채 의원에 동조했다. 미래통합당 정태옥 의원이 홀로 찬성토론을 펼쳤지만 결과적으로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지난해 4월 직장인 대출, 중금리 대출 등에 이어 12월 마이너스통장 방식의 소액대출서비스 ‘쇼핑머니’의 신규 판매까지 중단하며 예적금담보대출을 제외한 모든 여신상품의 판매가 멈춘 케이뱅크의 입장에서 개정안 부결은 뼈아플 수밖에 없다.

20대 국회 종료일이 5월 29일이므로 4·15 총선 이후 임시국회가 다시 열릴 수도 있지만 가능성이 희박한 탓에 법안이 사실상 폐기 수순에 들어갔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개정안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진입장벽을 낮춰 금융혁신을 가속화 하는데 의미가 있었다”며 “본회의 부결은 제약조건이 여전히 남아있음을 의미해 매우 안타깝다”고 조심스레 입장을 전했다.

이에 케이뱅크는 ‘플랜B’를 고심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업계전문가들은 KT의 계열사를 통한 우회 증자와 KT를 대신할 신규 주주를 영입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 금융 관계자도 “케이뱅크가 큰 난관에 봉착해 있어 자본금 확충을 위해 다각적 방안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안다”며 “KT 계열사 우회 증자에 더해 여러 신규 주주사의 영입이 논의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리경 기자]

ycs@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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