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감염 우려 상황, 시기상 이벤트 부적절" 지적 이어져
오석근 위원장이 이끌고 있는 영화진흥위원회가 신종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감염 위험에도 불구하고 반값 티켓 할인 행사를 감행한다고 밝혔다가 시민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지난달 28일 코로나19 사태로 침체된 영화 산업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오는 4일부터 입장료 6천원 할인권을 배포한다고 전했다. 영진위는 '극장에서 다시, 봄'이란 캠페인을 통해 이같은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할인권은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에서 매주 1인 2매씩 3주 동안 최대 6매 제공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올해 75편의 영화가 개봉을 취소하거나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가 절정이었던 지난 4월에는 전년 동기간 대비 무려 94%의 관객이 감소하는 등 영화 산업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업계는 전체 영화산업 매출이 전년 대비 최대 70%까지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영진위는 이같은 위기를 타파할 계획으로 해당 이벤트를 준비했으나 여론의 반응은 생각보다 차갑다. 최근 부천 쿠팡 물류센터발 감염 확산으로 정부가 오는 14일까지 다중이용시설 운영을 중단했는데, 오히려 영진위는 영화관 이용을 권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생활 속 거리두기가 이어지고 있는데 극장 이용을 유도하는 것은 잘못됐다" "영화관 갔다가 코로나 걸리면 어떡하냐" "이벤트 승인한 임원은 무슨 생각이지"라며 영진위의 판단을 지적하고 있다.
영진위는 지난 1973년 4월3일 국내 영화산업의 지원과 육성을 위해 만들어졌다. 한국영화아카데미 및 한국영화복지재단을 설립하고 영화문화관 등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오석근 위원장이 영진위를 지휘하고 있다.
영진위 윤리강령에는 제9조 "임직원은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공사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제14조 "임직원은 고객의 요구를 파악해 이에 부흥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영진위는 이번 행사를 통해 시기성과 전혀 고객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 만큼, 오 위원장의 경영 능력과 판단을 두고 업계 안팎의 비난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영진위 관계자는 "해당 이벤트를 준비할 때부터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에 대해 내부에서도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면서 "이벤트는 오 위원장도 확인하고 승인한 상황이다. 자세한 내용이나 공식 입장은 정리되는 대로 전달해 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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