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포커스] 코로나19 뚫고 퀀텀점프... 취임 한달 맞는 KT 구현모 사장의 경영전략
[CEO 포커스] 코로나19 뚫고 퀀텀점프... 취임 한달 맞는 KT 구현모 사장의 경영전략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0.04.23 06:47
  • 수정 2020.04.23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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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직을 혁신하라 [2] 디지털경영 선도기업 [3] 정도경영 100년 기업으로 [4] 무리한 확장보다 내실 중시

'구현모표' KT 혁신작업을 시작한 KT 구현모 대표이사 [사진=KT]
KT 구현모 대표이사의 경영혁신 플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KT]

KT 구현모 사장이 연매출 24조원, 직원 6만명 규모의 국내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수장에 오른 지 한달을 맞는 가운데 그가 구상해온 경영전략들이 하나 둘씩 수면 위에 드러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장기적 차원에서 퀀텀점프(대도약)를 추구하는 그의 행보는 통신업계, 투자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하나금융투자는 'KT, 신임 CEO로 높은 수익률 달성 가능'이라는 이례적인 보고서를 냈다.

하나금융은 신임 구 사장이 인건비 증가를 억제하고, 무리한 M&A를 배제하는 대신 기존 사업부문 ARPU(가입자당매출액) 상승에 노력을 기울여 기업 수익성을 높일 것이라며 긍정적인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하나금융의 보고서는 구 사장에 대한 금융시장의 기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 조직혁신… 관행을 타파하라 

구현모 사장은 지난해말 CEO로 내정됐을 때부터 그의 경영구상을 펼치기 위해 조직을 정비해왔다.

그는 기존 커스터머&미디어 부문과 마케팅 부문을 합쳐 ‘커스터머’ 부문을 신설해 소비자 고객(B2C)을 전담하게 했다. 커스터머 부문은 5G와 기가인터넷을 중심으로 유무선 사업과 IPTV·가상현실(VR) 등 미디어 플랫폼 사업에 대한 상품·서비스 개발과 영업을 총괄하고 있다.

또 ‘AI·DX 사업 부문’을 신설해 5G통신 서비스에 AI·빅데이터·클라우드·사물인터넷(IoT) 기술과 연계해 소비자와 기업 고객의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구 사장의 경영구상을 현실화 시켜나가기 위해 최근 출범시킨 혁신 전담조직 BDO(Business Development&Operation) 그룹이다.

BDO 그룹은 KT 주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300명으로 구성한 프로젝트 조직이다. 고객발 B2B(기업 간 거래) 상품·영업 혁신, AI(인공지능) 원팀 진행, AI 기반의 업무 효율화 등 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이 조직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왔지만 인력, 예산, 조직간 장벽 등으로 하지 못했던 일들을 실행하기 위해 만든 조직으로, 기존 업무를 과감히 줄여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우수 인력으로 구성돼 향후 활동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2020년 과학기술인·정보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구현모 KT 대표이사.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2020년 과학기술인·정보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구현모 KT 대표이사. [연합뉴스]

디지털경영… 5G, 인공지능, 빅데이터, IoT의 선두주자로

KT는 5G 등 그동안 전세계 어느 기업도 가보지 못한 새로운 길을 개척해왔다. 지난해10월 'AI(인공지능) 전문기업'이 되겠다고 선포한 KT는 4년간 총 3000억원을 투자해 AI 인재 1000명을 육성하고, AI 기술과 전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선언했었다. KT의 경영진으로 참여해 온 구 사장은 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대표이사로 내정된 이후 더욱 적극적으로 AI 관련 사업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사장의 공식 취임 전인 지난 2월 'AI 원팀'을 발족했다. 이 팀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양대, 현대중공업,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는 AI 전문 인재 양성과 AI 적용 사례를 발굴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전세계 기업들이 인공지능과 연계한 5G,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서비스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구 사장은 글로벌 헤게모니를 쥐고 나간다는 전략이다.

▶ 정도경영과 가치경영… 100년 기업의 기틀을 다지자

KT는 그동안 채용비리 논란, 정치자금법 위반 논란 등 숱하게 외풍에 시달려왔다. 기업이 탄탄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도경영의 토대가 탄탄하게 구축돼야 한다는 소신이 강한 구 사장은 CEO에 내정됐던 지난해 말부터 '준법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과 인력을 보강해왔다.

그동안 비상설로 운영하던 컴플라이언스위원회를 상설화하고 이를 이끌어 갈 수장으로 김희관 전 법무연수원장을 영입했다.

김 전 법무연수원장은 대전고등검찰정 검사장, 광주고등검찰정 검사장을 지낸 후 변호사로 활동했다. 컴플라이언스위원회 위원장은 경영 전반과 사업 추진에서 KT의 준법 경영의 수준을 글로벌 기준에 맞게 끌어올리는 역할을 맡고 있다.

준법경영과 함께 수익성 강화, 주가부양 등 가치중심경영을 위한 작업도 본격화 하고 있다. 구사장은 공모가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으로 추락한 주가를 부양하는 것은 구 사장이 해결하겠다는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그는 공식 취임 전인 지난달 17~19일 증권사 통신담당 애널리스트들을 만나 간담회를 가질 정도로 외부 소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구현모 KT 신임 CEO는 무리한 몸집불리기 보다 내실을 다진 후 확장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합뉴스]
구현모 KT 신임 CEO는 무리한 몸집불리기 보다 내실을 다진 후 확장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합뉴스]

▶ 무리한 몸집불리기 vs 내실 다진 후 확장경영

정보통신업계는 물론 금융시장도 구 사장의 외연 확장 전략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과거 KT가 심심찮게 무리한 몸집불리기 논란에 휘말렸었기 때문이다.

5G, ICT와 함께 KT의 포트폴리오에 중요한 한 축을 차지하는 것이 ‘유료 방송’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난해 유료 방송 시장점유율 조사에 따르면 KT(KT·KT스카이라이프)는 31.3%의 점유율로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SK브로드밴드가 티브로드와 합병하고 LG유플러스가 CJ헬로비전을 인수해 ‘LG헬로비전’으로 재탄생시키면서 점유율 격차는 크게 좁혀졌다. LG유플러스·LG헬로비전의 점유율은 24.7%,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는 24.0%다.

1위 자리를 위협받게 된 KT는 업계 4위인 딜라이브(점유율 6%)의 인수를 꾸준히 검토해 왔지만 ‘유료 방송 합산 규제’로 발목이 잡혀왔다. 이 규제는 한 기업의 계열사 점유율이 전체의 3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이다. 2018년 6월 일몰됐지만 정치권을 중심으로 합산 규제 재도입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KT는 지난 8일 딜라이브 인수와 관련 "유료 방송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들을 검토 중이며 이런 측면에서 딜라이브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고 추후 내용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6개월 내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구 사장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딜라이브 인수에 대해 "방침에 큰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으로 딜라이브 뿐만 아니라 현대HCN, CMB 등 시장에서 매물로 거론되고 있는 유료방송업체들은 물론, 올해 본격화 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케이블TV 등 매물이 더욱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T 입장에서는 신중하게 저울질 할수록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금액도 보다 유리한 고지에서 협상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단 큰 그림을 밀어부치고 예상되는 부작용은 나중에 처리하는 일부 경영자들과 달리, 구 사장은 프로젝트를 강하게 밀어부치되, 신중하게 신규 프로젝트나 M&A의 장단점을 점검한 후 임원진의 중지를 수렴해 결단을 내리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며 "코로나19와 같은 글로벌 격변기에는 내실을 중시하는 경영자가 시장의 더 큰 신뢰를 받기 마련이어서 그의 행보가 큰 주목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 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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