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개발 "경북 다녀온 근로자…2주 격리 후 증상 없어도 또 격리할 것"
고려개발 "경북 다녀온 근로자…2주 격리 후 증상 없어도 또 격리할 것"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0.03.20 10:18
  • 수정 2020.03.20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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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개발 코로나19 관련 지침 논란
"2주 격리 후 추가 격리, 증상 없어도 검사받게 할 것"

대림산업 계열사인 고려개발이 대구·경북에 다녀왔다는 이유로 근로자를 강제 해고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2주 격리 중 아무 증상이 없더라도 또 한 번 격리를 시키고 코로나19 검사까지 받게 한 뒤 현장에 투입시킬지 말지 고려해보겠다고 밝혀 '과도한 조치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 "대구·경북 다녀왔다고 무증상인데 격리…사실상 해고조치"

경북 김천시에 거주 중인 A씨(55)는 고려개발이 공사를 담당하고 있는 경기도 구리시 별내선(암사~별내) 6공구에서 목공업무를 맡은 일용직 근로자다. 그는 지난 7~8일 주말을 빌어 자신의 고향인 경북을 다녀왔다.

A씨 주장에 따르면, 다음날인 9일 현장 관리자는 근로자들을 한데 모으더니 "대구나 경북 다녀온 사람 손 들어보라"고 했다. 경북이 고향이었던 A씨는 집에 다녀온 만큼 관리자의 말에 따라 정직하게 손을 들었다. 그러자 관리자는 이들의 개인 장비를 챙겨주더니 "집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당황한 A씨는 관리자에게 자신은 코로나19 비감염자라고 호소했지만, 관리자는 이를 듣지 않았다. 결국 A씨는 억울한 자신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고용노동부에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 "2주 격리 후 증상 없어도 또 격리하고 코로나19 검사 시킬 것"

고려개발 측은 이같은 조치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고려개발 토목공사팀 관계자는 "수차례 교육을 진행해 온 만큼 이같은 조치는 어쩔 수 없는 판단이었다"며 "만약 현장에 코로나가 전파될 경우 약 200명의 근로자가 피해를 입게 되기 때문이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전 예방이란 측면에서 이같은 조치는 인정될 수 있지만,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2주간 격리 후의 일이다. 해당 관계자는 "2주간 아무 증상이 없더라도 언제든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2주 후 별도의 공간에 또 한 번 격리한 후 코로나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결국 근로자들은 아무 증상이 없더라도 2주+a의 시간동안 일을 못하게 되는 셈이다. 

'2주 후 추가 격리 및 무증상에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라는 지시는 누가 내린 것이냐'는 질문에 해당 관계자는 "그건 사내 사정이니까 더 물어볼 일 있으면 대표번호로 전화해서 물어보라"고 했다.

■ 질본 "증상 있을 경우만 검사…증상 없으면 검사 안 돼"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고려개발 측의 이같은 조치에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질본관리본부 한 관계자는 "대구경북을 다녀왔다고 해서 무조건 자가 격리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증상이 있을 경우만 선별진료소에 내원해서 검사를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14일간 증상이 없는데 검사 자체가 증상 없는데 검사가 진행되지는 않는다. 선별진료소 가셔도 보통은 검사가 안되실 것이다. 어느 정도 증상이 있어야 검사가 가능하다"고 했다. 또 다른 질병관리본부 관계자 역시 "아무 증상이 없는데 대구·경북을 다녀왔다는 이유만으론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순 없다"고 했다.

고려개발 또 다른 관계자는 "업무 특성상 팀이 단체 합숙을 하는 만큼 2주 격리가 끝나더라도 다른 곳에서 음성 판정 받을 때까지 있도록 하고 있다. 이건 고려개발 안전환경 지침이다"고 했다. 이어 "2주 전 대구경북을 방문한 사람이라면 증상이 전혀 없어도 질본에서 검사해 준다고 한다. 고려개발에서도 그렇게 검사 받은 직원들이 몇 명 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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