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코로나19가 불러온 역대급 고용한파... "알바 구하기도 하늘의 별따기"
[르포] 코로나19가 불러온 역대급 고용한파... "알바 구하기도 하늘의 별따기"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0.05.17 10:20
  • 수정 2020.05.17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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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급여 수혜금액이 매월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는등 코로나19로 이한 고용쇼크가 현실화되고 있다. [연합뉴스]
구직급여 수혜금액이 매월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는등 코로나19로 이한 고용쇼크가 현실화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아르바이트 일자리마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구직자들은 경쟁률 수백대 1을 기록하는 아르바이트 채용문을 뚫기 위해 주휴수당 포기, 월급 삭감, 야간근무 불사 등의 눈을 낮추는 행위도 취하고 있다. 

17일 아르바이트 구직 사이트에 따르면 경기 고양시 시간제 아르바이트 근로자 10명 채용에 무려 1,225명이 몰려 125: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 강북의 아파트 단지 중심으로 있는 프랜차이즈 커피숍에는 지난달 파트타임 1명 모집에 400명이 몰리는 풍경도 펼쳐졌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지난 1일 제 130주년 노동절을 맞아 SNS에 올린 글에서 "얼마 전 카페 아르바이트 직원 1명을 뽑는데 200명이 넘는 분이 지원했다는 기사를 봤다"며 "코로나19가 우리 국민의 일상과 직결되는 일자리에 미치는 충격이 매우 커 참으로 걱정"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상황이 개선될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 4월까지 실직자 규모가 200만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특히 이 기간 비자발적 실직자는 더욱 급증해 100만명대를 처음으로 넘겼다.

17일 미래통합당 추경호 의원이 통계청의 2000년부터 2020년까지 4월 고용동향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1∼4월 실직자 수는 207만6천명으로 실직 시기를 조사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최고였다.

207만6천명은 올해 1~4월 특정 날짜에 실직했고 실직 상태가 4월 조사 시점(올해 4월18일)까지 이어진 인원을 뜻한다. 같은 방식으로 매년 1~4월 실직자를 비교한 결과다.

같은 기간 비자발적 실직자는 104만5천명으로 역시 2000년 이후 최고였다.

1∼4월 실직자 수와 비자발적 실직자 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고용대란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특히 비자발적 실직자는 종전 최고치였던 2009년(63만8천명)에 비해 배 가까이 불어났다.

실직자는 소규모 사업장에 집중됐다.

올해 1∼4월 전체 실직자 207만6천명 가운데 5인 미만(1∼4인) 사업장에서 85만5천명이, 5∼9인 사업장에서 45만명이 각각 일자리를 잃었다. 사업장 규모가 작을수록 실직자 수가 많아졌다.

같은 기간 사업을 접은 자영업자는 총 14만6천명이었다.

이 중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11만4천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해, 영세한 자영업자가 고용 한파의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의 실직이 크게 늘었다.

올해 1∼4월 전체 실직자 가운데 가구주는 86만6천명(41.7%)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4% 늘었다.

가구주 실직자 86만6천명 가운데 52만3천명은 비자발적 실직자였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2030세대 청년들은 40대 가장과 같은 중장년층들과도 경쟁을 이어나가야 했다.

알바생들은 고용주들의 임금 체불로 피해도 봤다. 경제불황에 자영업자 사정이 안좋아지자 월급 지급을 미루거나 주휴수당을 제하는 방식이다.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에 다니는 이선경(22)씨는 "얼마 전까지 일했던 편의점에서 갑자기 정리 해고된 것도 서러운데, 저번달 월급마저 일주일 이상 밀리고 있다"라며 "코로나19로 대학들이 전면 비대면 강의로 전환했지만, 등록금은 인하되지 않아 여전히 부담이 많이 된다"라고 밝혔다.

전역을 앞둔 대학 3학년 양준석(23)씨는 "2주 전부터 구인·구직 사이트를 통해 모든 알바 자리에 지원서를 넣었으나 면접 전화가 온 곳은 한곳에 불과했다"라며 "일도 잘할 수 있고 당장 돈 들어갈 일도 많아졌는데 알바조차 구할 수 없어 막막하다"라고 토로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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