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패' 차석용, '코로나19' 악재 넘어설까
'불패' 차석용, '코로나19' 악재 넘어설까
  • 이호영 기자
  • 승인 2020.04.03 19:40
  • 수정 2020.04.03 1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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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LG생활건강]
[사진=LG생활건강]

'불패신화'를 써온 차석용 부회장이 상반기 국내외를 강타한 '코로나19' 악재를 넘어설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일단 시장에서는 낙관론이 강하다. 여기엔 전문경영인 차 부회장에 대한 신뢰가 작용하고 있다. 

국내 화장품 시장 성장세를 좌우지했던 중국 수요가 차단된 2017년 한한령 이후 국내 뷰티 2강으로서 아모레퍼시픽과 LG생건은 상반된 실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분기마다 매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LG생건엔 어떤 비결이 있을까.  거칠게 말해 LG생건엔 전문경영인 차석용 부회장이 있고 아모레퍼시픽엔 없다는 것이다. 

국내 화장품업계 2강 반열이라는 오늘의 LG생활건강을 완성하고 해마다 성장을 거듭하는 사업구조를 잡아놓은 것은 다름 아닌 차석용 부회장이다. 생활용품(HPC) 위주던 데서 뷰티업계를 주도하는 화장품 중심 매출 구조(약 60%)로 LG생건 정체성을 갖춰놓기도 했다. 

LG생건 영업익 1조원 시대를 연 그는 뼛속까지 '전문경영인'이다. 그렇기 때문에 LG생건은 2005년 1월 차 부회장 부임 후 15년 연속 단 한번도 '실적 경신'이라는 타이틀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다. 

15년 전 영업익 544억원, 매출 1조원이 채 안 되던(9526억원) LG생건을 영업익만 1조원대를 넘어서는 기업으로 키워낸 것이다. 

지난 한 해 실적은 기염을 토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3.9% 성장한 7조 6854억원, 영업익은 13.2% 늘어 1조 1764억원에 달한 것이다. LG생건은 매 분기 매출, 영업익 모두 10% 이상 신장세를 거듭해오고 있다. 

◆ '스마트한' 업무 방식·조직...뷰티·생활·음료 사업구조로 위험 '분산', 수익 '극대화' 

차석용 부회장에게 '스마트'함은 단순 구호에 그치지 않는다. 생존을 위한 명제다. 자신부터 영리하게 일하며 업무 효율을 높이고 성과로 말했다. 

현재 LG생건의 견고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것은 차 부회장이다. 사업 구조도 수익성 있는 사업엔 과감히 투자, 확대하면서 '스마트'하게 균형을 잡고 있다. 경쟁사 아모레퍼시픽과 달리 성장 중심에 있는 화장품 사업이더라도 '올인'하지 않음으로써 위험을 분산하고 수익을 극대화했다.  

부임 당시 생활용품 기반의 LG생건 화장품 사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했고 상대적으로 여름철 비수기인 화장품 사업을 보완할 수 있는 음료(리프레시먼트) 사업으로 계절적 요인을 상쇄하고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갖췄다. LG생건 보유 음료 브랜드는 코카콜라·스프라이트·파워에이드 등이다. 

무엇보다 수익성 있는 럭셔리 화장품엔 과감하게 힘을 실었다. 럭셔리 화장품 '더 히스토리 오브 후'는 2018년 국내 화장품 단일 브랜드로는 처음 연매출 2조원을 올렸다. 2003년 출시 이후 2016년 매출 1조원을 넘어선 지 일년만에 두배로 성장한 것이다.  

2017년부터 중국 사드배치발 보복이 가시화하면서 화장품업계는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LG생건만은 성장을 지속했다. 2018년 매출은 2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이같은 성장세는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엔 2조 5836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럭셔리 라인도 '후'에만 매달리지 않는다. '후'를 이을 '숨'과 '오후' 등 차세대 럭셔리 브랜드를 꾸준히 키우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속 1분기에도 이같은 균형잡힌 사업구조가 LG생건 성장을 견인하며 빛을 발하리란 예상을 낳고 있다. 반강제적인 '집콕' 등으로 화장품은 부진이 예상되는 반면 위생용품 등 생활용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 '인수합병' 거듭하며 경쟁력 강화 "기업 간 '시너지'...실적 성장세 '견인'"

사업 확장 방법도 '인수'를 택했다. LG생건은 모든 것을 자체적으로 갖추려고 하는 대신 이미 갖춘 기업 인수를 통해 내적 한계를 극복하고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차석용 부회장은 '인수합병(M&A)의 귀재'로 불릴 정도로 공격적으로 인수에 나서며 LG생건을 키웠다. 차 부회장이 현재 진행한 인수합병건만 20여건에 달하고 있다. 

최근까지 유럽 더마코스메틱 '피지오겔' 아시아·북미 사업권 인수 등 인수건으로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는 중국 이외 지역 확장을 통해 성장 발판을 안정화하는 데 따른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차 부회장은 지난해 미국 뉴에이본 인수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음료와 화장품 사업을 강화해오고 있다. 

2007년 3500억원 가량 들인 콜라음료에 이어 2008년 다이아몬드샘물, 2010년 한국음료, 2011년 해태음료 등 음료사업을 확장했다. 2013년엔 영진약품 드링크사업을 인수하기도 했다. 

2010년엔 4700억원을 투자해 더페이스샵을 인수했고 2012년엔 보브 화장품 사업 바이올렛드림, 일본 화장품업체 긴자스테파니와 에버라이프 등으로 색조 사업을 강화했다.

코스메슈티컬 시장 확대를 위해 CNP코스메틱스에 이어 국내 색조 전문 오이엠·오디엠기업 제니스(색조), 태극제약(더마코스메틱) 인수로 색조 부문과 더마코스메틱 경쟁력을 높였다. 

2018년 에이본 재팬과 에바마루 인수로 일본 화장품 생산 기지 확보와 함께 일본 사업 경쟁력을 갖췄다. 2019년엔 미국 화장품기업 뉴에이본 인수을 인수하기도 했다.

인수를 거듭하며 LG생건은 수많은 인수 기업의 수십년 강점을 흡수하고 조직 변화를 성장 동력으로 삼아 한계를 뛰어넘어 중단 없는 실적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 소통과 변혁 주도 리더십 "차석용 '오픈 마인드', 모든 것 가능케 했다" 

LG생건은 이같은 인수 작업도 잡음이나 최종 불발 없이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인수 후 종종 있는 조직 통합과 관리, 조직 문화 차이 극복 등 부작용을 LG생건은 겪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LG생건은 이를 통해 성장을 이뤄냈다.  

이같은 데엔 차 부회장의 소통 방식과 리더십이 강력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기업 경영 마인드가 몸에 밴 그는 '나를 따르라'는 일방적 리더십이 아니라 '내가 도와주겠다'는 변혁적인 리더십으로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개방적이다. 

기업 성공에서 차별화,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 제공으로 고객과 특별한 관계를 맺기 위한 창의력이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게 차 부회장 평소 지론이다. 

그는 창의력은 자유로운 상태에서 나온다고 여기고 직원 만족을 높이는 기업문화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차 부회장은 일반 직원과의 문턱부터 낮추며 소통하고 있다. 

차 부회장은 조직을 움직일 줄 아는 경영인이다. 결코 혼자 뛰지 않았다. 자신과 함께 뛸 수 있는 오늘날의 LG생건 조직으로 만들고 조직도 뛰게 했다. 

◆ '스마트한 업무 문화' 구축...차석용과 같이 뛴 'LG생건' 조직이야말로 '불패신화' 주인공 

LG생건 기업문화는 '스마트한 업무 문화'로 축약된다. 차 부회장은 수십 장짜리 보고서 대신 단 한 장의 핵심을 담은 보고서를 가치 있게 여겼고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급한 것은 구두 보고하도록 하는 등 본질에 집중했다. 

대한민국 기업이 주 52시간제를 도입하기 훨씬 이전부터 LG생건은 차석용 부회장의 주도 아래 업무 효율과 능률, 이를 통한 삶의 균형 잡기를 체화해온 것이다. 

주어진 시간 내 성과를 내고 한정된 시간에 더 많은 성과를 내는 것이 능력 있는 사람이라는 패러다임으로 '영리한 업무 문화'를 정착했다. 유연근무제 등 다양한 제도 도입으로 업무 효율을 높이고 있다.  

보이기식 업무가 아니라 왜 일에 최선을 다하고 끊임없이 새롭게 도전하고 발전해야 하는지 근본에 집중하도록 유도하고 독려했다. 

이를 위해 차 부회장이 조직원 생존을 위해서나 조직 생존을 위해서 업무에서 가장 강조하고 있는 것은 스스로에게 떳떳할 수 있는 정직과 투명함이다. 

부단한 변화와 혁신을 스스로에게 요구할 줄 아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줬고 조직 구성원에도 요구했다. 

차 부회장은 창의력은 가만히 있는다고 어느 순간 떠오르는 게 아니라 일에 대한 고민을 거듭할 때 응축된 생각이 뛰어난 창의력으로 표출된다고 말해왔다. 

리더로서 차 부회장은 유연하고 개방적인 조직 문화를 통해 최대한 많은 권한과 여유를 허용하면서 업무 효율을 높이고 도태되지 않는 조직 구성원과 조직을 위해 쉬지 않고 달리도록, 변화를 주문해온 것이다. 

재능보다 정직과 성실이라는 기본에 충실한 인재, 꾸준히 노력할 수 있는 인재를 중시하는 차 부회장이 오늘날의 LG생건과 LG생건 조직을 만들어낸 것이다. 

결국 정직과, 성실을 갖추고 변화하며 도전하는 인재를 위해 모든 것을 열어놓은 LG생건 조직, 조직 문화야말로 영업익 1조원이라는 신화를 이뤄내며 시장에서 차별화를 지속할 수 있는 동력인 것이다. 

위기를 극복하는 힘은 '연대'에 있다고 할 때 평소 '소통'과 '변화'에 익숙하게 단련해온 LG생건은 위기에 강한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이번 '코로나19' 사태에도 LG생건이 흔들림 없이 성장 질주할 수 있으리란 기대의 근거가 되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이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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