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혼용계좌 아냐" 윤미향 2차 해명도 '거짓'
[단독] "혼용계좌 아냐" 윤미향 2차 해명도 '거짓'
  • 윤여진 기자
  • 승인 2020.06.02 17:37
  • 수정 2020.06.02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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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계좌라던 윤미향 계좌, 나비기금 말고도 베트남 어린이 우물 사업 모금... '혼용/전용' 개념 바꾼 탓에 뒤죽박죽 해명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에 첫 출근한 전날 '정치인' 명의 페이스북 계정을 개설하고 "개인 명의 계좌는 2012년이 최초가 맞다만, 이때 건은 전용계좌"라며 후원계좌 혼용 의혹을 해명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2일 나타났다. 

국회에 첫 출근한 지난 1일 윤미향 의원이 '정치인' 명의 페이스북 계정을 개설한 뒤 올린 글 갈무리.
국회에 첫 출근한 지난 1일 윤미향 의원이 '정치인' 명의 페이스북 계정을 개설한 뒤 올린 글 갈무리.

윤 의원은 지난 2014년 4월 27일 '다음' 블로그에 '베트남 빈딘성 아이들에게 보내는 할머니들의 선물, 우물 파주기 모금 보고를 드립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당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이던 윤 의원은 이 글에서 "베트남/우리책임을 다하기 위해 일본군'위안부' 할머니들이 베트남 아이들에게 주는 평화의 선물"이라며 2014년 3월 4일부터 그해 4월 25일까지 모금을 진행한 '베트남 책임1'(626만 9000원)과 '베트남 책임2'(620만원) 내역을 공개했다. 

윤미향 국회의원이 운영하는 다음 블로그 갈무리
윤미향 국회의원이 운영하는 '다음' 블로그 갈무리

문제는 이때 사용된 후원계좌가 윤 의원이 "전적으로 나비기금 전용 목적으로 쓰인 계좌"라고 밝힌 국민은행 계좌(488401-01-***978)라는 사실이다. 

나비기금 사업과 베트남 빈딘성 우물 사업은 사업 목적이 다른 사업이다. 나비기금은 정대협의 고유목적 사업으로 전시(콩코내전, 베트남전쟁) 성폭력 피해자 여성을 지원한다. 이와 달리 '빈딘성 우물' 사업은 베트남전쟁에서 학살 피해가 컸던 빈딘성 지역 아이들에게 식수를 공급해 '한국의 책임'을 다하는 별개의 사업이다. 

두 사업 목적이 다르다는 건 윤 의원이 이미 밝힌 바 있다. 윤 의원은 2014년 4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대협의 고유목적은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이기에 베트남 연대에 많은 활동과 시간을 투여할 수는 없다"고 적었다. '빈딘성 우물' 사업이 정대협이 지원하는 고유목적에 해당하지 않아 따로 모금을 진행한다는 취지다. 이와 다르게 윤 의원은 콩고내전과 베트남전쟁 성폭력 피해자 지원 사업을 "나비기금의 고유목적으로 베트남에서 한국 군인들에게 성폭행당한 여성들을 지원하는 활동"으로 소개했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지난 2014년 4월 15일 윤미향 당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윤 의원은 비슷한 시기 또 다른 페이스북 글에서 "늘 강연료와 원고료는 정대협에 후원금으로 후원하는데, 올해는 정대협 후원과 베트남 후원으로 나눠서 후원을 하고 있다"며 "그동안은 정대협과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나비기금에 전액 후원했는데, 이번 8세 인세만 베트남에 가슴의 짐을 조금은 가볍게 하기 위해 후원한다"고 썼다. 정대협 고유목적 사업인 나비기금 등에 그간 본인 인세 수익을 전부 보내왔는데 이번에만 '빈딘성 우물' 사업에도 나눠 후원한다는 얘기다. 나비기금 사업 범주에 '빈딘성 우물' 사업이 들지 않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윤미향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지난 2014년 4월 윤미향 당시 정대협 상임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이처럼 '2012년 개인계좌를 통해 후원받은 건 맞지만 혼용계좌가 아닌 전용계좌'라는 모순된 2차 해명이 나온 배경엔 거짓으로 드러난 '혼용계좌는 2014년부터'라는 1차 해명을 논리적으로 보완하려는 윤 의원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 의원은 지난달 29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저의 개인계좌와 정대협 계좌가 혼용된 시점은 2014년 이후의 일"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기자회견 직후 지난 2012년 3월 나비기금 계좌를 윤 의원이 개인계좌로 모금한 사실을 본지([단독] 윤미향, "개인계좌 혼용 2014년 이후" 거짓 해명)가 지적하면서 '허위 해명' 논란이 일었다. 이때만 해도 윤 의원이 사용한 '혼용' 개념은 '정대협 계좌와 윤미향 계좌를 함께 사용한 것'으로 이해됐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사흘만에 '혼용' 개념은 바뀌어버린다. 윤 의원은 1일 페이스북에서 "개인 명의로 개설되기는 했지만 전적으로 나비기금 전용 목적으로 쓰인 계좌다. '혼용' 계좌가 아니라는 뜻"이라며 "혼용계좌가 되는 것은 2014년부터 시작된 여타의 다른 모금 건"이라고 설명했다. 혼용 개념이 갑자기 '개인계좌와 단체계좌가 함께 사용'에서 '단일 계좌가 여러 목적으로 사용'으로 변한 것이다. 

결국 2012년 구입한 주택 자금 출처를 소명하라는 요구에 ①'혼용계좌는 2014년부터'라고 맞받아쳤는데 ②'2012년부터 개인계좌 사용'이 드러나자 다시 ③'그때 개인계좌는 전용계좌'라며 혼용과 전용 개념을 달리했다가 ④'그렇다 해도 그 개인계좌는 혼용'이라고 밝혀진 것이다. 

윤 의원 쪽에선 '우물 사업 역시 넓은 의미의 전시 성폭력 피해자 지원 후속 조처로 진행되는 베트남 지역 나비기금 사업 일부'라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윤 의원이 과거 두 사업은 다르다고 밝힌 까닭에 논리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위키리크스한국=윤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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