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염불 된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의 안전 외침, 리더십 부재 논란
공염불 된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의 안전 외침, 리더십 부재 논란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0.05.29 17:26
  • 수정 2020.05.29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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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갑 장관 "CEO가 나서서 근본 대책 마련해야" 지적
현장까지 방문해 안전 외쳤던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
끊임없는 근로자 인재 사고, '리더십 부재' 논란 이어져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 사진=현대중공업]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 사진=현대중공업]

고용노동부가 현대중공업 근로자의 연이은 사망 사고로 특별감독을 실시한 다음날, 또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정부는 현대중공업의 안전관리가 매우 불량하다고 보고 현대중공업을 '안전관리 불량 사업장'으로 지정, 고강도 밀착관리에 나서기로 했다. 심지어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세계 일류 기업 답게 최고경영자가 나서서 실효성 있는 근본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단독으로 현대중공업을 이끌고 있는 한영석 사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고용노동부는 어제(28일) "연이은 사망사고 발생으로 지난 11일부터 20일까지 특별감독을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감독 종료 다음날 곧바로 아르곤 질식사로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특별 관리에 돌입하게 됐다"면서 이같은 소식을 전했다. 현대중공업의 인재 사고는 올해 들어서만 총 5건이다. 추락사, 질식사, 압사 등 산재사고로 5명의 노동자가 숨졌다.

자세히 살펴보면, 지난 2월 작업용 발판 구조물 제작 중이던 하청 노동자가 21m 높이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같은해 3월에는 바지선에서 야간 당직하던 하청 근로자가 익사한 채 발견됐으며 4월에는 현대중공업 소속 근로자 2명이 조업 중 문에 끼이는 등의 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었다. 이달 21일에는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작업중이던 하청업체 근로자가 아르곤 가스 질식으로 숨졌다.

한 달에 1명 꼴로 사망자가 발생하자 현대중공업에 '산재 공화국'이란 불명예스러운 꼬리표까지 달렸다. 아울러 금속노조는 21일 현대중공업 노조가 지난 1974년 창사 이래 지난 4월 기준 산재 사망자수를 조사한 결과 총 466명으로 확인됐다면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하고 사업자주를 구속해야 한다"며 투쟁에 나서기도 했다.

상황이 불거지자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은 "잇따른 중대재해로 지역사회는 물론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앞으로 모든 계열사가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경영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현대중공업 하수 부사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등 인사 조치가 이뤄졌다.

하지만 내부에선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근본적 대책이 될 수 없다'면서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때마다 사람을 바꾸기 보다는 사고를 줄일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대중공업은 사망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약속했으나, 산재 사고는 매년 반복됐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노조와 시민사회단체에서 사업주에 대한 책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고용노동부 장관까지 나서서 CEO의 대책 마련 촉구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속되는 사망사고로 한영석 사장은 그간 고강도 안전대책을 주문해왔다. 한 사장은 직접 울산공장을 방문해 현장 근로자를 상대로 안전 관리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사고예방 대책도 주문한 바 있다. 그러나 나아진 것 없는 상황이 되풀이되면서 한 사장의 외침이 공염불로 됐다. 현장 근로자들까지 체감할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을 펼쳐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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