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인사이드] 한남3구역 합동 설명회로 향하는 여러가지 시선들
[WIKI 인사이드] 한남3구역 합동 설명회로 향하는 여러가지 시선들
  • 박순원 기자
  • 승인 2020.06.04 17:03
  • 수정 2020.06.04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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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한남3구역 1차 입찰 당시 제작됐던 대림산업-GS건설-현대건설의 홍보물
지난해 10월 한남3구역 1차 입찰 당시 제작됐던 대림산업-GS건설-현대건설의 홍보물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 수주전이 한창인 가운데 조합과 건설 3사는 4일 합동 설명회를 연다. 이날 공개될 건설 3사의 입찰제안서에는 지난해 문제가 됐던 ‘이주비 무이자 지원’ ‘단지 내 임대주택 0개’ ‘3.3m²당 분양가 7200만원 보장’ 등의 조건은 모두 제외돼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건설 3사가 지난해 제안했던 파격 조건들이 이번 입찰에서는 대부분 빠지게 되면서 아쉬움을 표하는 조합 내 여론도 만만치 않다. 이 같은 국면을 건설 3사가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갈지 업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3구역 조합은 이날 오후 7시 한남3구역 총회와 시공사 합동설명회를 개최한다. 이날 건설 3사의 합동 설명회는 지난달 18일 개봉된 각 사의 입찰제안서를 토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각 사의 한남3구역 입찰제안서를 살펴보면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은 각각 1조 7337억원·1조 8800억원 대의 대안설계 공사비를 제시했고, GS건설은 1조 6600억원 대의 원안설계 공사를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건설이 제안하는 '디에이치 한남' 조감도 [사진=한남3구역 조합원]
기호 1번 현대건설이 제안하는 '디에이치 한남' 조감도 [사진=한남3구역 조합원]

현대건설은 대안설계와 원안설계 공사비로 각각 1조 7337억원·1조 5500억원을 제출했다. 단지 내에는 현대백화점 입점을 추진키로 했고 신분당선 보광역 신설시 백화점과의 보행 통로 설치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입찰제안서를 통해 기존 한남3 조합이 제시했던 공사비를 오히려 낮춰왔고, 단지 내 조경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않겠다고 제안했다. 이른바 가격과 고급화를 동시에 잡겠다는 취지인 것이다. 그러면서 현대건설은 한남3구역 현장 TFT를 신설해 임원급 책임자를 두고, 착공 이전 과정부터 준공 이후 A/S관리까지 약속하겠다는 강력한 수주의지 또한 보였다.

다만 현대건설은 개별홍보를 펼쳤다는 조합 내 시선을 넘어서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18일 한남3구역 입찰제안서가 개봉된 후 제안 내용을 담은 설명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는데, 경쟁사의 자료는 언론에 공개되지 않으면서 개별홍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국토부와 서울시에서는 현대건설의 설명자료 배포 행위가 도정법·국토부 계약업무처리기준·공공기관 시공자 선정기준에 위반된다고 보지 않았지만 조합은 설명자료 배포 행위를 ‘조합 홍보지침 위반’인 것으로 판단해 해당 건설사에 벌점 1점을 부여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한남3구역 조합이 보수적 스탠스를 유지하다 보니 반포 3주구 등 타 정비사업지에선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들도 한남3에선 문제가 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덕분에 한남3 수주전이 과열 양상을 띄지 않게됐다는 장점도 있지만 조합원들간 정보 공유에 문제가 생긴다는 단점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지난달 18일 한남3구역 입찰제안서가 개봉 이후 제안 내용에 대한 설명을 요청했던 요구가 많아 간단한 설명자료를 배포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림산업이 제안하는 '아크로 한남' 조감도 [사진=한남3구역 조합원]
기호 2번 대림산업이 제안하는 '아크로 한남' 조감도 [사진=한남3구역 조합원]

대림산업은 이번 입찰제안서를 통해 트위스터 형태의 외관 등 설계에 특히 공을 들인 조감도를 선보였다. 대안설계 공사비로는 1조 8800억원·원안설계 공사비로는 1조 3800억원을 제안했다.

한남3구역 조합 내 대림산업 지지자들 사이에선 대림산업의 트위스터 설계를 일명 ‘꽈베기’로 칭하면서 공사비는 높지만 설계는 가장 낫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이런 설계가 현실 가능한 것이냐고 의심하는 조합 여론도 있다. 도정법 시행령과 서울시 도시정비조례에 따르면 대안설계 허용 범위는 원안설계에서 약 10% 내의 경미한 변경에 해당돼야 하는데, 대림산업이 제출한 대안설계-원안설계 간 공사비 차이는 5000억원 수준으로 전체 공사비의 약 30% 수준으로 큰 금액 차이를 보인다.

만약 이러한 설계변경이 ‘경미한 변경’의 범위를 넘어서게 될 경우 서울시로부터 건축 심의를 다시 받아야 하고 이 경우 사업 자체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다만 대림산업의 대안설계 조감도가 ‘경미한 설계변경’을 뛰어넘는 것 아니냐는 조합원들의 우려는 현재까진 기우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남3구역 조합은 지난달 말 대의원회 당시 조합원들의 이 같은 질의에 “대림산업의 트위스터 설계는 대안설계 범위를 넘지 않는다”고 답을 내놨다.

이에 대해 대림산업 관계자는 “한남3구역 대안설계 비용과 원안설계 비용의 차이가 큰 부분은 조경 설계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GS건설 아파트 브랜드 자이 [사진=GS건설]
기호 3번 GS건설 아파트 브랜드 자이 [사진=GS건설]

GS건설은 공사비 1조 6600억원 대의 원안설계를 제안했다. 제안서에 대안설계 공사비는 따로 담아내지 않았다.

GS건설은 도시정비 수주전의 오랜 강자로 아파트 브랜드 ‘자이’를 보유한 건설사다. GS건설은 자이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강남 반포 일대 재개발·재건축을 다수 수주하며 부동산114 아파트 브랜드 평가 등에서 수 년째 1위 행진을 이어오며 브랜드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GS건설은 경쟁사가 ‘디에이치’와 ‘아크로’라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통해 입찰한 것과 달리 기존 아파트 브랜드인 자이를 앞세워 제안서를 제출했는데, 이는 아파트 브랜드 자이가 이미 프리미엄 브랜드로 통한다는 회사 측의 자신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최상위권 건설사 중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를 따로 론칭하지 않은 건설사는 GS건설과 삼성물산이 유이하다.

다만 GS건설 자이의 브랜드 파워에도 불구하고 대안설계를 따로 제안하지 않은 점을 우려하는 조합원들이 늘고 있다는 게 조합 안팎의 관측이다. GS건설은 지난해 1차 입찰 당시 혁신설계 등을 통해 뛰어난 단지 조경을 선보였지만 이번 입찰에서는 대안설계 내용을 제안서에 담지 않았다. 이 같은 이유로 GS건설은 경쟁사와 달리 한남3구역 입찰제안서에 단지 조감도를 싣지 않았다.

GS건설 관계자는 “대안설계 자체가 서울시 원안설계에서 10% 내의 경미한 수준의 설계 변경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면서 “이러한 대안설계는 원안설계와 큰 차이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합리적 공사비로 시공하기 위해 원안설계를 중심으로 한 내용을 제안서에 담았고 서울시 한남3구역 조감도가 기존에 공개돼있기 때문에 2차 입찰 제안서에 조감도는 따로 싣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합은 이날 2019년도 정비사업비 등 사용내역 의결의 건, 조합 정관 개정의 건, 선거관리규정 변경의 건, 부정행위 단속반 운영 및 비행 집행 승인의 건 등 4건의 안건에 대한 총회를 연다.

이후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3사의 시공사 1차 합동설명회가 개최된다. 설명회는 각 건설사 마다 25분 정도 길이로 진행되며, 총회와 설명회가 모두 진행되면 3~4시간 정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위키리크스한국=박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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