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코로나에도 1분기 '선방'…"2분기 불확실성 커져"
삼성·LG전자, 코로나에도 1분기 '선방'…"2분기 불확실성 커져"
  • 정예린 기자
  • 승인 2020.04.07 20:10
  • 수정 2020.04.0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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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반도체, LG는 가전이 견인…영업익 시장 전망치 상회
"1분기 코로나 영향 반영 제한적…거점 시장 북미·유럽 확산세 지켜봐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1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망을 웃도는 실적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앞세워 영업이익 6조원을 무난히 지켜냈고, LG전자는 가전을 필두로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며 2년 만에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2분기는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돼 낙제 수준의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삼성전자가 1일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사진은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1일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사진은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 반도체가 이끈 삼성전자 1분기…'언택트 문화' 수혜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 55조원, 영업이익 6조4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8.1%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보다는 4.9%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전 분기보다는 10.6% 줄었으나 지난해 1분기보다는 7.2% 늘었다. 

이 같은 실적은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6조948억원을 웃도는 수치다. 앞서 증권사들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으로 해외 공장 및 오프라인 매장의 운영이 줄줄이 중단됨에 따라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을 일제히 하향 조정하며, 5조원대를 기록할 수 있다는 예측까지도 내놨다.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반도체 수요 회복세와 메모리 가격 상승이 호실적을 뒷받침했다. 실제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온라인 강의 등이 확산되며 데이터 사용량이 증가해 이를 운영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업계의 서버용 D램 수요가 증가했다. D램 고정가도 올해 들어 줄곧 상승세를 보였다. 

스마트폰과 TV, 가전 등 주력 소비재 판매도 예상보다는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마트폰 사업은 주요 플래그십 모델 출시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에 따른 소비 위축에 직격탄을 맞아 큰 폭의 판매량 감소가 예상됐다. 그러나 '갤럭시 Z 플립’ 등의 인기 지속, 전작 대비 상승한 평균 판가, 우호적인 환율 등이 최악의 실적을 방어한 것으로 보인다. 

잠정 실적 발표 때는 사업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으나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은 3조7000억~4조1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 네트워크 등 IM 부문은 약 2조원, TV·가전 등 CE부문은 5000억~7000억원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LCD 패널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비중 축소로 영향을 받지 못했고, OLED 수요 부진까지 더해져 영업손실 3600억~6000억원으로 점쳐진다. 

LG전자.
LG전자.

◇ LG전자, 깜짝 '어닝서프라이즈'…가전·TV 성장 지속

LG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 14조7287억원, 영업이익 1조904억원의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긴 것은 지난 2018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와 전 분기 대비 각각 1.2%, 8.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각각 21.1%, 971.1% 증가하며 시장의 예상을 뒤엎는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증권가의 영업이익 컨센서스(8474억원)보다도 2000억원 이상 상회하는 수치다. 

업계에서는 예상보다 1분기 코로나19의 영향이 제한적이었고, 건조기, 스타일러 등 위생가전과 신가전의 성장세가 이 같은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 1분기 역대 최대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생활가전(H&A)부문이 올해 1분기 역시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고, 매출도 2년 연속 5조원을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TV 부문 또한 글로벌 시장에서 코로나19 영향을 가장 먼저 받았던 중국 업체들이 생산 차질 등으로 주춤하는 사이 LG전자가 경쟁 우위를 점한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스마트폰 부문은 지속적인 구조조정 및 원가 절감을 위한 생산지 이전에도 불구 주요 플래그십 모델을 출시하지 못하는 등 악재가 겹쳐 실적 부진이 이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1분기는 LG전자가 실적에서 강세를 보이는 시기이기도 하고, OLED TV, 건조기, 에어컨 등 TV와 가전제품의 판매 증가가 계속된 것이 주요하게 작용했다”며 “다만 코로나19 악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분기는 실적이 상당히 부진할 것으로 보여 내부에서도 1분기 기대 이상의 성적에도 마냥 기뻐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세계 코로나19 확산 [연합뉴스]
세계 코로나19 확산 [연합뉴스]

◇ 1분기 선방에도 안심 못해…"2분기 성적이 진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1분기 실적 선방에도 불구하고 걱정이 앞서는 상황이다. 1분기 실적에는 중국을 제외하고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소비 위축, 생산 불확실성 등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현재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북미, 유럽 등은 양사 전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주요 거점 지역이다. 

또 도쿄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연기 혹은 취소되면서 새로운 연간 사업 계획을 짜야 하지만,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접어드는 시기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도 힘든 실정이다. 

양사는 글로벌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피는 동시에 미국, 남미 등 주요 생산 기지가 있는 지역의 확진자 증가세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스마트폰, TV 등 세트 부문은 물론 반도체 부문 또한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트래픽 증가가 지속돼 반도체 수요가 안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하반기에는 코로나19가 진정세로 접어들어 수요가 회복되고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처음 시작은 중국 지역의 생산라인에 대한 우려에서 시작했으나 이제는 미국, 유럽 등의 수요 부진을 걱정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아직은 근거가 부족한 전망 수준에 불과하지만 최악의 상황도 고려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IM, CE 모두 코로나19에 따른 영향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러나 이를 모두 고려하더라도 현시점에서는 향후 반등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정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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