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직격탄 문화예술계, 재기 '시동'…"다시 문열고 막올린다"
코로나19 직격탄 문화예술계, 재기 '시동'…"다시 문열고 막올린다"
  • 이가영 기자
  • 승인 2020.05.05 09:50
  • 수정 2020.05.05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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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회 서울 연극제'가 열린 지난 3일 서울 대학로에서 시민들이 걷고 있다. 서울 연극제는 오는 31일까지 대학로 주요 공연장에서 개최된다. [사진=연합뉴스]
'제41회 서울 연극제'가 열린 지난 3일 서울 대학로에서 시민들이 걷고 있다. 서울 연극제는 오는 31일까지 대학로 주요 공연장에서 개최된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직격탄을 맞은 국내 문화예술계가 정부의 생활방역(생활속 거리두기) 전환에 맞춰 정상화 준비에 나선다. 문을 걸어 잠근 박물관, 미술관 등 문화예술시설들이 다시 문을 열고, 줄줄이 취소 혹은 연기한 공연과 전시도 다시 일정을 잡는 모습이다.

두 달 반 동안 지속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실외 활동에 제약을 받은 사람들의 억눌린 문화예술 향유 욕구는 어느 때보다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재확산 위험이 상존하는 데다 시설 운영과 관람에 여전히 많은 제약이 따라 문화예술 활동이 정상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대신 코로나19를 계기로 새로 눈을 돌리게 된 '랜선' 공연과 '언택트(비대면)' 전시 등 온라인 문화생활이 연장되면서 새로운 조류로 자리 잡을 것으로 관측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생활방역으로 방역체계를 전환하는 오는 6일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도서관 등 24개 국립문화시설 운영을 재개하기로 했다. 대신 사람이 일시에 몰리는 현상을 피하기 위해 사전예약제를 통한 개인 관람만 허용하고 관람객 이름과 연락처도 파악하기로 했다.

문화재청도 경복궁 내 국립고궁박물관과 덕수궁 중명전·석조전, 창경궁 대온실, 여주 세종대왕역사문화관 등 실내 관람 시설을 재개관하되 관람객 숫자를 제한하기로 했다. 관람객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발열 여부도 체크한다.

이들 시설은 대구 지역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의 본격적인 확산과 함께 정부가 경계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상향한 지난 2월 23일 이후 두 달 반 동안 휴관했다.

국립문화시설을 필두로 민간 시설과 단체들도 서서히 재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공·사립 문화시설의 개관을 생활방역 지침 준수를 전제로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미뤄둔 야외 문화생활이 재개되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문화예술계도 점차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는 1~4월 코로나19로 취소·연기된 예술행사가 2511건에 이르고 그로 인한 문화예술계 직접 피해액은 52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가장 컸던 공연계는 서서히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 지난달 공연계 매출은 47억원으로 지난 1월의 8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

제41회 서울연극제가 이달 2일 개막해 오는 31일까지 대학로 주요 공연장에서 진행된다. 코로나19 여파로 매년 진행한 특별 프로그램을 모두 취소하고, 번역극 4작품과 창작극 4작품을 '거리두기 객석제'로 운영한다.

예술의전당은 오는 8일 '코로나 19 극복 희망 콘서트'로 오랜만에 기획공연을 진행하고, 세종문화회관도 이달 28일부터 '김덕수傳'을 무대에 올린다.

국립극장 전속단체들도 속속 문을 연다. 국립창극단은 오는 14~24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신작 '춘향'을 선보인다. 작년 4월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으로 부임한 유수정 감독 신작이자, 국립극장 창설 70주년 기념공연이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국악 브런치 콘서트 '정오의 음악회'를 오는 20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은 오는 22일 예술의전당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 디토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드보르자크와 슈베르트의 곡 등을 연주한다.

뮤지컬과 창극의 경계를 허문 '아랑가'도 오는 22일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개막한다. 창작뮤지컬 '풍월주'도 이달 27일 관객들과 만난다.

고사 위기에 처한 공연계 회복을 위한 정부 지원책도 마련됐다.

우선 공연장 대관료 지원을 지난해의 2배 이상으로 확대하고, 소극장과 공연예술단체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도 한다. 하반기에는 240억원을 투입해 1인당 8천원 상당 공연관람료 할인권을 300만명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개점휴업 상태였던 미술관과 갤러리도 다시 관람객을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 다만 여전히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만큼 철저한 방역에 신경 쓰는 모습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6일부터 사전예약제로 재개관한다. 단체 관람은 받지 않고 관별로 시간당 입장 인원수를 제한해 '거리두기 관람'을 진행한다. 사전예약을 통한 '거리두기 관람' 기간 중 관람은 무료다.

서울관에선 국제미술 기획전 '수평의 축'과 소장품 상설전, 덕수궁관에서 한국 근현대 서예전 '미술관에 書' 등을 선보인다. 과천관은 오는 14일부터 국내 판화작가들 작품을 선보이는 '미디어로서의 판화' 전이 개막한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코로나19로 개막을 미룬 서소문 본관 '모두의 소장품' 전, 남서울미술관 '모두의 건축 소장품' 전 등을 열 예정이다.

다른 미술관과 주요 갤러리들도 본격적으로 전시와 행사를 재개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야외활동 중단에서 비롯된 온라인 문화예술 활동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 문화예술 활동이 재개된다 해도 평소 수준의 자유롭고 안전한 관람은 코로나19 백신 개발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때까지는 관람 인원 제한 등으로 문화예술 향유에 상당한 제약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관심을 갖게 된 온라인 문화예술 활동이 코로나19 극복 후에도 하나의 조류로 뿌리를 내릴 가능성도 있다.

국립발레단은 앞서 취소한 '허난설헌'과 '안나 카레니나' 공연을 지난달 유튜브로 선보여 5만명 가까운 관객을 끌어모았다. 국립발레단은 이번 달에도 '호두까기인형'과 '라 바야데르'를 온라인으로 선보인다.

미술관과 갤러리들은 가상현실(VR) 등 첨단기술을 이용해 온라인으로 작품을 감상하도록 하는 언택트 전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자연을 주제로 한 기획전 '수평의 축(Axis of Horizon)'을 지난달 온라인으로 공개했다. 이어 누리집(mmca.go.kr)에 유튜브, 소셜미디어(SNS) 등으로 제공하던 270여건의 영상·음성 콘텐츠를 모은 '온라인 미술관'을 개설했다.

공연계 한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기획공연은 조금씩 정상화 궤도에 오를 것 같다. 다만, 완전히 정상화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당분간 랜선 공연을 병행할 것"이라며 "일부 공연은 연말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위키리크스한국=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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