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우리금융 민영화, 차질 없이 진행될까
[WIKI 프리즘] 우리금융 민영화, 차질 없이 진행될까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0.05.28 11:05
  • 수정 2020.05.28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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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보험공사, 2022년까지 우리금융지주 지분 완전매각 계획
우리금융지주 주가 하락에 지분 매각시점 연기 '유력'
주가 하락하면 공적자금 원금 회수 어려워
"코로나19 여파 2·4분기 반영되면 다시 주가 하락할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금융지주들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예보의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매각시점이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금융지주들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예보의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매각시점이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금융지주들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우리금융지주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손태승 회장을 포함한 임원진이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주가 부양에 나서고 있으나 올해 상반기로 예정됐던 예금보험공사(예보) 지분 매각이 미뤄질 것으로 유력하기 때문이다. 2022년까지 완전 민영화를 앞두고 있는 우리금융 입장에서 지분 매각이 미뤄지면 민영화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28일 금융권 소식에 따르면 우리금융 지분 매각을 주관하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예보의 우리금융 지분 매각 시점을 상반기 이후로 미룰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지주의 주가는 전일 종가 기준 8360원으로 전년 동기(1만4200원) 대비 40% 이상 하락했다. 공자위는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우려해 매각 시점을 늦추는 것으로 내부에서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예보는 우리금융지주의 최대주주다. 당초 예보는 오는 2022년까지 지분을 모두 매각해 우리금융지주를 완전히 민영화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는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생명, 동양생명, 미래에셋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등 합쳐서 29%에 달하는 지분을 가지고 있는 과점주주 혹은 신규 투자자에게 최대 10%씩 단계적으로 지분을 처분하는 것이다.

우리금융지주는 현재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정부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회사다. IMF 외환위기 이후 정부는 부실화된 민간 금융기관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을 통해 다수의 금융기관을 소유하는 형식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정부는 지난 2000년 11월 8일 한빛, 제주, 광주 ,평화 등 4개 은행에 평가를 진행해 금융지주회사 아래 자회사로 편입할 것을 결정했는데, 3월 23일 금융지주회사 설립인가가 이뤄졌다. 이어 4월 2일에 금융지주회사법에 의한 우리나라 최초의 금융지주회사인 우리금융지주회사를 출범시켜 공적자금이 투입된 14개의 금융기관을 자회사와 손자회사의 형태로 지배하도록 했다. 

정부는 우리금융지주 출범을 위해 12조8000억원이라는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당시 우리금융지주는 예보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후 정부는 금융기관을 직접 소유하지 않는다는 원칙과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를 추진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10년부터 3차례에 걸쳐 우리금융지주의 통매각을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우리금융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출범했기 때문에 수익을 위한 인수합병(M&A)에 전념했기 때문이다. 비대해진 우리금융 통매각을 포기한 정부는 이후 분리매각으로 방향을 틀어 우리투자증권은 농협금융지주에, 광주은행은 JB금융지주, 경남은행은 BS금융지주(BNK금융지주의 전신)에 처분했다.

2016년엔 우리은행 지분 29.7%를 앞서 언급한 과점주주 7곳에 매각했다. 현재 예보가 가지고 있는 우리금융지주의 지분은 17.25%다. 우리금융의 완전 민영화는 공적자금의 투입을 기반으로 한 금융구조조정 과정을 종결짓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동시에 공적자금은 국민의 세금으로 마련됐기 때문에 낮은 주가에 매각할 수 없다. 조기 민영화를 위해 손해를 봤다가는 국민혈세를 날렸다는 강도 높은 비판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업계 내에선 예보가 잔여 지분을 1만3000원 이상에는 처분해야 원금 회수가 가능할 것이라 보고 있다. 이세훈 금융위원회 구조개선정책관은 지난해 6월 "단순히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1만3800원 정도면 원금은 100% 회수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우리금융지주의 주가는 8360원으로 코로나19로 최저점을 찍었던 6320원보다 크게 증가했지만 원금 회수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때문에 예보는 우리금융 지분 매각 시점은 올해 상반기 이후로 미룰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예보 측은 지분매각 시점이 미뤄져도 민영화 계획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매각 시점을 정확하게 밝힐 수는 없다"라면서도 "오는 2022년까지 지분 전량을 매각하겠다는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여파가 2·4분기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주가가 다시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소득이 줄어든 가계와 유동성을 확보해야 하는 기업은 대출을 늘리고 있는데 금융사 입장에서 재무건전성을 걱정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코로나19 금융 지원을 독려하고 있지만 당장 2·4분기 실적에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업계 임원진들이 자사주까지 매입하며 주가 부양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라며 "연임을 앞둔 금융지주 회장들이나 완전 민영화를 앞둔 우리금융지주 입장에서 고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관측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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