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자연이 주는 잔잔한 울림, 한명욱 작가 개인전
[인터뷰] 자연이 주는 잔잔한 울림, 한명욱 작가 개인전
  • 이주희 기자
  • 승인 2020.05.25 13:41
  • 수정 2020.05.25 12: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업과정, 층층이 쌓이는 일상과 닮아…
-미술전람회 제11회 A&C 아트페스티벌 참가
한명욱 작가의 대표 작품 '蓮'[사진=이주희 기자]
제11회 A&C 아트페스티벌 2020 전시회에서 자신의 대표 작품 '蓮' 옆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한명욱 작가. [사진=이주희 기자]

“그림 주제를 정하는 일은 항상 어려워요. 변화를 시도 해봤다가 지금은 ‘자연’에 기반을 잡았어요. 최근 그림의 전체 배경을 초록색으로 잡고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초록색은 보고 있으면 시각적으로,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줘요. 봤을 때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림을 추구해요.”

지난 2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전관에서 한명욱(39) 교수를 만났다. 한 교수는 제11회 A&C 아트페스티벌(ART FESTIVAL) 개인 부스전에 참가해 새로운 작품 ‘蓮’(연)을 선보였다.

◇ 잔잔하고 소박한 자연을 담은 작품

한 교수의 그림은 꽃, 연꽃, 연잎 등을 주로 담고 있다.

”연잎은 엄마의 품, 마음을 표현한 거예요. 다른 작품에는 연잎 위에서 뛰어노는 청개구리도 있는데 제 아이가 나비, 꽃 이런 생명체에 관심 많을 시기라 작품에 많은 영향을 주는 아이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그렸어요.”

한 교수는 경험에서 비롯된 기억들을 작품에 녹여 낸다. 과거에는 악기를 좋아해 색소폰과 금, 은 등 반짝이는 소재를 주로 그렸다.

“한때 색소폰에 빠졌었어요. 당시 그림 그릴 때 음악을 자주 들었는데 금관악기 위주로 들었거든요. 색소폰의 생김새에 호기심과 매력을 느꼈었죠”

지금은 그림 주제가 삶과 연결되면서 자연으로 옮겨졌다.

[사진=이주희 기자]
한명욱 작가의 '蓮-蛙' (117x91 순지에채색) [사진=이주희 기자]

◇ 교수로, 작가로, 워킹맘으로 사는 삶

한 교수는 4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 워킹맘(working mom)이다. 숙명여자대학교에서 한국화 전공 2,4학년과 박사과정에 있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일하면서 아이도 키워야 하는 상황이라 이번 전시가 또 하나의 숙제였다고.

“학생들을 가르치기만 하면 안주하고 발전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전시를 꾸준히 열어서 플러스알파로 학생들에게 가르쳐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전시를 열면 부족한 부분, 보완할 점들이 보이는데 전시가 그런 점에서 도움도 되고요”

작업은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낸 후 시작한다.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후엔 아이를 돌봐야 하는 현실적 제약이 있어 작업 시간이 대중없다. 틈틈이 하지 않으면 크기가 작은 작품이라도 완성하기 힘들다.

하지만 한 교수는 한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앞으로도 작품 활동을 꾸준히 할 계획이다.

[사진=이주희 기자]
작품 '蓮-蛙'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한명욱 작가. [사진=이주희 기자]

◇ 작품 과정, 층층이 쌓이는 일상과 같아

한 교수는 2012년 일본으로 건너가 동경예술대학대학원 문화재보존수복 석사 과정을 밟았다.

일본으로 건너간 이유는 '재료 기법에 대한 갈증' 때문이다.

“제 꿈이 선생님이었어요. 학부 마치고 일본으로 가서 여러 기법을 배우는데 이런 걸 알려주는 선생님이 있으면 좋겠다고 느꼈어요. 외국 가서 이와 관련된 공부를 한 사람이 별로 없는 상황이라 제가 배워서 후배들한테 알려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한 교수의 작품은 배경을 만드는 작업에 가장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순지 전체에 아교반수(아교 녹인 물을 칠하고 말리는 작업) 한 다음 원하는 색의 분채를 이용해 아교 물을 섞어 칠한 후 말려요. 이후엔 손으로 종이가 찢어지지 않을 정도로 구기고 원하는 구김이 나오면 분무기로 물을 뿌리면서 구김을 펴줘요. 그리고 배접지에 풀을 발라 배접한 뒤 화판에 붙이는데 이 작업이 3주 정도 소요돼요.”

크기가 작으면 열흘 정도 걸리지만, 무엇보다 그림이 잘 안 그려지거나 막힐 때가 제일 답답 하다.

층층이 쌓은 색을 덧칠해 나가면서 밑에 숨겨진 색이 드러나는 게 포인트다. 한 교수는 작업과정을 층층이 쌓이는 우리 일상과 비슷한 것 같다고 표현했다.

최근 작품은 대부분 심리적으로 안정을 주는 초록색 배경으로 여러 색을 섞어 자연스러운 깊이감을 강조했다. 잔잔함과 소박함이 주는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한 교수는 코로나19로 모두가 경직된 분위기 속에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자신의 그림으로 조금이나마 피로를 풀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약력

숙명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조형예술학과 한국화전공 박사 졸업

동경예술대학대학원 문화재보존수복 석사 졸업

숙명여자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및 동대학원 석사 졸업

2020 한명욱 개인전(일본 요코하마)

2019 서울 아트쇼 (코엑스)

2018 한명욱 개인전(갤러리 이즈)

제5회 동경예술대학 한국동문전 (CYART SPACE)

ACAF미술제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2017 서울 아트쇼 (코엑스)

BESETO 미술제 서울전(성신미술관)

현, 숙명여자대학교 회화과 초빙교수, 춘추회, 한국화여성작가회,

숙원회, 동서미술문화학회 회원

 

[위키리크스한국=이주희 기자]
 

jh224@wikileaks-kr.org

기자가 쓴 기사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