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코로나19' 속에 카드모집인 ‘내동댕이’… 사회적 거리두기 취약
[르포] '코로나19' 속에 카드모집인 ‘내동댕이’… 사회적 거리두기 취약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0.04.06 15:20
  • 수정 2020.04.0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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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모집인-고객 간 '사회적 거리두기' 유명무실
"코로나19 감염되면 카드모집인 자격 박탈될까 우려"
현대카드모집인들, 5부제 시행 이후 마스크 '자체' 구매
이마트 내에 위치한 카드발급 부스에서 한 고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
이마트 내에 위치한 카드발급 부스에서 한 고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

“마스크를 계속 쓰고 있어야 하니 답답하지만 어쩌겠어요. 본사 방침도 엄격하지만 코로나에 감염되면 당장 카드모집인 자격까지 박탈당할 수 있다는데. 가끔 말이 잘 안들린다고 마스크 벗어달라는 고객도 있는데 그럴 때가 좀 당황스럽죠.”

지난 3일 오후 서울에 위치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카드모집인 A씨(48)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대면 영업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카드모집인은 대리운전자, 보험설계사와 같이 실적에 따라 소득을 올리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근로 방식·시간 등은 본인이 알아서 근무하는 형태로 일을 한다. 

이들은 주로 대형마트, 백화점, 가전제품 매장 등에 상주하면서 신용카드 가입자를 유치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영업이 거의 불가능해지자 대다수는 비자발적 휴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나마 백화점·가전매장에 비해 대형마트는 여건이 나은 편이었다. 쌀·라면·통조림 등 식료품과 화장지·소독제 등 생활필수품은 대형마트를 제하면 구매할 방법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매대에 진열된 제품이 텅 빌만큼 생필품과 식료품은 불티나게 팔렸고, 대량구매 트렌드가 번지면서 창고형 마트인 이마트 트레이더스·코스트코의 매출도 크게 늘었다. 이마트 카드모집인은 “상황이 나빠지긴 했지만 그래도 ‘죽겠다’ 정도는 아니다”라면서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는 마트에도 사람이 끊겨서 최악이었는데 최근에는 많이 나아졌다”고 밝혔다.

다만 고객유치 환경은 한없이 취약했다. 정부가 권고한 2m 이상 거리두기도 상담이 진행되다 보면 '유명무실'해지는 경우가 많다. 모집인들은 카드 상품을 자세히 설명해달라는 고객과 이마가 닿을 정도로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마스크는 착용하고 있었지만 상담 고객이 없을 때는 마스크를 턱까지 내리고 핸드폰을 만지는 경우도 있었다. 코스트코의 경우에는 사무실 앞에 부스가 있어 거리두기에 더 취약했는데, 탁 트인 매장보다 공간이 좁아 밀집 위험이 높았다.

롯데마트에는 코로나19와 민원 영향으로 카드모집인들이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롯데마트 고객센터 한 관계자는 “카드모집인들이 매장에서 아예 철수했다”라며 “코로나19 영향도 있고 고객들 민원도 많이 들어와서 지점 차원에서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코스트코의 제휴사인 현대카드는 상황이 가장 나은 편이었다. 유동인구도 많고, 현대카드로만 결제할 수 있기 때문에 회원권을 구매하면서 카드 상담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날 만난 코스트코 현대카드모집인은 “오늘 오전에만 10명이 넘는 고객들이 상담을 받았고, 그 중 상당수는 신청까지 했다”라며 “아무래도 회원권 발급받으러 오는 김에 상담도 같이 받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모집인들의 경우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에 마스크를 직접 구매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다수였다. 한 현대카드모집인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할 때는 마스크를 본사에서 받기도 했지만 지금은 직접 구매해서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현대카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마스크 품귀 현상이 빚어졌을 당시에는 마스크를 직접 지급했다”라면서도 “마스크 5부제 시행 이후 공급이 원활해지면서 자체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KB국민카드는 대전지점 소속 직원이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대전지점을 임시 폐쇄한 바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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