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수첩] 산업·수출입은행, '두산 지원 혈세 투입 논란' 경계해야
[WIKI 수첩] 산업·수출입은행, '두산 지원 혈세 투입 논란' 경계해야
  • 이한별 기자
  • 승인 2020.05.18 17:38
  • 수정 2020.05.18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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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이 2조4000억원을 수혈한 두산그룹 재무구조개선계획(자구안)에 업계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채권단은 두산그룹이 제출한 자구안을 수용하고 이르면 이달 중 두산중공업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방안을 결정하고 향후 추가 자금지원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말 두산중공업의 대주주 두산은 채권단에 3조원 규모의 자금조달 계획이 담긴 자구안을 제출한 바 있다. 

자구안에는 두산그룹의 비핵심 자산과 사업부 매각, 유상증자, 오너가(家) 사재 출연 등을 통한 3조원 규모의 자금 마련 방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은 두산타워와 클럽모우CC ,두산솔루스 지분, 두산건설 등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의 '캐시카우'로 꼽히는 두산인프라코어도 업계에서 매각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표면적으로 채권단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금융시장 경색 등으로 유동성 부족에 직면한 두산중공업에 대해 긴급 운영자금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의 경영안정과 시장안정을 위해 대주주의 철저한 고통분담·자구노력을 전제로 추가자금 지원도 검토할 예정이다.

두산은 주력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이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그룹 전체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두산중공업은 올해에만 총 4조2000억원 규모의 차입금 만기를 앞두고 있다. 회사채 1조2500억원과 국책은행 대출 1조1000억원, 시중·외국계은행 1조1400억원, 기업어음(CP) 등 7000억원 등이다.

문제는 일각에서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위기가 경영진의 두산건설 등 무리한 계열사 지원과 세계적 흐름에 역행하는 사업 포트폴리오 등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부족은 두산건설 등 부실자회사 지원, 화력발전소 등 수주물량 급감 등이 누적된 결과라고 주장했다. 

두산건설은 2009년 '일산 두산위브 더 제니스'의 대규모 미분양 사태로 막대한 손실을 입었으며, 2011년 이후 매년 적자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두산건설의 최근 10년간 별도재무제표 기준 누적 영업손실은 약 5370억원, 누적 당기순손실은 약 2조7200억원 규모라고 설명했다. 두산건설의 리스크가 두산중공업과 두산으로 전이되고 있다는 우려다.

또 두산중공업이 신재생에너지 등 지속가능한 발전 체제로 바뀌는 전세계적 변화에 발맞추지 못하고 원자력·석탄화력발전 등 친환경과 거리가 먼 에너지 관련 사업을 계속해 왔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러한 가운데 두산은 자구안에 담긴 정상화 방안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박지원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등 오너 일가는 두산중공업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사재출연 방안등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구조조정은 대주주의 책임있는 역할수행과 이해관계자 고통분담 장기적 경영개선 계획 마련 등이 원칙으로 꼽힌다. 특히, 국책은행 중심의 구조조정은 책임 소재 불분명에 따른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때문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은 두산에 대한 발 등의 불 끄기 식이 아닌 생존 가능성을 담보로 한 자금 지원인지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향후 두산에 추가 자금 지원이 예고된 만큼 '밑 빠진 독에 혈세 퍼붓기'라는 우려를 경계해야 할 것이다.

[위키리크스한국=이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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