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형 위원장, 기자들에 "삼성에 바라는 것" 묻기도
4차 회의 내달 2일…코로나19로 일정 변동 가능성 있어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제3차 정기회의에서 약 7시간에 걸친 논의 끝에 노조 현안, 경영권 승계 문제, 시민단체와의 관계 설정 등 3가지 중점 검토 과제를 선정했다.
준법위는 5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타워에서 제3차 정기회의를 개최했다. 오후 2시에 시작된 회의는 오후 8시 45분이 돼서야 끝이 났다.
고계현 위원(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총장)은 회의 직후 기자와 만나 "오늘 노조, 경영권, 시민단체 관련 문제를 중점검토 과제로 정했다"며 "특히 노동 문제와 그룹 승계 문제는 관계사 문제이기도 하지만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입장을 정리해서 이른 시일 내에 이재용 부회장과 관계사들에게 관련 제안서를 작성해 보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삼성전자를 비롯한 17개 삼성 계열사들은 공식 사과문을 통해 과거 미래전략실이 임직원들의 시민단체 기부금 후원내역을 무단으로 열람한 것과 관련해 삼성 임직원들과 해당 시민단체, 관계자들에게 사과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삼성 사장단과의 개별 면담을 추진하느냐는 질문에 고 위원은 "사장단 면담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 논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위원들에 이어 오후 9시 20분께 내려온 김지형 위원장은 중점 과제 중 하나로 시민단체와의 관계 설정을 결정한 것과 관련해 “지금까지 삼성이 시민단체와 소통이 부족했다는 인식과 공감대가 있었고,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며 “예를 들면 기업과 시민단체가 공통의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등의 방식으로 소통을 한다던지, 어찌됐든 콘택트 포인트를 넓혀가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그룹사의 사과에서 한발 더 나아가 삼성이 관련 문제의 재발 방지를 위해 시민단체와의 소통 창구를 넓혀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또 중점 과제 추가 가능성에 대해 "오늘 논의한 것은 3가지지만 향후 논의에서 추가돼 계속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던 김 위원장은 역으로 “삼성이 어땠으면 좋겠느냐? 무엇을 제일 바라느냐?”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기자들 역시 소통의 부재와 투명성을 언급하자 김 위원장은 “그렇죠? 만사는 소통인 것 같다. 잘 참고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제 생각으로는 '위원회가 생겨서 삼성에 이런 변화도 생기는구나'라는 것을 우리 사회의 많은 분들이 느끼고, 즐거움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오늘 논의도 그런 연장선상의 맥락에서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준법위의 일정에도 일정 부분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제4차 회의는 내달 2일 오후 2시로 예정됐다.
[위키리스크한국=정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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