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인사이드] "송환법 반대" 홍콩 민주화운동 1주년, 국가보안법 제정으로 '풍전등화'
[WIKI 인사이드] "송환법 반대" 홍콩 민주화운동 1주년, 국가보안법 제정으로 '풍전등화'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0.06.01 10:01
  • 수정 2020.06.01 15: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산혁명’을 이끈 조슈아 웡 홍콩 데모시스토당 비서장. [사진=연합뉴스]
‘우산혁명’을 이끈 조슈아 웡 홍콩 데모시스토당 비서장. [사진=연합뉴스]

홍콩 민주화 운동 진영이 오는 4일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희생자 추도 집회가 허용되지 않아도 어떻게든 행사를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중국 정부의 국가보안법 제정이 작년 6월 9일에 시작된 홍콩 범죄인 인도법안 반대 시위를 잇는 대규모 민주화 운동을 촉발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일 다수의 홍콩 언론들에 따르면 리척얀(李卓人) '중국의 애국주의적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는 홍콩 연대' 주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만일 경찰이 내달 4일 톈안먼 민주화 시위 희생자 추모 집회를 불허해도 그날 밤 8시부터 30분간 온라인을 포함해 모든 이들이 있는 곳에서 촛불을 켜고 침묵을 지키는 추도 의식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으로 사실상 ‘일국양제(一國兩制)’를 팽개치고 '하나의 중국'을 강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일국양제는 '한 국가 두 체제'라는 의미로 중국이 하나의 국가 안에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체제를 모두 인정한다는 것을 뜻한다. 

중국이 보안법을 통과시키자 홍콩 곳곳 환전소에는 홍콩달러를 미국달러로 환전하려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이민 서비스업체들은 대만 이민 문의가 평상시의 10배로 늘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홍콩인에게 미 영주권을 부여하자는 사설을 실었다.

미국이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해 관세와 투자, 비자 발급 등에서 중국의 한 도시처럼 취급하면 기업 자본 인재의 ‘엑소더스’가 닥칠 가능성이 크다. 홍콩은 반환 협상이 난항을 겪던 1983년, 톈안먼 사태가 벌어진 1989년, 그리고 1997년 반환 때 등 3차례 캐나다 등으로 ‘미니 탈출’을 겪었다.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 유혈 진압 사건 이듬해부터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는 수만명의 홍콩 시민이 모여 톈안먼 희생자 추도 행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홍콩 경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8인 이상 모임을 금지하고 이어 최근 각종 대형 정치 집회를 일절 허용하지 않고 있어 올해 추도 행사를 불허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 도입 방안을 확정 짓고 처음 맞이한 지난 주말, 홍콩에서는 민주화 요구 시위대와 경찰의 거리 충돌이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

홍콩 일각에서는 내달 4일 톈안먼 시위 희생자 추도 행사를 계기로 홍콩보안법 반대 시위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2014년 9월 행정장관 직선제 등을 요구하는 홍콩 민주화시위 '우산혁명’을 이끈 조슈아 웡 홍콩 데모시스토당 비서장(24)이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 시행 이후에는 누구든 경찰에 잡혀가 고문당할 수 있다. 결국 홍콩이 아닌 중국에서 기소당할 것”이라며 “이 점이 보안법으로 인한 가장 큰 변화”라고 우려했기 때문이다. 

웡 비서장은 “보안법은 시위자들뿐 아니라 언론인, 시민단체, 시위 지도자들을 목표로 삼고 있다. 홍콩 자치는 이름만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보안법 이후 홍콩의 상황이 40년 전 한국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보다 더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안법 통과 다음 날인 지난달 29일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웡 비서장, 홍콩 반중매체 핑궈일보 사주 지미 라이, 야당 민주당의 초대 대표인 마틴 리 등 주요 반중 인사를 체포 대상으로 지목했다.

웡 비서장은 홍콩 보안법에 입장을 내지 않은 한국 정부에 서운함을 드러냈다. 그는 “인권 변호사였던 문재인 대통령이 어떻게 침묵을 지킬 수 있느냐”라며 “한국 정부가 이익을 좇아 인권을 짓밟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음주 수백, 수천 명의 홍콩 시민들이 다시 거리로 나와 전 세계에 ‘항복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며 “40년 전 광주처럼 홍콩을 지지해주기를 한국 국민에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sus@wikileaks-kr.org

기자가 쓴 기사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