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옆에 있는 사람' 몰린 강제징용 유족대표 "할머니가 기자회견 해달라 했다"
'이용수 할머니 옆에 있는 사람' 몰린 강제징용 유족대표 "할머니가 기자회견 해달라 했다"
  • 윤여진 기자
  • 승인 2020.05.08 14:58
  • 수정 2020.05.0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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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기억연대 "수요집회 없애야" 이용수 할머니 발언 '뒷배' 지목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대표, 과거 위안부피해자 기림비 누락 지적
지난 3월 23일 본인이 속한 가자!평화인권당 몫을 비례대표 후보명단에서 제외한 더불어시민당 결정에 항의하는 기지회견을 열고 있는 최용상(가운데)씨. [사진=연합뉴스]
지난 3월 23일 본인이 속한 가자!평화인권당 몫을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서 제외한 더불어시민당 결정에 항의하는 기지회견을 열고 있는 최용상(앞줄 왼쪽에서 세번째)씨. [사진=연합뉴스]

수요집회 기부금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해 쓰이지 않았다는 지난 7일 이용수(92) 할머니 기자회견 발언에 당사자인 정의기억연대가 '할머니 옆에 있는 사람'으로 아시아태평양전쟁희생자한국유족회 대표 최용상씨를 지목했다. 더불어시민당에서 위안부·강제징용 피해자 대변 몫 비례대표 후보를 두고 경쟁했지만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출신 윤미향 당선인에 밀린 그가 앙심을 품고 이 할머니를 조종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주장에 최씨는 8일 <위키리크스한국>과 인터뷰에서 "그분(정의기억연대)들은 저를 한 번도 만난 적도 없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얘기하는 것"이라며 "윤미향씨를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정의기억연대와 이 단체 이사장을 지낸 윤미향 당선인이 근거 없이 본인을 공격했다는 취지다.

정의기억연대 전신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시절부터 이사장을 지낸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YTN>에 '비례대표 후보 공천에서 탈락한 최씨를 만난 후로 이 할머니 생각이 바뀐 것 같다'고 얘기했다. 윤 당선인은 '강제징용 배상금액 마련을 위한 문희상 국회의장안이 나온 무렵(지난해 11월) 이 할머니가 최씨를 만난 것으로 안다'고도 주장했다. 그전까진 이 할머니가 수요집회에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는데 최씨를 만난 이후 달라졌다는 뜻이다. 

하지만 최씨는 윤 당선인과 다른 말을 했다. 이 할머니 부탁으로 기자들 연락을 도왔을 뿐 기자회견 내용은 사전에 듣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할머니가 전화해서 '기자회견을 해달라. 주변에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고통을 호소해서 도와드린 것"이라며 "할머니 기자회견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기자회견을 열어달라는 말에 '무슨 목적으로 기자회견을 하는지 알려줘야 기자를 부를 것 아닙니까'라고 되묻자 이 할머니는 "기자한테 내가 할 말을 하는 거지, 왜 너한테 얘기해야 하느냐"라는 말이 돌아왔다고 최씨는 전했다. 그런 만큼 최씨는 "수요집회를 없애야 한다. 하나도 도움이 안 된다. 참가한 학생들이 낸 성금은 어디 쓰는지도 모른다"는 이 할머니 작심 발언을 사전에 예상치 못했다고 했다.

다만 최씨는 정의인권연대가 본인을 이 할머니 발언 뒷배로 지목한 배경으로 또다른 위안부 피해자인 고(故)심미자 할머니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정의기억연대는 서울 남산에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를 세웠는데 이때 심 할머니 이름이 빠졌다. 이 사실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열어 폭로한 사람이 최씨다. 심 할머니는 2004년 11월 우리나라 대법원 격인 일본 최고재판소가 처음 '일본군위안부'로 인정한 피해자다. 최씨는 이 사건을 정의기억연대와 반대노선을 걸은 심 할머니가 미움을 받은 일로 기억한다.

지난 2008년 84세 일기로 세상을 떠난 심 할머니는 공교롭게도 이 할머니와 똑같은 주장으로 정대협을 고발한 바 있다. 심 할머니는 2004년 1월 다른 피해자 32명과 함께 "지금까지 당신들이 위안부(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한답시고 전국 각처에서 손을 벌려 거둬들인 성금이나 모금액은 전부 얼마입니까. 그 많은 돈 대체 어디에 사용했습니까"라며 정대협을 상대로 횡령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했다.

본지는 이 할머니 기자회견 배경으로 최씨를 지목한 구체적인 근거가 무엇인지 묻기 위해 윤 당선인에게 여러 차례 전화 통화를 시도하고 문자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위키리크스한국=윤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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