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뉴삼성 中] “위기를 기회로”…포스트 코로나 준비, 글로벌 정상을 향해
[이재용의 뉴삼성 中] “위기를 기회로”…포스트 코로나 준비, 글로벌 정상을 향해
  • 정예린 기자
  • 승인 2020.05.28 06:45
  • 수정 2020.05.29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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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리스크 악순환의 고리 끊어야 기업 경쟁력 회복
코로나에 미·중 무역전쟁까지…"위기관리 위한 리더십 절실, 사법부 국익 위한 용단을"
이재용 부회장이 중국 산시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시안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부회장이 중국 산시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시안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한국 대표기업의 리더가 또다시 발목을 잡혔다. 글로벌 시장의 총체적 위기 속에서 '사법 리스크'라는 복병을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뉴삼성' 플랜의 잉크도 채 마르기 전에 삼성 사령탑인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사법 리스크가 수면 위로 올랐다.

그러나 계속되는 위기 속에서도 삼성의 시간은 미래를 향하고 있다. "어려울 때에도(사법리스크) 투자는 계속돼야 한다”는 이 부회장의 지론 아래 신사업 육성과 변화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이 부회장이 끊임없이 투자와 실행을 강조하는 것은 생존에 대한 절박함 때문이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가져온 뉴노멀(New Normal) 시대를 맞아 투자를 통한 혁신 경영만이 미래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여러 변수로 인해 비상경영 체제를 유지하며 대규모 투자를 실시해야 하는 등 어느 때보다 최고 경영자의 신속한 의사결정이 절실한 시점에서 최근 불거진 검찰 조사를 비롯한 재판 등 사법 리스크를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칫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삼성이 사법 리스크로 또다시 리더십 공백을 겪으며 기본적인 경영마저 어려워지는 상황에 놓일 수 있어서다. 코로나19발 경제 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사상 초유의 시점에서 삼성이 사법 리스크로 인해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파국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게 재계 중론이다. 

◇ 투자만이 살 길…주력 사업 강화·신사업 육성 박차

이 부회장은 지난 2018년 5월 공식적으로 총수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지난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이 와병으로 갑작스레 쓰러진 뒤부터 경영 전면에 나서 올해로 만 6년째 삼성을 이끌고 있는 셈이다.

이전과 달라진 사업 환경 속에서 지난 6년간 위기는 계속됐고, 이는 현재 진행형이다. 특히 올해는 연초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전례 없는 경기 불확실성에 직면한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패권 싸움에서 촉발된 무역갈등까지 악화되고 있다.

당장 오는 2분기 실적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1분기는 비교적 선방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지만, 2분기는 반도체를 제외한 전 사업부의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매출 및 수익성 모두 전년 동기, 전 분기 대비 모두 하락이 예상된다.

이 부회장도 현재 삼성이 직면한 위기의식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지난 6일 이뤄진 대국민 사과 발표에서는 “삼성을 둘러싼 환경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르다. 위기는 항상 우리 옆에 있고 미래는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고, 계속되는 경영 행보에서도 위기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이를 위해 이 부회장은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을 통해 기존 주력 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미래 신사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했다. 약속한 투자 방안의 세부 전략도 속속 실행되고 있다.

앞서 삼성은 2018년 향후 3년간 180조 투자 방안 밝히며 5G, 인공지능(AI), 바이오, 반도체 중심의 전장부품 등 4대 미래 성장사업으로 낙점하고, 2019년 오는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반도체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까지 굵직한 투자 계획을 연이어 발표한 바 있다.

최근에는 관련 투자의 일환으로 삼성전자가 화성사업장에 이어 경기도 평택사업장에도 극자외선(EUV)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시설을 짓는다고 밝히며 ‘반도체 비전 2030’ 비전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정확한 투자 금액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10조원 안팎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생산 시설 구축은 물론 차세대 먹거리 발굴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도 지속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연구개발 비용은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했고, 지난 1분기도 4조3600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특히 시스템 반도체, QD 디스플레이 등 신사업을 위한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외 불확실성 가중으로 인한 실적 악화 속에서도 이 같은 대형 투자들이 지속적으로 이뤄진 데에는 이 부회장의 결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국내 산업계를 지탱하고 있는 주력 분야에서 투자의 필요성을 수차례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 공격적인 행보로 뉴삼성 가속화

이 부회장은 활발한 현장 경영을 통해 위기 속에서 행동하는 총수의 모습을 보여주며 포스트 코로나 준비에도 직접 앞장서고 있다.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분야 중에서도 시스템 반도체와 차세대 배터리 등 전장부품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실제 이 부회장은 코로나19를 뚫고 지난 17일부터 2박 3일간 중국 출장길에 올라 시안의 반도체 생산시설 현장을 점검하는 한편, 현지 고위 당국자를 접견해 장기 협력을 약속했다. 이에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처음으로 단독 회동을 가지고, 차세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개별 현황과 방향성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1위 기업 총수라도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글로벌 경영 위기 속에서 이 같은 대규모 투자 결정은 내리기 힘들다”며 “이 부회장이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삼성 브랜드를 키우고 신사업 육성을 통한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한 과감한 경영적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부회장이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보여주며 위기 돌파 의지를 피력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검찰 조사를 비롯해 계속되는 사법 리스크로 인해 행동하는 총수로서의 행보에 제동이 걸릴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정예린 기자]

 

yelin0326@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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