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통제 뚫어라'…중유럽 교민 이송 '부활절 작전'
'국경통제 뚫어라'…중유럽 교민 이송 '부활절 작전'
  • 뉴스2팀
  • 승인 2020.04.16 09:26
  • 수정 2020.04.16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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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새벽 인천공항에 도착한 중유럽 교민들의 귀국길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다각도의 긴박한 외교전이 펼쳐졌다.

각국 국경이 통제된 상황에서 폴란드와 슬로바키아의 교민들을 특별 귀국 항공편이 마련된 체코 프라하로 데려오는 과정에서였다.

체코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발이 묶인 자국민을 데려오기 위해 이달 초 대한항공 전세기를 활용하기로 하고, 주체코 한국대사관에 문의했다.

체코는 지난달 코로나19 확산 초기 일찌감치 대부분의 항공길과 국경을 막았다.

김태진 주체코 대사와 체코 외무부 차관이 협의하는 과정에서 체코 시민들을 태우고 프라하에 도착한 뒤 돌아갈 대한항공 전세기에 귀국을 희망하는 한국 교민을 태우는 방안이 논의됐다.

주체코 대사관은 체코뿐만 아니라 인접국인 폴란드 브르초와프 지역의 교민, 슬로바키아 교민들의 귀국도 가능하도록 체코 외무부와 협의했다.

문제는 체코와 폴란드, 슬로바키아가 모두 코로나19 사태로 국경 통제에 나서 화물 트럭 운전사를 제외하고 외국인 입국을 금지 중이라는 점이었다.

더구나 이들 국가는 자국민을 포함한 입국자에 대해 2주간 격리조치를 취하고 있다.

일단 체코 외무부가 폴란드와 슬로바키아에서 오는 우리 교민에 대해서는 출입국 통제 조치의 예외로 인정해주기로 하면서 한숨을 돌렸다.

추진 과정에서 부활절 연휴(10∼13일)도 걸림돌이었다.

김태진 대사와 이동규 영사 등 주체코 대사관 직원들은 휴일을 반납하고 비상근무를 했지만, 현지 당국과 협의 채널이 유지될지가 관건이었다.

다행히 체코 외무부는 연휴 기간 내내 적극적으로 협조했고, 폴란드와 슬로바키아 당국과의 연락도 유지됐다.

주체코 대사관은 주폴란드 한국대사관, 주슬로바키아 한국대사관, 대한항공, 현지 여행사 등과 협의해 폴란드 브르초와프에서는 항공편으로, 슬로바키아의 브라티슬라바에서는 차량으로 교민들을 데려오기로 했다.

슬로바키아의 한인여행사는 현지인 버스 운전사를 고용하고, 체코를 다녀온 뒤 2주간의 격리 기간 보수까지 지급하기로 계약해 순탄하게 진행되는 듯했다.

그러나 현지인 운전사가 격리가 싫다며 계약을 파기했고, 다른 운전사들도 역시 같은 이유로 기피했다.

다급해진 주체코 한국대사관은 체코 외무부가 추천한 여객회사를 통해 체코인 운전사를 구하려 했지만, 체코인 운전사의 슬로바키아 입국이 불가능한 점이 걸림돌이었다.

이에 주슬로바키아 대사관은 체코인 운전사가 예외적으로 입국할 수 있도록 슬로바키아 정부와 교섭했다.

이 과정에서 체코 정부는 슬로바키아에 있는 자국 대사관을 통해 슬로바키아 정부에 협조를 구하는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줬다.

주체코 대사관은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교민들이 체코와 슬로바키아 국경까지 차량으로 이동한 뒤 도보로 국경을 건너는 방안까지 차선책으로 염두에 놓고, 어렵사리 체코 정부를 설득해 허가를 받았다.

결국, 슬로바키아 정부는 체코인 운전사가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조건으로 입국을 허용해 우리 교민 12명이 대형 밴을 타고 프라하로 이동할 수 있었다.

폴란드 브르초와프에서 교민들을 프라하로 데려오는 과정에서도 우여곡절이 있었다.

대한항공이 체코항공을 통해 전세기 운항을 협의했지만, 폴란드 정부가 국가비상사태를 연장하는 바람에 체코 항공기가 폴란드로 운항하는 게 어려웠다.

고민 끝에 체코항공의 모회사인 스마트윙의 폴란드 지점을 통해 브르초와프에서 프라하로 항공기를 띄우도록 했다. 주폴란드 대사관은 이 과정에서 폴란드 당국의 협조를 구했다.

체코 정부는 폴란드 항공기 진입을 허가하고, 전세기로 환승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했다.

브르초와프 한인회는 폴란드 교민 157명이 프라하에서 발열 검사에 걸려 탑승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브르초와프에서 탑승 전 자체적으로 발열 검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이동규 영사는 현지시간으로 15일 오후 1시께 교민 249명을 태운 항공기가 이륙하는 것을 눈으로 보고선 그제야 긴장을 풀었다.

이 영사는 통화에서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몰라 마지막까지 조마조마했다"면서 "체코 외무부를 비롯한 모든 관계자들이 원활히 협조해줘 동포분들이 무사히 귀국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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