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호소한 삼성…"추측성 보도 자제해 달라"
위기 호소한 삼성…"추측성 보도 자제해 달라"
  • 정예린 기자
  • 승인 2020.06.07 09:33
  • 수정 2020.06.07 09: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부 언론 보도 "사실무근" 반박 이어 이례적 행보
"임직원 감당해야할 피해 적지 않아…객관적 사법 판단 왜곡시킬 우려"
"경영 정상화로 삼성이 韓경제 새로운 도약 위해 매진할 수 있도록 길 열어달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해 10월 25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해 10월 25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이 위기를 강조하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둘러싼 검찰의 수사와 관련해 추측성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삼성은 7일 ‘언론인 여러분에게 간곡히 호소합니다’라는 제목의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다. 지난 5일과 6일 일부 매체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등을 둘러싼 경영권 승계 작업 의혹에 이 부회장의 개입이 있었다고 보도하자 이례적으로 “사실무근”이라고 정면 반박한 데 이어 추측성 보도를 자제해 줄 것을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 

삼성은 “위기”라고 강조하며 “이 위기를 극복하려면 무엇보다 경영이 정상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언론과 재·학계 등에서 삼성을 둘러싼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 이 부회장을 향해 겨눠진 검찰의 칼날에 우려를 표한 적은 많지만 삼성이 이렇듯 직접적으로 위기임을 인정한 것은 이례적이다. 

또 “검찰은 장기간에 걸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처리에 대해 수사했고, 적법 절차에 근거한 검찰 수사 심의 절차가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이 부회장 등 전·현직 임원들에 대해 전격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이제 법원의 영장 심사 등 사법절차가 진행될 것이고, 검찰에서는 수사 계속 여부와 기소 당부에 대한 심의 절차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며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삼성은 법원과 수사심의위원회 등의 사법적 판단을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법원과 수사심의위원회의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위해 삼성은 몇 가지 사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삼성은 “최근 일부 언론을 통해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거나 출처 자체가 의심스러운 추측성 보도가 계속되고 있고, 그 중에는 유죄 심증을 전제로 한 기사들까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기사들로 인해 삼성과 임직원들이 감당해야 하는 피해가 적지 않다”며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무리한 보도를 자제해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관련 법 규정과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됐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역시 국제회계기준에 맞게 처리됐다”며 "합병 성사를 위해 시세를 조종했다는 보도 역시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기사들은 객관적 사법 판단을 왜곡시킬 우려가 있을 뿐 아니라 삼성은 물론 우리 경제의 미래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경제가 한치 앞을 전망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이를 극복하는 주역이 되어야 할 삼성이 오히려 경영의 위기를 맞으며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부끄럽고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의 위기는 삼성으로서도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것”이라며 “장기간에 걸친 검찰수사로 인해 정상적인 경영은 위축돼 있고,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사태와 미중 간 무역 분쟁으로 인해 대외적인 불확실성까지 심화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삼성은 “이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삼성의 임직원들은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한국경제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에도 최대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삼성이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바란다”며 “삼성의 경영이 정상화돼 한국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매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는 지난 4일 오전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실장, 김종중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전략 팀장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주식회사 등의 외부 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전 팀장의 경우 위증 혐의도 추가됐다. 이 부회장을 비롯한 이들은 오는 8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정예린 기자]

 

yelin0326@wikileaks-kr.org

기자가 쓴 기사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