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는 바이러스 감염뿐만 아니라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건강상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치아 질환도 예외는 아니다. 다수의 임산부들이 태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해 치과 치료를 거부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지금 시기엔 치과를 비롯한 병원 방문이 꺼려지는 만큼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구지은 동두천 유디치과의원 대표원장이 임산부의 치아질환 예방법 설명에 나섰다.
먼저 임신 시깁려 주의사항 및 예방법은 총 세 단계로 나눠진다. 첫 번째는 '주의단계'다. 임신 초기에 해당되는 이 기간에는 호르몬 변화와 입덧으로 인해 치아가 손상되기 쉽다. 구강 내 세균과 염증이 빠르게 증가해 충치가 생기기 쉽고, 잇몸이 빨갛게 부어 오르기 시작한다.
또한 입덧으로 음식물을 자주 토하게 되면 강한 산성을 띠는 위산으로 인해 치아의 에나멜이 부식될 가능성이 높다. 예민해진 잇몸에 과도한 자극을 주지 않도록 부드러운 칫솔모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충치 예방을 위해 불소가 함유된 치약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때 불소 함유량이 기준치(1000ppm)보다 낮은 저불소 치약을 사용하는 것을 권한다. 입덧으로 구토를 한 경우에는 바로 양치하기보다는 입 안을 물로 충분히 헹구고 30분 후에 양치를 하는 것이 좋다.
두 번째는 '양호단계'다. 임신 중기에 해당하며 치과 치료를 받기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시기다. 이 시기에는 임산부에게 흔한 임신성 치은염으로 잇몸이 더욱 예민해지고 약해져 치열이 흔들리기도 한다. 치은염을 방치하면 반복적인 출혈과 부기로 인해 잇몸이 점차 증식하는 잇몸비대증으로 발전하거나 치주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
태아가 안정기에 접어들어 비교적 안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발치나 임플란트를 제외한 잇몸, 충치 치료와 스케일링 등의 치료가 가능하다. 신경 치료에 사용하는 소량의 마취약은 장기적으로 볼 때에는 치료를 하지 않는 것보다 적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산모와 태아에게 바람직하다.
끝으로 세 번째는 '경고단계'다. 장시간 누워있기 힘든 만큼 적극적인 치료가 어려운 시기로 꼽히기도 한다. 점점 완화하는 듯한 치주 질환이 임신 9개월 차부터는 다시 심해지면서 치아가 흔들리기도 한다. 임신성 치은염이 심하면 혈관 분포가 아주 높은 잇몸이 부분적으로 붉은 색을 띠며 돌출되는 임신성 종양으로 악화 될 수 있다.
통증이 심한 경우 통증 관리 차원의 치료가 가능하지만 분만을 앞둔 임신 말기에는 자궁이 외부 자극에 극도로 민감해 적극적인 치료가 어렵다. 부른 배로 인해 치과의자에 누워 있는 것이 힘들 수 있으니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치료 시간을 짧게 하고 중간중간 자세를 바꿔주는 것이 좋다.
이밖에도 산전우울증 예방을 위해 출산 후에도 가벼운 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다. 구지은 대표원장은 "임산부를 비롯해 노인, 만성폐질환자 등의 경우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할 때 호흡이 더 힘들어 질 수 있으므로 마스크를 사용하기 전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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